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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협경제사업 이관 시행시기 늦추자

농협법 개정 이대론 안된다

엄기대 대표(NH순한한우 조합공동사업법인)

 

지난 5월에 농림축산식품부의 농협법 개정 입법예고(안)가 발표된 이후 요즈음 계속되는 농협법 개정 논쟁을 보면서 과거 농·축·인삼협 통합 당시 재판을 보는 것 같아 슬프고 가슴이 먹먹하다. 경제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스스로 만든 조직인 협동조합을 왜, 관에서 주도하여 개혁하려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이해하기가 어렵고 참으로 안타깝다.
그동안 몇몇 지도자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을 사유화하고 청렴성을 잃어 개혁의 빌미를 제공한 과오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자룡의 헌 칼 쓰듯이 휘두른 관주도의 개혁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지고 통합당시 내걸었던 경제사업 활성화는 과연 이루어졌는가, 농가들의 삶의 질은 좀 더 나아졌는가? 반문해 보고 싶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기 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은 늘어나고 기업은 투자를 기피하고 소비자는 지갑을 꼭꼭 닫아 내우외환에 휩싸여있는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이다. 한편 글로벌 경쟁상황은 유통 정보혁명에 따라 모바일, 인터넷 등 통신판매, 전자상거래 등이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 이제 저성장 장기구조로 접어들어 잃어버린 20년 일본을 닮아가는 형국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탈출구가 없는 이런 불확성 시대에 농협법에 의거 내년 3월 1일이면 농협의 지배구조가 바뀌어 농협중앙회의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모든 사업이 농협경제지주로 이관 되어 또 하나 공룡조직이 탄생하는 셈이다. 
사업별로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핵심역량을 발굴,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도 모자랄 판에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지는 농협의 사업들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만 꾀한다고  쓰나미 처럼 몰려오는 경제위기를  여하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매우 걱정이 된다.
진화론을 보면 “변화 속에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종국에는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종이 결국 살아 남는다”고 한다. 헤비급보다 플라이급이, 작더라도 전문성이 확보된 조직이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제부터라도 협동조합 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에게 좌절감과 패배감에 짓눌리게 하지 말고 조합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천천히 시행시기를 늦춰 차분히 시간을 갖고 지혜를 모으자. 정부도 열린 귀로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국회에서도 농협법 부칙을 개정, 시행시기를 늦춘 다음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협동조합은 혼이 살아 있어야 한다. 혼은 우리말로 넋, 얼이다. 이해 관계자의 의견이 반영 되지못한 관 주도의 넋 나가고, 얼빠진 협동조합이 과연 성공할 수가 있겠는가, 협동조합 지도자들도 초심으로 돌아가 “초라한 식사를 하고 팔을 베개삼아 누울지라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으니 옳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부와 권력이란 뜬구름 같다”는 옛 성인들의 지도자의 덕목을 늘 기억하여 협동조합 개혁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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