[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축 질병 피해를 막아내 우리나라 축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가 혼자 힘만으로는 버거운 질병이 많은 만큼 청정화 로드맵, 공동방역 등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러 조사기관과 많은 수의전문가들은 가축 질병으로 인한 축산 생산성 손실은 생산액 중 무려 20~30%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연간 축산업 전체 생산액이 25조원이라면, 가축 질병에 의해 1년에 5조~7조원 가량이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반대로는 질병에 잘 대처한다면, 선진국 수준의 생산성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가축 질병 피해는 오히려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로부터는 가축 질병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하나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생산성 저하(소모성) 질병 역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경우 불과 5년 전만해도 이 땅에 없었다. 해외가축질병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 있는 한 양돈장에서 ASF가 터지고 말았다. 그리고 조금씩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벌써 농장 발생만 47건. 올 들어서는 9건이나 나왔다. 그렇게 ASF는 국내 가축질병으로 탈바꿈했다. 럼피스킨(LSD) 역시 마찬가지다. 1년 전 축산인에게는 ‘남의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 발생이 확인된 이후, 지난해 107건, 올해 9건으로 확산됐다. 그 사이 ‘내농장 일’이 돼버렸다. 여기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도 최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PAI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여지없이 추가 발생 조짐이 보인다. 그나마 다행히 의무 백신접종을 하고 있는 구제역(FMD)은 지난해 5월 이후 추가 발생이 없다. 생산성 저하 질병에 따른 피해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양돈장 PRRS의 경우 모돈 폐사, 유산, 자돈·육성돈 폐사, 증체 감소 등을 일으키며 수입 축산물에 대항할 생산성을 갉아먹고 있다. 현장에서는 구제역, ASF 등 국가재난형 가축 질병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 가축질병 피해는 경제적 손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축산물 수출 길을 막고,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다. 한켠으로는 축산물 가격 급등락 변수로 작용, 할당관세 축산물 수입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축산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축 질병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청정화 로드맵을 통해 질병을 떨쳐내려는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구제역백신 청정화, 돼지열병(CSF) 청정화 로드맵을 추진키로 했다는 정부 방침은 환영할 만하다고 전한다. 아울러 가성우역, 아프리카마역, 블루텅 등 해외가축질병 국내 유입을 막아낼 보다 꼼꼼한 국경검역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PRRS, 소바이러스성설사병(BVD) 등 전국으로 퍼져 있는 질병의 경우 농가 개별 방역으로는 방어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공동 방역 대책 마련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