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제로 시대, 축산 진흥 시대로>축산 진흥 현장 / 전북 남원 ‘경상·영금농장’

2022.01.13 13:30:50

<2022년 신년특집>동물복지 사육으로 차별화…선택, 믿음에서 ‘확신’으로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일련의 사건들로 일각에서 양적으로만 치중됐던 그간의 사육방식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일며 동물복지농장을 확대, 사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동물복지농장은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는 농장을 말하며, 일정 규정을 갖춘 농가들에 한해 정부가 인증해 주고 있다. 이같은 인증을 받는 농가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 해 말 기준 인증농가는 총 297호로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비교적 타 축종에 비해 동물복지농장이 많이 분포된 육계농가도 전국적으로 97농가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반농장들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동물복지 인증농장이 그렇지 않은 농장들 보다는 일정 수준이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가치 소비’개념이 확산되며 좋은 환경에서 생산된 닭고기에 대한 인식도 확대, 일반 농가들보다 적은 수의 닭을 사육하면서 같거나 혹은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동물복지 농장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 가운데 깨끗한 자연에서 IT화된 최신설비를 갖추고 행복한 환경에서 닭을 사육하고 있는 농장을 찾았다.


지인 농장 방문 계기, 축산인 길 선택…20대 패기로 시작

“차별화가 살길” 복지농장 전환…닭 습성 고려한 환경 역점

규모 20% 줄어들었지만 생산지표 향상…‘행복 농장’으로


지리산 배경 청정 자연환경

지난 2014년 육계에 대해 동물복지 인증제가 적용 됐을 당시부터 남들보다 앞서 동물복지 사육방식을 택해, 보다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닭을 사육하고 있는 농장이 있다. 전북 남원 보절면에 위치한 ‘경상·영금농장(대표 김준용)’이 그 곳이다.  

“관심과 사랑 없이는 행복한 닭을 길러 낼 수 없습니다. 닭의 습성을 고려해 활동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오르고 내릴 수 있는 횃대, 쪼는 연습을 위한 볏짚과 채소를 넣어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경상·영금농장’ 2개농장을 일구어 가고 있는 김준용(40세)대표의 말이다.

청정한 자연이 있는 지리산을 품은 곳 전북 남원. 경상·영금농장은 지리산줄기의 한 자락 아래 자연과 최대한 조화롭게 설계돼 신축한 농장으로 닭을 키우기에 최적의 장소처럼 보였다.


경상·영금농장의 시작

남원이 고향인 김준용 대표는 우연치 않게 지인의 육계농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축산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학업을 마친 뒤 일반직장에서 근무를 하던 중 틈틈히 친한 선배가 운영하고 있는 육계농장 일을 도와주었다”면서 “그러던 중 농장일이 너무 재미있고, 보람도 느껴 본격적으로 육계농장을 운영할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대에 젊은 청년 사업가로 변신할 준비를 설계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문제는 가장 중요한 자본금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간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으기도 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농장 신축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자신의 꿈을 위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님께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했다. 특히 부친에게 끊임없이 권유와 설득을 해 결국 승낙을 받아, 육계 농장을 시작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큰돈이 들어가는 비용에 쉽게 허락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농장 수익과 운영, 관리 방안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직접 농장을 방문해 눈으로 확인시켜드리고 궁금한 사항에 대해 물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아버님을 설득해 2010년 5월 지금의 자리에 농장을 신축했다”고 말했다.

그 당시 김 대표의 나이는 28살. 1천460평에 16억원을 투자, 스마트 농장 2개동을 세우고 육계 사육을 시작했다.


사육수수 줄었지만 닭들 건강해지고 성장 빨라져

닭을 기르는데 있어서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닭들이 행복하게 클 수 있는 사육환경을 조성하는 것. 첫 시작은 동물복지 사육이 아닌 일반 육계 사육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점차 동물복지를 적용해 사육 수수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 시작했다. 농장을 시작 할 당시부터 동물복지에 대해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동물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네셔널지오그라피의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며 “직후 계약사육 회사에 문의 후 복지농장으로 전환을 하게 됐다. 우리 농장이 동물복지 농장으로서 전국 7호 농장 이다”라고 자랑했다.

지난 2014년 당시 일반사육 농장에서 복지농장으로 전환 후 사육수수가 약 20%가량 줄어들었다. 언뜻 보기에 사육수수가 곧 농가의 소득인 육계농가에게는 손해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김준용 대표는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 후 소득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일반사육을 할 때와 금전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며 “사육수수는 줄었지만 아이들(닭)이 자유롭게 생활 하면서 질병에 강해지고, 스트레스가 적어 일반사육을 할 때보다 평균 성장 속도가 이틀정도 빨라지더라. 또 복지농장의 경우 사육수수료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발생되는 소득도 있다”고 설명했다.


14만4천수 가량 하림과 계약 사육

또한 농장도 특색 있고 차별화를 시켜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18년에는 기존 농장 옆 토지를 구입, 2개동(1천360평)을 추가로 신축해 행복한 닭을 길러내고 있다.

현재 4개 동에서 육계 14만4천수 가량을 하림과 계약사육을 통해 사육을 하면서 연간 조소득(관리비 등 포함) 3억5천만원 수준의 생산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의 성공 뒤에는 근면함과 부지런함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농장 일과는 대부분 잠들어 있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김준용 대표는 “완벽하게 IT시스템을 갖춰 자동으로 농장이 관리 된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한 번 더 가는 것과 안 가는 것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사육관리에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자연 빛에 가깝게 계사 내 조도(빛의 밝기)를 조절하고 볏짚과 횃대 조절로 닭의 습성을 유지시켜주고 코코넛과 대두유 등 식물성 사료만을 사용하는 등 스트레스를 줄여 행복하고 건강한 닭을 생산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수한 성적 돋보여

동물복지사육방식을 택함으로써 쾌적한 사육환경으로 인해 폐사율도 낮고 육성률도 좋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경상·영금농장은 하림 사육 농가들 중에서도 평균 육성률이 98% 정도로 높고 연간 회전율도 평균 7.5회전을 하고 있는 등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준용 대표는 육계를 사육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환경관리에 중점을 두고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했다. 끊임 없는 관심과 사랑이 그것 이다.

김 대표는 “알아듣던 말던 계사에서는 닭들과 항상 대화를 한다. 남들이 보면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라며 “닭들이 사람보다 정직하다. 관심을 가져 주는 만큼 성적으로 보답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한 결과로 우수한 농장 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하림을 비롯한 몇 개 닭고기 계열화업체들이 농장 계약을 위해 제안을 해오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하림을 선택, 2019년 12월부터 좋은 인연을 맺어 가고 있다.

하림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무엇보다 하림과 함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잘 갖춰진 사육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면서 “또한 다른 계열화 업체들 보다 평균 사육일수가 3~4일 짧았고 사육부로 부터의 지원도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육하는 닭들이 쾌적한 계사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김준용 대표. “30일 남짓 같이 생활하는 동안만이라도 닭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봐주는 것이 자신이 닭들에게 받는 대가에 대한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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