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재의 팩트 체크>검증 주제 : 축산업은 인류의 기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2022.06.27 11:39:24

[축산신문]

기아문제, 소득과 부에 따른 불평등 먹거리 분배서 기인

인류 건강 증진 위해 ‘친환경 축산’ 장려돼야


2016년 세계자원연구소 보고서는 “2006년에 비해 2050년엔 70% 더 많은 식량, 거의 80% 더 많은 육식, 95% 더 많은 소고기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축산이 늘면 지구 온난화뿐 아니라 건조기후와 물 부족 현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식량부족의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육류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은 직접적인 기후변화뿐 아니라 기아, 건강한 삶, 물 관리, 육지 생태계 보전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답을 줄 수 있다. (출처: 한겨례, 2019년 11월 28일자)


검증 내용

1. 현대 전 세계 먹을거리 체계의 특징은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과잉생산’, 소득과 부의 불평등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FAO는 2021/22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2020/21년 대비 0.7% 증가한 27억9천5백6천만 톤으로 전망했다. 농업생태학자 에릭 홀트-히메네스(Eric Holt-gimenez)는 현대 글로벌 식량 생산이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 필요한 양보다 1.5배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기아 문제는 “전 세계적 규모로 먹을거리의 생산과 소비의 규칙을 지배하는 구조”가 불공평하게 먹을거리를 분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기아 종식을 위해 생산량을 2050년까지 두 배로 늘린다 하더라도 현대의 불평등한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를 성찰하지 않고는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아 문제는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주의 생산 체계 내에서 식량이 공평하게 분배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만큼, 그런 사안을 함께 다루지 않고 문제의 책임을 축산업으로 전가하는 것은 기아 종식에 도움이 될 수 없다.

2.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가축 사육에 필요한 자원 이용률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가축 사료가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 양의 약 30~40% 정도를 차지하며 그 비율이 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생산성만을 추구하고, 메탄가스 생산을 저감시키기 위해 곡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현실도 문제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은 사람이 먹지 않는 식물체를 활용해 곡물 대체 사료를 개발하고, 적은 사료로 생산성이 좋은 가축 육종을 생산하며 가축의 생산 수명이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축산에서 소비되는 물 사용량의 상당한 비중이 곡물 사료 재배를 위한 관개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료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일은 물 사용량 압박을 개선시킬 수도 있겠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곡물 대신 풀 먹는 가축을 소비 구조에 편입시키며 자원 소비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해볼 수 있겠다.

3. 산업계 전반에 ‘ESG 경영’이 확대됨에 따라 축산업 분야 역시 지속가능한 친환경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이런 변화는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전 세계 기업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한국 역시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ESG 경영지표’가 의무화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61개의 K-ESG 가이드 라인을 제정했다.

장기적으로 축산업 분야 역시 ESG 글로벌 표준화에 부응해가는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오늘날 경종·축산 분야에서 저탄소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AI 기술, 토양의 탄소 순환 기술, 저메탄 사료 기술 등을 개발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건조기후와 물 부족 현상이 기후 온난화로 야기되는 문제인 만큼, ESG 경영을 위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검증 결과: 축산업과 인류의 기아 문제는 큰 연관성이 없다.

축산은 자원을 소비하는 산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축산은 잘 유지되어야만 한다.

현대 축산업이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원 소비 문제는 향후 과학기술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을 장려하는 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점차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 역시 축산 농가들의 어려움을 고려해주고, 축산 농가 역시 단기간의 피해를 감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검증 자료

김창길·임정빈, “[탄소중립 시리즈(3)] 농업·농촌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흡수 증대” 『시선집중 GSnJ』 (2021년)

에릭 홀트-히메네스 지음·박형신 옮김, 『우리는 세계를 파괴하지 않고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가』 (한울아카데미, 2021년)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전월 대비 3.9% 상승” (출처: 국제협력국 국제협력총괄과, 2022년 3월 5일 발표)

“우리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관계부처 합동 ‘K-ESG 가이드 라인’발표” (산업통상자원부, 2021년 12월 1일 배포)

관계부처 합동, 『K-ESG 가이드라인 v1.0』 (산업통상자원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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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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