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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협동조합형 대형패커 한발 더 가까이 <부경양돈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축산신문 ■김해=권재만 기자]

 

전세계 축산물 시장은 거대 다국적기업의 각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 자체적인 규모확대는 물론 경쟁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끊임없이 글로벌 영토확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웬만한 다국적기업 한곳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을 훌쩍 넘어설 정도.  얼마전 미국의 스미스필드를 인수, 글로벌 1위의 돈육가공업체로 떠오른 중국의 솽후이 그룹을 비롯해 미국의 타이슨과 카길, 브라질의 JBS, 칠레의 아그로 수퍼,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 등이 대표적인 다국적기업으로 손꼽힌다.
축산물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배경으로 수출대상국 맞춤형 축산물을 공급, 전 세계를 공략하고 있는 이들 다국적기업들에게는 외면하기 힘든 시장이다. 더구나 FTA 체결 및 발효에 따라 축산물 수입관세가 ‘제로’ 또는 ‘제로화’ 되면서 다국적기업에 의한 시장공략에는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반면 수성이 지상과제로 떠오른 국내 축산업계로서는 더욱 버거운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얽히고 설킨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함께 안전성이 확보된 고품질의 축산물 공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에서도 다국적 기업에 대항할 대형패커 육성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부경양돈농협(조합장 이재식)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적극 부응, 어느 협동조합 보다 앞서 패커화의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다국적 기업과 어깨 견줄 경쟁력 확보

지난해 HACCP 최우수 공판장 선정
축산물 판매 1조 달성 등 잠재력 검증
축산물종합유통센터 패커화 핵심동력
1천600억 사업비 투입 연말 착공 계획
EU 등 버금가는 위생·안전성 확립
유통구조 혁신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왜 부경양돈농협인가
실제로 부경양돈농협은 대형패커가 가능한, 국내에선 몇 안되는 협동조합으로 주목돼 왔다. 지난 1983년 105명의 양돈농가에 의해 전문양돈조합으로 출범한 부경양돈농협은 종돈-사료-도축-가공-판매-외식에 이르는 통합경영체계를 기반으로 2015년말 기준 총자산 1조1천억원, 연간 사업물량만 2조400억원에 이르는 경제조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HACCP 최우수 공판장으로 각각 선정,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은 부경양돈농협의 김해와 부경축산물 공판장에서만 지난해 돼지 91만3천두, 소 14만4천두의 도축이 이뤄졌다. 육가공사업량도 전년대비 4천500두 증가한 23만4천두를 기록, 올해 2월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축산물판매 1조원 달성탑을 수상하는 등 각종 지표와 수상경력을 통해 패커로서 부경양돈농협의 잠재력은 이미 검증이 완료된 상황.
이에 따라 협동조합형 패커를 향한 부경양돈농협의 핵심동력이 될 축산물유통종합센터에 벌써부터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첨단 물류기능까지 복합기능 수행
부경양돈농협이 추구하고 있는 진정한 패커란 단순히 규모화나 작업장 통합만이 아닌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최첨단 물류기능까지 겸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도축, 가공, 유통을 포함해 축산물의 모든 처리과정을 수행함은 물론 산지유통과 소비자유통까지 포함하는 신개념 유통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
부경양돈농협이 추진중인 축산물종합유통센터에 그 중책이 부여된다.
김해시 주촌면 내삼리 1282번지의 현 부경공판장 일원에 들어설 축산물종합유통센터는 부지규모 2만8천668평. 건축연면적 2만2천736평 규모로 도축장과 육가공장, 폐수처리장, 랜더링공장 및 물류자동화 창고로 구성될 예정.
정부와 농협중앙회 융자를 포함해 총 1천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이 시설은 하루 돼지 4천500두, 소 700두의 도축능력과 함께 돼지 3천두, 소 150두의 가공시설도 갖추게 된다. 랜더링물량도 하루 80톤에 이를 전망이다.


