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축산시장에 투자하라 / 생산자가 주도…가치가 만드는 가격

2019.04.04 19:23:09

소비 통해 누릴 수 있는 효용가치 중시해야


김 용 훈  대표(국민정치경제포럼)


생산이 수요를 넘어선 세상에서 가치를 유지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1:1 물물교환의 시대가 아닌 만큼 가치는 해당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누리는 소비자의 효용을 탐색한다. 이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하면서 브랜드가 만드는 인프라를 가지고 싶어 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소비자와 소통하며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자 한다. 축산물의 생산자들은 이러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상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은 가격이 지배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시장은 가치를 중요시 한다. 물건의 생산가와 유통가를 합한 금액이 판매가격이 아니다. 판매가격은 소비자가 합의할 수 있는 가치의 가격이다. 생산자들이 시장의 가격만 따라가면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격을 선도하는 생산자는 가치를 선도하기 때문이다. 축산물에 인문과 철학과 예술의 공감을 담아야 한다. 다 똑같은 고기에 무슨 말인가.
우리나라 전체 농업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축산업이다. 1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에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다가선 수입 축산물이 자생축산물의 생태를 위협하고 있다. 힘들고 들락날락 하는 가격에 수익도 만족하지 못하는 고령의 축산농가가 존폐를 고민하는 현실은 축산업의 위기상황이다. 축산이 지금까지 다른 산업에 비해 발전의 날을 덜 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사물과 사물 상호간에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데이터가 만드는 환경의 시대이다. 글로벌 선도 농가는 가축마다 센서를 달고 축사와 사료는 물론 유통까지 망으로 연결되어 최적의 데이터로 생산·유통·관리를 하고 있다. 사육정보, 생육정보, 시장정보, 유통정보 등이 모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들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면 지금까지의 축산과 다른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데이터 가공 기술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다른 가치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축적된 데이터를 가공하여 필요한 부분의 소비자 입맛을 찾아내고 이에 맞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생산단계부터 목적하는 가치를 담아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가 가치에 공감하며 특별한 소비를 시작하게 한다. 그리고 이들의 특별함의 가치가 세상에 알려져 시장이 확대되면 다 똑같은 고기가 아닌 특별한 고기가 되는 것이다. 이로써 시장과 가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바른 소비를 하기 위해 유기농을 찾고 자신들의 소비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려고 한다. 발 빠른 대기업 브랜드 관리자는 이러한 움직임을 자사브랜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회원 혜택, 회원 이벤트 등으로 소화했다. 그런데 우리 축산업은 국내산, 이력추적제, HACCP, 동물복지농장인증 등의 생산 환경을 보여주는 1차적인 노력만 했다. 이제 사료비 지원 등의 단면적 지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산업육성 차원의 지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진화하는 산업기술을 활용하고 소비시장을 읽어 생산자가 주도하는 상품의 인프라를 펼쳐야 가격도 미래도 잡을 수 있는 축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