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동약 산업 과제와 대응은 3 / 외국서 소독제 언제까지

2023.02.09 09:17:21

대표 바이러스 선정, ‘국내시험’ 서막 여는 진전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검역본부, 오는 6월경 고시개정 예정…ASF 희석배수 표시안돼

업계 "결국 외국시험 그대로”…외화·시간 낭비 막을 제도개선 촉구


지난 1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소독제 효력시험 지침 개정(안) 설명회’.

이날 검역본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악성 가축질병에 대한 소독 희석배수를 검증하려고 외국에서 시험하고 있다. 외화낭비라는 지적이 많다”며 이를 막을 수 있도록 국내 시험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제개혁 일환으로 대표 바이러스를 찾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결실이 바로 ‘백신니아(Vaccinia)’ 바이러스다. 다만, 백신니아 바이러스 시험 결과를 ASF, 구제역 소독 희석배수라고 표시할 수는 없다. 대표 바이러스 시험은 선택사항이다. 안해도 된다”고 전했다.

검역본부는 또 “대표 바이러스(백신니아) 시험 결과를 토대로 ASF, 구제역 등에 대한 소독 희석배수 시험을 검역본부에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희석배수를 표시하는 것은 아직 검토대상이다. 검역본부 BL3 시설 민간개방도 추진 중이다. 대표 바이러스 시험은 비임상시험 실시기관을 통해 생물안전 2등급(BL2) 시설 이상에서 가능한 만큼, 국내에서 시험할 수 있다. 럼프스킨병 등 국내 미발생 악성 가축질병 소독제 효력에 대해 대표 바이러스 시험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업계 의견수렴, 전문가 협의회, 입법절차 등을 거쳐 오는 6월 경 ‘소독제 효력시험 지침'을 개정·공포키로 했다. 시행시점은 공포일과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표 바이러스 시험은 국내 시험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향후 악성가축질병 소독 희석배수를 검증하는 대체 바이러스 시험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외국 시험 대신, 국내 시험으로 한발짝 한발짝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은 이에 대해 “업체 입장에서는 백신니아가 아닌 ASF, 구제역 소독 희석배수가 필요하다. 결국 이대로라면, 기존과 같이 외국에서 ASF, 구제역 소독 희석배수 시험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럴러면 왜 대표 바이러스를 선정했는가”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또한 “이번 대표 바이러스 시험을 통해 소독제 품목허가 과정에 잔뜩 끼어있는 규제거품이 걷힐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국부 외출을 막아낼 것으로 봤다. 대표 바이러스 시험이 향후 국내 시험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당장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업체들은 “대표 바이러스 시험 결과를 활용해 ASF, 구제역 소독 희석배수를 표시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정 그게 어렵다면 이들 질병에 대해 ‘적합’ 또는 ‘부적합’ 소독제라고 표시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수년째 쓸데 없는 규제라고 지적되고 있는 것이 질병마다 효력시험을 실시해야 하는 국내 소독제 품목허가 과정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조차 ‘한국은 유난스럽다’라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물론, 꼼꼼히 소독제 효력을 따져야 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질병별 소독 효력시험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민·관 협력, 전문가 조언, 과학적 근거 등에 기반한 국내 시험을 통해 규제를 풀면서도 효력이 검증된 우수 소독제 공급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김영길 kimy29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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