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 <14> 제주 ‘우진축산’

2022.09.21 11:12:38

“돼지도 사람도 복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대를 이은 양돈장 과감한 선택으로 이미지 전환

현대화된 돈사 신축농장 앞 사계절 정원 조성

안개 분무시스템 미네랄로 냄새 저감 효과 톡톡

 

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 수상농가인 제주시 한림읍 소재 우진축산(대표 김태현)은 대지면적 21378위에 건축면적 3293.4(축사 2897.4, 퇴비사 396, 분뇨저장시설 2137.5) 규모로 돼지 3천두를 일관 사육하고 있는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인증농장이다.

제주양돈농협 조합원으로 대를 이어 양돈장을 경영하고 있는 우진축산 김태현 대표는 과감한 선택으로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면서 양돈장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돼지농장을 보고 자랐어요. 솔직히 어린 마음에 너무 싫었어요. 창피하기도 했고. 저도 아들 셋을 키우는데, 정말 우리 아이들과 주위에 당당하고 싶었어요. 완전히 냄새가 안 날 수는 없더라도 어떻게든 최대한 줄여보자, 그런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확 바꿀 수 있었습니다.”

우진축산은 그렇게 꽃과 나무로 가득한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사계절을 그대로 담아내는 잘 가꿔진 나무들은 김태현 대표와 가족이 합심해 손수 심었다고 한다.

김태현 대표는 10년 전 농장 일을 시작했다. 당시 돈사는 19개 동이 있었지만 일일이 옮겨 다니는 이동이 불편하고 관리도 힘들었다. 6년 전, 김태현 대표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기존돈사를 모두 철거하고 꽃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돈사는 2층으로 한 동에 집약시켜 신축해 관리 효율을 높였다. 간단한 작업 같지만 기초 설계만 1년이 걸렸다.

돼지들 이동을 편안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공간부터 바꿔야겠더라고요. 아침부터 밤까지, 월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아버님의 업무 동선이 왜 복잡한지 관찰을 했어요. 답은 명확했어요. 시스템화가 안 되어서 그렇더라고요. 뭐든 체계적이면 할 만 해지잖아요. 제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를 바꾸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판단을 내리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돼지농장을 오랫동안 보고 자란 경험 덕분이었다. 호텔을 지었던 목수를 불러 신축한 2층짜리 돈사에는 김태현 대표의 농장에 대한 생각이 그대로 반영됐다.

“1층은 엄마 돼지들이 쓰고 2층은 새끼돼지들이 올라가 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축사가 예쁘다고 하세요. 일단 2층이라 건폐율도 좋고 무엇보다 아래층이 굉장히 시원해요. 돼지는 땀샘이 없어서 여름에 취약하거든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한 건물입니다.”

우진축산은 액비 순환 시스템, 안개 분무 시설, 바이오필터, 폐사축 냉동보관, 퇴비 교반기 등 시설 투자와 방취림 식재로 악취가 거의 없다. 돈사 내에 에어컨을 설치해 동물복지를 실현한 것은 물론 인근에 매입한 농지를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지역사회 기여에도 앞장서며 이웃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안개 분무 시스템을 통해 분사되는 액체에는 미생물과 미네랄이 함유돼 돈사의 악취 저감과 분뇨 발효를 촉진한다.

물에 미네랄을 섞었어요. 미세한 안개처럼 살포되는데 안개가 먼지를 다 흡착시킵니다. 사료를 먹기 때문에 청소를 해도 먼지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악취가 퍼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먼지거든요. 안개 분무 시스템이 먼지를 가라앉혀서 냄새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3시간에 한 번씩 살포하고 외부에도 15분에 한 번씩 뿌리고 있어요. 그러면 전체 농장에 미네랄 물이 이동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시간마다 자동으로 일정 농도를 유지하며 투여하는 거라 일하기도 편하죠.”

미네랄은 돼지들을 먹이는데도 두루 쓰인다. 좋은 건 널리 알려 공유하고 싶다는 김태현 대표. “저희가 사용하는 물탱크 총량이 50톤인데 거기에 미네랄을 투입해 줍니다. 한 달 기준, 1천마리당 한 통씩 쓴다고 하는데 저희는 세 통 정도 쓰거든요. 돼지들이 이 물을 먹어선지, 분변 발효가 아주 빠릅니다. 변에 냄새가 거의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리가 사라졌어요. 이걸 쓰고 정말 좋다고 느낀 게 돼지들이 아픈 적이 없었어요. 돼지도 건강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고. 청소하는 물까지 싹 다 이걸로 바꿨어요.”




최선을 다해 키우지만 안타깝게 태어나면서부터 떠나는 돼지도 있다. 그럴 경우 폐사축 처리시설 냉동고에 보관, 친환경으로 되돌린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일정한 처리비를 지불하고 비료 생산 업체에 보내 땅으로 되돌립니다. 폐사축을 농장에서 자체 처리하면 부패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거든요. 농장주들이 진중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현대화된 축사,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젊은 농장주지만 김태현 대표 곁엔 40년 앞서 농장을 경영해온 부모님이 여전히 건재하다. 오랫동안 다녔던 직장 대신 농장을 선택한 것도 부모님의 고생과 보람을 동시에 보아 왔기 때문이다. 아들 일이라면 여전히 두 팔을 걷어붙이는 선배 양돈인인 부모님. 맨주먹으로 농장을 일궈 오신데 대한 존경심 또한 김 대표의 마음속에 항상 자리해 있다.

돼지농장 아들이라는 걸 부끄러워했던 어린 시절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어요. 억척으로 열심히 일하셨던 부모님 덕에 이렇게 오랫동안 농장이 유지되어 온 거죠. 365일 단 하루도 쉬지 못하셨던 부모님을 보며 제가 좀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생각해 본 것 같아요. 지금은 직원이 둘 있기도 하지만 저희는 예전처럼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수익을 더 내고,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돼지도 사람도 복지가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끝>




# 우진축산 CLEANPOINT

공원 조성 기존 돈사 이미지 탈피

- 농장 앞 사계절 다른 꽃과 나무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미관을 조성했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언제든 초대할 수 있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안개 분무 시스템, 미네랄로 냄새 저감

- 미네랄을 용해한 제주 지하수를 분사, 악취를 잡아 돼지 축사 냄새 농도를 낮추고 돼지 음용수로 사용. 분변이 자연 발효돼 냄새가 거의 없다.

폐사축 처리 냉동고로 악취 근절

- 폐사한 돼지는 냉동고에 보관, 처리 비용을 지불하고 비료 회사로 보내 청정 제주 환경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신정훈 jw3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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