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영양·환경·사양 종합적 관리…예방이 최선책
발생시 납유 불가·단가 하락…막대한 경제적 손실 유발
세균만 200 여종, 원인도 다양…감염률 20% 국내 만연
고온다습 환경서 기승…항생제 신중·맞춤 백신 처방을
낙농현장에서는 여전히 “유방염만 없어도 낙농할 만 할텐데”라는 푸념이 터져나온다. 그만큼 유방염은 풀리지 않는 최대 현안질병이다. 유방염은 원유 생산량을 뚝 떨어뜨리고, 품질을 저하시킨다. 낙농가에 큰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이제 유방염 굴레를 떨쳐낼 때가 됐다. 질병전문가 김재명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장으로부터 유방염 발생 현황과 특성, 효율적 대응방안 등을 들어봤다.
-유방염이 아직도 많나요. 발생현황은.
정부(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 전국 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젖소 유방염 방제사업’을 통해 유방염 실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낙농가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무분별 항생제 치료에 따른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사업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젖소 사육두수 중 18.2%가 유방염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5년간 평균 감염률 역시 20% 내·외(18.2%~26.3%)입니다.
낙농현장에 유방염이 만연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근절이 안되나요.
무엇보다 유방염 발생원인이 많습니다. 주변에 널려있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유선에 침투해 유방염을 일으킵니다.
유방염에 관여하는 세균만 해도 200여종에 달합니다. 이것을 다 막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요 원인균으로는 황색포도알균, 대장균, 응고효소음성포도알균(CNS)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획기적인 치료제와 예방약이 아직 나와있지 않은 것도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낙농가 피해가 클 텐데.
예 맞습니다. 유방염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항생제 치료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경우 휴약기간에는 납유를 할 수 없습니다. 그 경제적 손실이 상당합니다.
더욱이 유방염 감염 자체만으로도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세균수, 체세포수 증가 등으로 인해 납품 단가 하락이라는 타격을 맞게 됩니다.
유방염은 납유 불가, 단가 하락 등 이중삼중으로 농가를 괴롭히게 됩니다.
설상가상이 될 수 있는 유방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요새 무척 덥잖아요. 여름철에 유방염이 더 기승을 부리나요.
기상조건, 축사환경, 착유기, 사료급여, 분만, 스트레스 등 여러 것들이 유방염 원인균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합니다.
요즘과 같은 고온·다습 환경에서는 병원성 미생물이 더 잘 자랍니다.
반면 소의 면역기능은 저하됩니다. 유방염 발생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됩니다.
환기개선, 사육밀도 조절, 사료 배합비와 급여방법 조절, 해충관리, 충분한 물 공급 등 세밀하게 사양관리해야 합니다.
-과거 유방염과 다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황색포도알균과 같은 전염성 유방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성연쇄알균, 장알균, 장내세균 등 환경성 유방염이 다발 경향입니다. 외부환경, 영양상태 불량 등에 따른 기회성 유방염도 증가세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 양상입니다.
밀집사육에 따른 서열 스트레스, 지저분한 우사 바닥, 고온다습 날씨, 심한 일교차, 급격한 사료 변경, 장내 미생물총 파괴 등이 젖소 면역체계 기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유방염을 막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최고 무기는 우선 청결과 위생입니다.
예를 들어 우사 바닥을 깨끗하면서도 건조하게 유지시켜야 합니다. 젖소 유두 끝이 미생물에 노출돼서는 안됩니다.
또한 착유 전·후에는 유두침지 소독 등을 통해 적정 위생을 확보해야 합니다. 젖소 면역능력 강화에도 힘써야 합니다.
유방염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발병되는 질병입니다.
소는 주인 발소리를 듣고 큰다고 하잖아요. 힘들어도, 귀찮아도 혹시 새어나갈 수 있는 조그마한 빈틈을 지속적으로 메꿔야 합니다. 환경성 유방염 관리를 실천해야 합니다.
-항생제나 백신도 많이 쓰이고 있잖아요. 효과는.
항생제를 통해 유방염을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항생제의 경우 내성·잔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원인균을 찾고, 이에 맞는 항생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전문가(수의사)와 사용설명서에 따라 용법·용량, 휴약기간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백신은 유방염을 예방합니다. 항생제를 쓰지 않게 하는 대안이 됩니다.
백신 효과를 높이려면 철저한 농장 위생상태 관리, 정기적인 수의사 검진 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농장마다 환경에 맞는 백신프로그램을 짜야 합니다.
-낙농가들이 신경써야 할이 참 많겠네요.
유방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입니다.
발생 원인이 다양한 만큼 영양적, 환경적, 사양관리적 등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더욱이 요새 대규모 낙농목장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두 이상 젖소 사육농가는 24.5%(1천378농가)입니다. 밀집사육으로 인한 우사환경 불량을 해결해야 합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청결, 위생입니다.
착유 전·후에는 유방과 착유장비를 깨끗이 청소하고, 소독해야 합니다.
또한 유방 상태를 정기검진하고, 체세포수를 매일 모니터링해 빠르게 발견해야 합니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낙농현장을 비롯해 관련 업계, 학계, 기관 등과 협력·소통해 유방염없이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강국으로 가는 길에 조금이라고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