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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한돈육 가성비 높여 자급률 올리기 위해서는

  • 등록 2016.06.24 09:59:14

 

박 기 노 전무(㈜선진)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수입육 구이전문 무한리필식당 및 체인들을 보면서 ‘트렌드코리아 2016’ 에 나온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이란 표현이 떠올랐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어떤 사람과 사물은 다른 것과 구분하고 차별화 할 수 있는 표식으로서의 이름이 필요하고 또 일단 이름을 가지면 그 이름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자신이 만든 제품의 성능(품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끊임없이 그 성능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다른 것과 구분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가진 이름을 브랜드라고 하면, 가격에 따른 성능(품질)의 비율 즉 가성비와 브랜드는 같은 지향점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진화, 가성비의 약진’ 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본다.
가성비가 약진한다는 표현은 괜한 허세로서 이름에 현혹되지 않고, 가격 대비 품질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통해 좀 더 현명한 소비를 한다는 표현으로 해석이 된다.
주관적 가성비 평가를 통한 소비시대에, 우리 한돈육의 총체적인 가성비는 얼마나 되고 또한 수입돈육의 가성비에 비해 얼마나 높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이러한 의문 해소에, 노학자 윤석철 석좌교수가 자신의 마지막 경영철학서 “삶의 정도”에서 제시한 생존부등식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는 시장경제하에서 인간의 사회적 삶은 ‘주고받음’을 기본으로 형성되는 바, 다음과 같은 생존부등식으로 생산과 소비 단계의 상생을 이루는 것이 삶의 정도로 발표한다.
생존부등식은 제품의 고객가치 (V) > 제품의 가격 (P) > 제품의 원가 (C) 이다.
이 생존부등식은, 첫째, ‘고객가치 > 가격’은 소비자 관점에서 구매하는 제품이 자신에게 이익 또는 효용측면에서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구매를 하고 또한 구매 후 사용에서 이러한 믿음이 실현 되어야 신뢰를 하게 되고 지속적인 구매가 이루어질 것을 나타내고, 둘째, ‘가격 > 생산원가’는 제품의 공급자 입장에서 전략상 단기적,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며 제품을 팔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코스트보다 높아야 지속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함을 나타내며, 셋째, 고객가치와 원가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가격은 가성비 산출의 기본으로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구매를 한다면 생산자는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추거나 고객가치를 증대시켜 가성비를 올려야만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함을 표현한다.
우리나라의 한돈육 자급률은 최근 2년간 감소하였고 앞으로 수입돈육의 관세제로화 시대에 한돈육의 자급률이 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자급률이 떨어지면 해외에서 완제품이 들어오는 것으로 국내 관련 산업 전체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어 인구 정체와 함께 한돈 관련 업계에 미칠 영향은 막대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시장경제구조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경기변동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돈 농장, 도축-가공 및 유통 각 단계에서 개별 주체들이 물새는 구멍을 찾아 메우는 생산성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이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한돈육의 자급률을 유지, 증가를 위해서는 개별 경쟁주체들의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한돈육에 대한 고객가치 즉 품질경쟁력과 소비자 신뢰를 향상시켜 한돈육의 가성비를 수입돈육에 비해 높여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분뇨, 악취 등 환경문제, 구제역 등 질병문제, 친환경, 동물복지문제 등 가야 할 길이 지난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고객가치를 증대 시키는 환경문제, 동물복지문제, 출하돼지 품질문제 그리고 생산성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 등 일련의 과제들이 따로 분리되고 서로 상충되는 과제들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축산은 가축을 키워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인데, 가축의 생리에 맞게 사육하고 가축이 출하할 때까지 웰빙하는 것이 생산성과 역행하는 것인가? 가축은 무엇을 원하는가? 대리석 축사, 금은 먹이통…. 아닐 것이다. 그냥 적절한 온도, 습도, 환기 그리고 먹을 것 정도일 것 이다. 웰빙한 가축이 성장정체나 질병이 더 많이 생길까? 생리에 맞게 사육된 가축에 대한 고객가치, 가성비는 어떻게 달라질까? 또한 도축, 가공, 유통 현장에서의 장기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원가절감은 중요한 요소이나 소비자에게 공급될 상품으로서 한돈육의 고객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비용축소나 기존 방식의 고수는 오히려 한돈육의 드립관리, 세균수관리, 온도관리등 품질에 증대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역설적으로 사육단계에서는 돈군관리, 사육밀도, 환경관리 측면에서 오히려 친환경적으로 가축의 생리에 맞게 웰빙시키고 도축, 가공, 유통단계에서는 출하시부터 식탁까지의 전 과정에서 맛, 품질,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한돈육에 대한 고객가치와 생산원가를 고려한 총체적인 가성비를 더 높이는 방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리해보면 한돈육의 가성비를 높여 자급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각 단계 마다 많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들이 있고 또한 이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운 문제들을 생존부등식이 제시한 고객가치 극대화, 생산원가 최소화, 그리고 그 매개체인 가격체계의 합리화로 단순화 시켜 관련 업종의 모든 주체들이 중지를 모아 결정하고 철저히 시행해나가는 것이 노학자가 이야기하는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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