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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산업 장기불황 뚫을 구심점 필요”

생산액 2011년 최고치 찍고 마이너스 성장
덤핑판매 성행…시세 8개월째 생산비 이하
반복된 AI 직격탄·소비대책 부재에 이중고

[축산신문 서혜연 기자]

 

한 때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생산액으로 계란은 물론 육계산업의 입지까지 넘보며 주요 축종의 반열에 오를 것만 같았던 오리산업.
그러나 계속되는 불황속에 당시 생산액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채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뒷걸음질 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오리산업은 지난 2011년 연간 생산액 1조3천966억원, 농림업 생산액 전체 7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연간 생산액 1조5천599억원으로 6위에 랭크된 계란의 바로 뒤를 이은 것. 랭킹 4위의 닭(2조1천860억원)과는 적잖은 격차를 보이기도 했지만 닭의 경우 토종닭을 포함한 생산액인 만큼 육계만을 감안할 경우 실제 차이는 크지 않을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변방산업’ 으로만 치부되던 오리산업이 어느 순간 한국농축산업의 기린아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후 오리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급반전, 이듬해인 2012년 연간 생산액이 1조451억원으로 감소하며 농림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위로 하락했다. 이어 2013년에는 연간 생산액 1조428억에, 또다시 2단계가 떨어진 11위에 머무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다행히 다소의 회복세를 보이며 2014년 농림업 생산액 9위의 위치까지는 올라왔지만 올해 또다시 끝을 모르는 최악의 불황에서 허덕이고 있는 형국이다.
한우와 돼지, 닭, 계란 역시 축종에 따라서는 일시적인 생산액 감소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 2014년에 이미 2011년 생산액은 훌쩍 넘어서면서 농업생산액 비중을 고수, 오리산업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는 오리산업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한결같이 고병원성 AI를 지목하고 있다. 대량살처분과 함께 오리분야의 AI의 문제가 집중 부각되며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확산되는 등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로 인해 오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범오리업계 차원의 별다른 소비진작 대책이 없다보니 2012년 9천만수에서 2014년 5천100만수까지 감소했던 오리도축마릿수가 지난해 7천100만수로 일부 회복되자 시세가 급락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오리협회에서는 종오리 감축사업에 본격 착수했지만 오리가격은 8개월째 생산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생체오리 3kg기준 5천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오리산업 현장의 폐해는 심각하다. 한때 국내 오리산업을 호령했던 유력업체가 대기업 자본에 넘어가는 등 오리계열화업계에서는 부도와 인수합병이 더 이상 새로운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경영난에 시달려온 일부 오리계열화 업체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덤핑판매에 혈안, 가뜩이나 바닥세의 시세를 더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리계열농가도 사육비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속속 생기고 있다.
충북 진천의 한 농가는 “지금까지 밀린 사육비만해도 1억이 가까이 된다. 금액이 너무 커서 섣불리 사육비를 포기하고 농장을 정리하기도 애매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도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축산관측을 통해 “종오리 감축사업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소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다”며 “수요회복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요인이 있으나 지속적인 공급과잉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가격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리계열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주요 축산물에 비해 소비층이 두텁지 못한 오리고기 시장이 경기침체에 더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AI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 마저 확산,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라며 “따라서 당장의 가격안정을 위한 사육마릿수 조절도 중요하지만 특단의 소비확대 대책이 병행됐어야 했다. 주요 축종 이상의 노력이 투입돼야 했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 왔던게 사실이다. 결국 오리업계의 근본적인 전략 부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황금기를 맞이했던 오리시장 자체가 줄어들었고, 사육마릿수가 조금 회복되자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리고기가 주요 축산물 반열에 안착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까지 놓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뜻있는 전문가들은 “오리시장의 파이를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오리산업 부흥대책 제시가 시급하다”며 “이와함께 산업을 아우르고 공감대를 형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수 있는 구심점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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