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하제일사료 낙농 PM이 바라본 유로티어 2022

2023.01.18 11:47:40

안경철 부장(천하제일사료 낙농PM)

2019년 가을 네덜란드에 카우시그널 교육 참여를 마지막으로, 그동안 해외 출장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심각했던 코로나 확산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하늘길도 열리는 시기에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티어 2022 박람회에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유로티어 2022 박람회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하노버는 유럽에서도 중앙에 위치하며 큰 박람회장을 가지고 있어 세계의 많은 박람회가 열리는 박람회의 도시입니다. 하노버중앙역에서 트램으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진 인상을 받았습니다. 유로티어 2022는 2천600여개 업체가 8만5천평의 부지에 18개 홀에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개최되었습니다. 그중 60%는 해외(독일을 제외한)업체입니다. 참석자 16만 명중 35%는 142개국에서 온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축산박람회입니다.
온라인에서 미리 구입 후 출력한 바우처를 가지고 첫 날 아침에 입장하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하였습니다. 독일은 대중교통(전철, 버스 등)에서는 마스크를 사용하고 그 외 실내, 실외에서는 사용을 강제하지 않았습니다. 박람회가 열리는 하노버 트램 8호선 메쎄·노드역에 도착하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대기 중이었고 그 옆에는 가축사육반대론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박람회장 입구 가장 좋은 자리는 다국적 곡물, 첨가제, 아미노산, 프리믹스 업체들의 자리였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몇몇 업체가 합성 아미노산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번 박람회를 참관하면서 느낀 점을 키워드로 정리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자동화입니다. 로봇착유기, TMR급여기, 송아지 우유급여기, 분뇨처리기, TMR푸셔, 배합기등 노동력과 높은 인건비에 대한 대체를 위해 자동화되고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노동 강도를 줄이고 편리성을 높이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 전동화입니다. 탄소저감을 위해 유럽연합에서도 지속적으로 내연기관 장비를 줄여가고 있는데 큰 힘을 요구하는 트랙터 등 장비가 전기만을 이용해 작동되도록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존디어가 자율주행까지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탄소 메탄 저감입니다. 이번 박람회는 에너지 박람회와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바이오가스를 통한 전기와 열을 이용하는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산업이 성장하다 보니 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였습니다. 우리는 다소 큰 비용이 드는 사업에 대해 아직 시작하지 못한 부분을 벌써 산업으로 키우고 성장시키는 부분을 보며,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지원하지 않으면 경쟁이 어렵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네 번째, 동물 복지입니다. 축종마다 동물복지를 위한 기준도 마련되고 있었고, 다칠 만한 부분을 부드러운 소재로 변화시키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존 고무라이너도 실리콘 소재로 착유스트레스를 저감하는 제품이 박람회 금상을 수상하였고 후리스톨우사의 앉고 일어날 때 편하게 할 수 있는 스톨이 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후리스톨 바닥은 기존에 톱밥과 모래 등을 이용하였으나 푹신한 고무매트를 통해 청소도 쉽고 소도 더 편안함을 줄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DATA 산업으로 변화입니다. 한 마디로 센서를 통한 소의 정보를 축적하는 산업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말합니다. 네덜란드 네답이라는 업체는 급여기 산업은 이제 하지 않고 센서업체로 사업영역을 변화하였습니다. 렐리, 드라발, GEA 등 전통적 착유기업체와 네답 등 센서업체 모두 data의 정보화에 집중하고 산업화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섯 번째, 지속가능성입니다. 거의 모든 업체의 설명에는 지속가능한이라는 말이 들어갑니다. 특히 독일은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가격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재생 에너비 비중을 높이며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독일에 일주일 머물면서 플라스틱 포크와 스푼, 나이프를 보지 못했습니다. 나무로 만든 일회용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날 오후에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전기 철책없이 센서를 통해 전기와 소리 자극만으로 방목 지역을 이동시키는 실험에 대한 설명과 모든 저울의 센서와 태블릿을 연결하여 TMR배합 설정하는 프로그램 소개 그리고 Proboitics를 통한 손실 방지와 건강증진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낙농현실에서는 방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나 첫 번째와 두 번째 발표는 센서를 통해 사람이 소와 저울과 연결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하노버 박람회에 참관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저는 “대한민국 낙농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가졌습니다. 제가 회사에 입사한 20년 전만해도 TMR급여체계로의 변화 초기였습니다. 볏짚과 사료만 급여하는 목장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개량을 통해 소의 산유능력도 좋아지고 높은 건물섭취량이 필요해졌습니다. 수입조사료의 필요성이 그만큼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티머시, 알팔파 가격이 1천원에 육박하고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사용하던 조사료를 그냥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급 조사료나 국내산 조사료에 대한 사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량과 육성우에 대한 관리 역시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박람회 참관한 내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유럽의 낙농도 세대 교체 중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박람회 마지막날 젊은 2세들을 위한 파티를 열어 줄 정도로 농업과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러웠습니다. 대한민국 낙농도 세대교체, 과도기에 있습니다. 우리 목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믿을 만한 파트너와 함께 상의 해보는 건 어떨까요?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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