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철 부원장(한국축산경제연구원)
품질 균일화·가격 경쟁력 최우선 과제
국내산 조사료의 경우 그동안의 조사료 생산 확대 정책에 힘입어 말에게 급여 가능한 동계 조사료가 매년 200만톤 이상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말 사육농가가 이용하고 있는 물량은 매우 적다.
그 이유는 그동안의 정책이 조사료 재배면적의 확충을 통한 생산량 증대 및 자급율 증진에 치중됐고 최근에 와서야 품질에 대한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말은 초식가축이지만 소와 같은 반추가축이 아니기 때문에 조악하거나, 흙먼지가 많거나, 부패된 조사료를 다량 섭취할 경우 산통 등 복부질환, 호흡기 질환, 중독 증상 등을 보이기 쉽다.
따라서 국내산 조사료가 승마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호성이 좋아야 하고 △건초는 아니지만 수분 함량 30% 정도의 헤일리지 급으로서 곰팡이 및 흙 등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아야 하며 △품질의 균일성이 있어야 하고 △수입건초와의 영양가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국내산 조사료가 많지 않아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데 그나마 농어촌형 승마장이 조사료 생산지역에 위치할 경우 관내 지역축협이나 조사료경영체로부터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 조사료 생산지역이 아닌 경우 인근 지역축협에서 운영하는 TMR공장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 승마장의 조사료 사용 실태와 인식
승마장의 조사료 급여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49개 농가 중 5개 농가를 제외한 44개 농가가 수입건초를 단독 또는 혼합급여하고 있었다.
15개 농가는 수입건초와 함께 볏짚과 식품부산물 등 기타 조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
조사료 종류별로는 단독 또는 혼합의 형태로 티모시 63.3%와 알팔파 57.1%를 급여하고 있었다.
약 20%의 승마장이 연맥건초를 급여하고 있었으며 약 30%의 승마장이 볏짚 또는 기타 조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거의 대부분 승마장에서는 수입 조사료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유로는 수입 조사료가 영양가가 높고(64.4%), 수시로 구입이 가능하며(46.7%), 국내산 조사료에 비해 품질이 균일하여 안심하고 급여할 수 있다는 점(46.7%)과 함께 구매가 용이하기 때문에 저장 공간을 넓게 갖출 필요가 없다는 장점(17.8%)이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한편, 사육규모에 관계없이 조사 대상 승마장의 44.4%가 국내산 조사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실제 동계작물의 생산과 유통의 활성화가 미흡한 중북부 지방에 위치한 대부분 승마장에서는 국내산 조사료를 잘 인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조사대상자의 88.9%가 국내산 조사료가 싼 가격에 품질이 좋으면 구입하겠다고 응답하여 국내산 조사료가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일정부분 충족하면 이용 확대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