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돼지도체 혈통을 확인하자 <하>

2019.08.15 20:29:15

도체형질 자료수집 유관기관 협조 절실


이 일 주  소장(다비육종 육종연구소)


얼마전 유럽 출장 과정에서 해외 돼지 육종회사의 종돈 도체형질 수집 현황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우리나라도 도체형질에 대한 자료 수집 및 활용 방안에 대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유럽 현황
프랑스의 경우 검정소에서 검정되는 돼지의 수율(등심, 햄, 삼겹살 등)과 도체율, 정육률 측정과 육질(햄의 pH24, drip loss), 육색, 보습력 등을 검사한다. 일반적인 도축라인에서 매주 100~150두를 검사하는데 검사 당일 도축장과 스케줄을 조정하고 담당 직원이 개체별로 구분해 측정한다. 프랑스 부계 피어트레인의 경우 도체품질 관련 형질이 선발비중의  20%를, 육질 관련 형질이 25%를 각각 차지한다. 모계 품종의 경우 도체율 개량을 위한 형질이 포함되어 있고, 육질개량 형질이 전체 선발비중의 2~5%를 차지한다.
스페인(Batalle)은 오토폼III로 연간 2만5천두의 도체관련 수치를 측정하고 연간 1만2천개의 햄을 측정한다. 지육마다 번호로 추적, 육질검사를 실시하며, Traceablity를 적용하고 있다. 노르웨이 랜드레이스를 이용하는데, 이 경우 선발비중이 도체품질 7%, 육질 3%를 각각 차지한다.


국내 현황
돼지는 자료가 수집되는 생산단계에 따라 번식형질(생존산사수, 사산수, 미라수 등), 산육형질(일당증체량, 90kg 도달일령, 등지방두께 등)과 도체형질(도체율, 정육률, pH24, marbling score(마블링 스코어), 도체등지방두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돼지의 번식형질과 산육형질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도체형질은 개별종돈장에서 일부 자료를 이용해 수집하고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지난해 실시한 ‘돼지 냉도체 육질측정결과’ 에 따르면 모두 9천234두를 대상으로, 근간지방두께, 육색, 육조직감, 지방색, 지방조직감, 지방분리도 등을 측정했다. 도축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형질 중 육질관련 자료가 대부분이었지만 육량(도체율, 정육률) 개선을 위한 현황 파악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축평원 강원지원에서는 도체의 이화학적 특성을 여러 기기(CR-400(육색측정기), PK21(pH 측정기), 여과지 등)을 이용하여 측정, 육질에 대한 여러 값 등을 제시했지만 향후 개선 방안까지는 제시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개량을 통한 육질 개선 사항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 육질 뿐 만아니라 도체율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 수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보수집 방안
도축장에서는 도체율, 정육률, 마블링스코어, pH24, 육색 등을 기본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이 형질들은 40% 이상의 고도의 유전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적합한 돼지개량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냉도체 육질등급 판정이 시험적으로만 이뤄지면서 현실적으로는 다양한 자료 수집이 어려운 실정이다.
개량을 위해 순종의 개체번호(혈통번호)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도축장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기본적인 도체율 확인을 위해 도축장에서 생체중과 도체중 측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동정육량 측정기 등을 이용, 등급판정을 간편하게 운영하고, 이에 대한 업무를 돼지 순종에 대한 자료수집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국내 시장에 적합한 돼지 개량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수 있을 것이다.
돼지 등급판정, 경락가격 등에 대한 자료를 연구개발을 위한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 개인정보를 악용할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전제로 DB 공개가 필요하고, 도체 등급 규정을 개정한다면 국내 돼지개량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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