◆어떻게 차별화되나
선진국형의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대형패커가 부경양돈농협이 표방해온 궁극적인 도착지다.
때문에 축산물종합유통센터는 선진국 수준의 위생 및 안전성을 확보한 축산물 생산이 가능해야 하며 부산물의 상품화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부경양돈농협의 판단. 이를위해 축산물종합유통센터의 모든 설비에 위생적 공정관리와 함께 동물복지시스템을 적용, 도축단계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함으로써 품질향상과 함께 PSE육 발생가능성을 차단할 계획이다.
혈액과 가식부산물 등 부산물 사업 다각화를 뒷받침할 위생적인 도축 방혈라인 및 혈분수집장비와 건조시설도 도입, 소비편의성 제품 및 식품 수요별 맞춤형 제품공급은 물론 비선호부위의 해외 판매망 구축까지 추진키로 했다.
랜더링은 기본이다. 여기에 팻트(지방)처리 시스템을 통해 도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으로 사료공장에서 사용하는 동물성 유지를 생산할 경우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축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형 사업장으로 입지를 굳히는 한편 LED 조명과 태양광 설비가 적용된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 설계, 유럽형 최신설비로 공정 효율극대화를 실현할 예정이다.


◆설계부터 다르다
부경양돈농협은 효과적인 축산종합유통센터 설립을 위해 지난해 8월 건설사업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설사업관리(CM)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외산장비 도입에서 부터 국제무역 법령 검토, 설계와 프로젝트 진행과정의 원가절감, 사업참여자간 이해충돌과 의사소통 관리, 전문인력투입 등을 통한 부실시공 방지 및 품질확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설계업체 선정작업도 마무리됐다. 특수시설 설계의 유경험 업체를 선정, 설계단계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한편 비상상황 발생시 유연한 대응도 가능하게 됐다는 게 부경양돈농협측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내 설계업체와 함께 도축장의 기초적 레이아웃 및 설계를 담당할 해외설계업체를 별도로 선정한 점은 가장 큰 특징. 최근의 도축장 방향인 동물복지와 품질, 위생확보의 효율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선진도축시스템을 겨냥한 포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경양돈농협은 오는 6월 기본설계를 완성, 9월쯤이면 인허가 작업을 완료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착공에 돌입, 2017년 폐수처리장 및 랜더링 공장에 이어 2018년 도축가공장 준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대효과는
부경양돈농협은 축산물종합유통센터의 가동시점이 곧 진정한 선진축산으로의 전환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 축산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과 견줘 결코 뒤지지 않는 위생과 안전, 품질을 바탕으로 유통구조의 혁신을 실현함과 동시에 친환경 도축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통해 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양축농가에겐 안정적인 판로와 보다 높은 수익을, 소비자에겐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축산물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에너지 절감 및 축산 자원 리사이클링에 이르기까지 협동조합형 대형패커의 롤모델로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자신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부경양돈농협의 도전이 국내 축산업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인터뷰> 부경양돈농협  이 재 식  조합장

직매장 확대…프랜차이즈 시장 진출
종합유통센터 뒷받침할 판매망 구축


“굳이 국내산임을 내세우지 않아도, 맛과 품질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축산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부경양돈농협 이재식 조합장은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통해 EU 수준 이상의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한 축산물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축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는 마트나 백화점 등 최종소비지에 바로 공급될 수 있는 상태로 제품이 생산될 것”이라는 이재식 조합장은 “가공 유통단계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경쟁력도 최대한 끌어올릴수 있다”고 자신했다.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발판으로 한 대형패커화의 실현이 곧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시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작업량과 판로 확보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합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도축은 기존 김해와 부경공판장 물량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대형패커로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가공물량을 확대해야 한다. 하루 1천두의 가공이 이뤄지는 돼지의 경우 오는 8월부터는 600두가 더 늘게 되며, 완공시점에 이르러서는 2천두 이상의 작업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소 역시 육가공업체를 적극 유치하는 방법으로 가급적 100% 가공작업을 거쳐 내보낼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생산된 축산물의 판로확보에 대한 복안도 제시했다.
“직영매장 확대와 함께 올해 자회사 설립을 통한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도 이뤄질 예정”이라는 이재식 조합장은 “(축산물종합유통센터)준비와 더불어 판매망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최소한 70% 정도는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임을 밝혔다.
부경양돈농협은 지난해 9월 축산물명품관 진영점(경남 김해)에 이어, 올해 1월 대연점(부산 남구), 3월 장전점(부산 금정구)을 잇달아 개점했다. 물론 초기 투자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게 현실.
“공공사업의 성격이 강한 공판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정부 지원이 지금보다 대폭 확대돼야 한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3%의 지원조건은 너무나 가혹하다. 축산물종합유통센터의 연착륙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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