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 기획-식량안보, 자주축산에 있다/자주축산 현장>낙농/경기 안성 '자립A목장'

2022.09.28 11:45:14

자가발효사료 급여…한우·비육우 병행 사육으로 경영효율 높여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각종 환경규제와 사료가격 폭등으로 사육두수를 늘릴 여력이 없는 현실 속에서 낙농가들에게 현재 최대 관심사는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원일 대표(경기 안성 자립A목장)는 끊임 없는 연구를 통해 사육규모를 늘리지 않고 경영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양관리를 도입함으로써 선도농가의 표본이 되고 있다. 낙농분야 최초 농업마이스터에 선정된 조원일 대표의 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


자가 배합 꾸준한 연구…유사비 낮추고 사료효율 증대

조사료포 확대·저지종 도입·생균제 직접 개발도 추진

“농가 단위 생산비 절감 한계…정부 의지 갖고 나서야”


식품 부산물 활용 발효사료 생산

낙농가였던 아버지 밑에서 일손을 도왔던 조원일 대표는 한경대학교서 축산을 전공한 후 본격적으로 낙농업에 뛰어든지 27년이 됐다. 그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 구입한 육성우가 새끼를 낳을 때 쯤 쿼터제가 시행됐다. 기존 일평균 착유량이 450kg에 불과했던 목장의 원유 생산량은 1천600kg까지 늘어났지만, 확보할 수 있었던 쿼터는 1천24kg(서울우유)이었다. 초과원유량이 넘치면서 부족한 수익을 채우기 위해 조 대표가 선택한 방법은 수송아지 비육이었다.

수송아지도 낙농을 하면서 생기는 자원이기에 체계적인 사육을 통해 고품질의 육우를 생산한다면 목장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제빵 부산물, 호미박, 비지, 맥주박 등의 식품부산물과 자가 조사료, 발효균을 첨가한 TMF사료를 급여함으로써 유사비는 감소와 소화효율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조 대표는 “식품부산물은 비용은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영양공급원이다. 배합비 유지를 위해 원료공급의 지속성과 영양대비 경제성을 고려해 원료를 선정했으며, 꾸준한 샘플 검사를 통해 균일한 품질의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대표는 비육 전기, 중기, 후기 각 단계에 맞춘 3가지 사료를 만들어 급여하고 있으며, 지방세포가 분열하기 시작하는 10개월령부터는 아연을 추가 급여해 세포수를 늘림으로써 비육 말기에 지방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하 한 달 전부터는 당류 급여로 음수 섭취를 늘려 근출혈을 예방하고 있다고 한다.

TMF사료는 육성우와 비육우에게 급여하고 착유우는 자가TMR을 먹이고 있는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적합한 조사료작물을 찾고 배합비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최근에는 TMR에 티모시 대체제로 톨페스큐 건초를 넣어서 배합비를 짜고 있다. kg당 가격이 500원 이상 더 저렴하지만 티모시 보다 단백질 함량도 높고, TDN도 비슷하다. 이렇게 하면 하루에 두당 1천500원을 절약할 수 있고, 이는 40두 착유하는 농가에 적용한다면, 한달에 180만원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적정사육두수 유지…한우·비육우 사육

목장에서는 유사비를 줄이기 위해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사육두수가 늘어 착유량이 많아지더 라도 쿼터를 초과하는 원유는 초과원유가격을 받기 때문에 결국 쿼터에 미치지 못하게 생산하는 것과 순수익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으면서도 목장주에게 노동력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자립A목장은 현재 착유우 36두, 한우·비육우 160~180두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데, 육성우들에게 한우 수정란을 인공수정하는 방법으로 사육두수를 조절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인공수정을 통해 육성우 개체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이 방법을 통해 초임우의 생산능력을 검증 할 수 있어, 능력이 우수한 개체는 다음 산차부터 품질이 좋은 정액을 수정시키고, 그렇지 않은 경우 도태를 고려함으로써 상황에 맞춰 사육두수를 조절하고 있다”며 “아울러, 불필요한 도태가 줄어들면서 산차를 3.6산으로 길게 끌고 갈 수 있게 됨으로써 목장경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우 암소는 물론이고 착유가 불가능하다고 판정된 육성우는 난소결찰을 통해 비육성적을 개선하고 있다.

난관을 묶어 호르몬 분비를 막고 비육을 하게 되면 체형이 수소와 같이 변하면서 증체량뿐만 아니라 육질도 1~2등 높아진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착유기 설비를 보완한 것 역시 항시 1등급 유질의 원유를 생산해 목장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 대표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착유기 속 다이어그램이 진공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재질이 고무이다 보니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이로 인해 진공압이 불규칙해지면 젖소에게 유방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 대표는 “겨울에는 고무의 신축성이 떨어져 압력이 올라가고, 여름에는 반대로 떨어진다. 특히 일교차가 큰 아침저녁으로 압력이 불안정해 질 수있다”며 “다이어그램이 외부영향을 덜 받도록 차단벽을 세우거나, 미니히터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분야 1호 농업마이스터

농축산 분야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 소양 등을 갖춘 농업경영, 기술교육, 상담을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전문 농업경영인을 뜻하는 농업마이스터.  조 대표는 2019년 낙농분야 최초로 농업마이스터에 선정됐다.

낙농전문가인 그는 농가 수준에서 생산비를 절감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우유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를 통해 생산비에 따라 농가소득을 보전해주고 있다. 유럽, 미국과 원유가격을 비교하자면 당연히 넓은 초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여건상 사료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조사료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며 “정부는 용도별차등가격제로 우유가격에 경쟁력을 제고하려하지만 낙농가와 유업체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농가수취원가를 일정액을 유지하되, 지원금을 지급해 원유가격은 낮추면서 유업체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원금 방식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검정보조금을 높이거나, 공익형 직불금 등으로 추가지급하면 된다고 본다.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갖추길 원하는 것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정부가 낙농산업을 유지시키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수익 다각화 위해 저지종 도입 계획

조 대표는 자가조사료포에서 평균 100~120롤 정도를 수확해 육성우와 착유우에게 급여하고 있는데, 1년 내내 먹일 수 있는 물량은 나오지 않아 앞으로도 조사료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생균제를 개발해 목장에서 직접 배양해 급여함으로써 비용절감에 나설 생각도 밝혔다. 아울러, 저지종을 도입해 젤라또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조 대표는 “향후 낙농여건과 소비트렌드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낙농가들도 이에 맞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저지종은 홀스타인종보다 덜먹고 크기도 작아 관리가 용이하다. 유가공에 적합한 우유를 생산하면서 생산량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해 유가공 허가를 받으면 저지우유를 사용한 젤라또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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