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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계란산업 불황, 새로운 수요창출로 극복하자

  • 등록 2016.04.22 10:18:01

 

김정주 명예교수
건국대 축산경영학 박사

 

계란산업이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요량을 초과하여 공급된 계란이 지속적으로 출하되자 계란 산업은 끝을 모르는 불황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란산업 관련자들은 계란산업 정상화를 위한다는 갖가지 수급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논쟁만 일삼고 있다. 지금이라도  계란 생산자들이 “자발적으로 10%만 줄이면 된다”면서 단합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불황이 왔을 때에도 자발적인 감축이 대안으로 나왔지만 별효과를 못 본 채 구호에만 그치고 말았었다.
현재 당면한 국내 계란산업의 불황은 2013년부터 계속되는 입식열풍으로 공급만 늘리고 보자는 극도의 이기주의적인 의사결정에서 나온 산물로 보아야 한다. 특히 기업농과 일부 대군 농가가 사육규모 확대에만 치중, 불황을 자초했다는 원망의 목소리가 높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일찍이 세계경제 침체에 대해  “대공황이 우리 할아버지들에게 분명히 가르쳐 준 교훈들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자유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은 주류 경제학계가 케인즈의 목소리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금까지의 주류 경제학은 재화의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공급만 충분하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뜻이다.
하지만 넘치는 공급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후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크루그먼은 이에 대해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수요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폴 크루그먼의 주장을 계란산업도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계란생산에만 치중했지 수요는 절로 될 줄 알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새로운 계란 및 계란제품 수요 창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계란자조금 사업으로 계란 및 계란 제품에 대한 소비촉진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어 천만다행한 일이다.
우선 지속적인 계란 소비증대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홍보는 계란의 식품가치로서의 우수성과 특히, 콜레스테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소비자들에게 구하여야 한다. 사실 80년대 한 의학박사의 계란관련 콜레스테롤 유해론을 공영방송이 여과 없이 내보낸 결과 당시 상당수 젊은 소비자층에 세뇌되어 오늘도 계란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영양학박사나 텔레페서(텔레비젼에 자주 나온 교수)가지고는 안된다. 적어도 명의급 거물 의사가 나서줘야 한다.
체화된 계란의 격리 전략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계란으로 실시하되, 길거리 무상 증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는 구매감소로 연결되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최빈국에 계란가공제품을 원조할 수 있는 방안을 국제협력기구와 연계하여 추진할 수 있다. 계란가공 제품은 ODA 원조 자금 등과 계란자조금으로 한국이 공급하고, 운송비 등은 국제기구가 부담하는 형식 등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언제인가 남북한 긴장이 완화되면 북한 어린이 영양실조 해소를 위한 원조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에 계란 보내기 운동을 민간차원에서 다시 추진하여야한다. 계란이야말로 영양실조 치유에는 그만이다. 이는 2000년대 초 트리플 2000 운동(2000년대에 2000만 북한 동포에게 2000만개의 계란을 보내자는 운동)이라 하여 전 축협중앙회가 시도했던 것을 재연해 보자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계란이 원란(할란이 아닌)상태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파란, 오염란, 부적격란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난가공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공급과잉 시 저장탱크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서 수지의 다과와는 관계없이 양계협동조합에서 수급조정을 위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2015년 1월에 불거진 한국양계농협 평택액란공장사태로 그나마 수행해오던 난가공사업이 폐쇄된 후 재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러나 심기일전하여 한국양계 농협의 난가공사업을 재기시켜 학교급식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학교급식이 선호하는 조건이 공공기관이 취급하는 할란된 등급란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계란 기능성 식품 및 물질 개발에 투자하여야 한다. 예컨대, 특수 영양소로 보강된 계란, 면역계란, 특수 기능성 물질이 함유된 계란, 난황항체를 인체 및 가축에 응용, 난황유로 병해충을 방제하는 친환경 농법 개발 등 여지는 다양하다. 문제는 계란 자조금의 성공적 거출이 관건이다. 모든 것이 돈하고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계란업계가 한우 자조금 300억원대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한우생산액 4조원과 계란생산액 2조원만으로 비교해보더라도 계란자조금이 150억원은 돼야 격이 맞다. 지금 계란 자조금 규모는 35억원에 불과하다.
계란 생산자들, 특히 대군업자들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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