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논단> 한국형 동물복지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 등록 2016.07.15 11:00:47

 

이승윤 한별팜텍대표

통계에 의하면 2016년 현재 지구상에는 72억명 이상이 살고 있으며, 80여년 뒤인 2100년에는 110억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도 인류가 생산하는 식량은 전체인구를 먹이기에 부족이고 점점 더 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식량생산을 크게 늘려야 최소한 굶어죽는 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식량을 늘리려면 경작지를 늘리거나 농업기술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만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기대해보지만, 축산업에 대한 무관심과 홀대가 염려를 키우는 것도 사실이다.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격하게 노력해야 한다.
식량자급률과 더불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도축되기 이전에는 돼지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른바 ‘동물복지’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유럽의 양돈수의사들과 미국의 양돈수의사들이 심심치 않게 ‘동물복지’에 관한 논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양돈수의사들이 ‘동물복지’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규정하고 밀어붙이는 동물복지 규정이 진정으로 돼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보기에 좋은 만족을 위한 것은 아닌지? 에 관한 논쟁이다.
필자가 목격한 논쟁은 다음과 같다. 유럽수의사가 모돈의 발다리 상처에 잘듣는 항생제는 이렇다라고 발표하자 미국수의사들은 유럽수의사들에게 “동물복지 한다면서 스톨을 뜯어버리고 모돈을 군사사육한 이후로 모돈이 발다리 다치는 문제가 늘어났는데, 스톨을 뜯어 없애는 것이 모돈에게 동물복지라고 생각하느냐?”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미국과 유럽의 수의사들간에 장시간 여러 이야기가 오가다가 마무리는 동물복지의 원조국가라고 할 수 있는 덴마크 수의사가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덴마크에서 동물복지 정책은 일반 소비자의 압력에 따라 국회의원이 만들었다.” “우린 만들어진 법을 따를 뿐이다.” “소비자들은 스톨에서 사육되는 모돈들이 불쌍하다고 여겨서, 풀어서 키우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우리는 ‘동물복지농장인증제’로 대표되는 한국의 동물복지 규정을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복지는 철저하게 과학적인 증거와 현실성을 기반하여 돼지의 불편함이 해소되었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결정한 규정들은 모두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과학적증거가 없거나, 실현가능성이 부족하여 산업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상당수의 농장이 스톨을 뜯고 군사사육하면서 발생하는 단점을 호소한다. 공태돈, 환돈격리, 슬랏바닥으로 지제사고, 군사급이기 설치비용, 백신접종이나 항생제주사치료 어려움 등등등.
모돈이 스톨없이 넓은 공간에 풀어놓으면, 한가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 아마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절대로 편하게 지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돼지는 사회적 동물로, 좋은 잠자리와 사료와 물을 두고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피터지게 서열을 정하고, 서열에서 밀리거나 약한 모돈은 공격당하고, 사료를 빼앗기고, 좋은 잠자리에서 잘 수도 없다.
스톨의 설치목적은 다른 모돈의 공격으로부터 약한 모돈들을 보호하고, 사료를 체형에 따라 알맞은 양을 급여하고, 한마리 한마리에게 개별 급수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스톨에 사육하는 모돈은 한마리 한마리 혹시 돼지가 아프지 않은지 확인하기 쉬워서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침저녁으로 사료를 주고 일어나지 않거나 사료를 남긴 모돈은 아프거나 물을 먹지 못했거나 발정이 왔다거나 하는 모돈이다. 스톨의 장점이다.
스톨을 뜯어내고 군사사육을 하는 경우에는 아픈모돈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물론 전자급이기에 부착된 화면이나 컴퓨터로 사료를 먹지 않은 모돈의 번호를 확인후 출력해서, 넓은 군사방에 들어가 돌아다니면서 해당 모돈을 찾으면 된다.
주인이 프린터로 모돈을 출력해주지 않으면 관리자가 하기는 힘든 일이다. 게다가, 넓은 돈방에서 모돈과 함께 뛰면서 주사놓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아프기는 하지만 사료는 제 양을 먹고 있는 모돈은 확인이 불가능하니,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미국양돈협회 부회장인 파울(Paul Sungberg)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양돈가는 돼지를 잘 대해줍니다. 그것이 그들의 사업이니까요.” “모돈의 동물복지는 모돈을 스톨에 키우느냐 군사사육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둘 중 어떤 것이라도 잘 관리되느냐가 중요하죠.” “과학적인 사실들은 모돈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먹을 사료와 안전이랍니다. 모돈들은 스톨에서 잘 지냅니다.”
스톨에 사육되는 모돈들이 스트레스가 심한지 확인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스톨에 사육되는 모돈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측정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는 높지 않았다. 예전에 만나본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양돈가들도 그들 나라의 국회에서 만든 동물복지 규정들이 과연 돼지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요약하면 양돈업은 중요한 식량산업이고, 자급률을 끌어올려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환경에 대한 규제가 추가되고 있고, 게다가 동물복지 규정까지 한꺼번에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유럽 등의 국회에서 소비자나 동물보호 단체의 요구로 만들어진 동물복지 규정을 한국에서 아무 생각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것보다는 실제로 어떤 환경이 돼지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 과학적인 증거를 토대로 고민해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양돈농가와 학계, 양돈현장수의사 및 제도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포함하는 ‘동물복지관련모임’을 만들어 과학적인 데이터와 실현가능성을 가지고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수시로 토론한다면 ‘합리적인 동물복지’의 선진국이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