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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3정(定)’의 품질로 한돈산업을 혁신하자

  • 등록 2016.09.23 10:30:28

 

안기홍 소장 (안기홍 양돈연구소)

 

올들어 미국. EU ,칠레 등 주요 돈육수출국들의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홍보 마케팅이 더욱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들은 우리 한돈산업이 안고 있는 품질의 취약점을 꿰뚫고 있는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지난 5월 ‘2016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통해 도축후 1주일 이내 돼지고기를 사용, 숙성된 풍미를 자랑하는 가공품 이벤트를 전개한 것이나, EU에서 유럽육류의 전통, 복지안전중심의 생산시스템과 품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추세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칠레 역시 한국인의 니즈에 맞는 선도, 질감, 맛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이미 완료한 상태임을 강조하며 동물건강,식품위생 및 안전, 약속, 맛의 4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칠레 아그로수퍼는 작년 11월과 올해 5월 국내 공중파 방송과 유력 일간지를 잇따라 초대, 현지 농장과 육가공장, 분뇨자원화시설까지 공개하는 차원 높은 마케팅을 펼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보쌈업체와 함께 푸드트럭을 활용한 봉사활동으로 우리 소비자들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현지화에 공을 기울이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수출국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무한통삼’ 이라는 삼겹살무한리필 체인점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돈육재고량이 5만2천톤으로, 전월대비11.3% 감소했다고 한다. 평소 친분이 있는 수입돈육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육 가격이 3~4개월전 보다 20~30%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돈육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 한돈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가 본 원고 작성과정에서 축산물유통전문가와 구매담당 7명과 통화해본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7~8월 성장지연으로 인한 생체 100kg이하 저체중돈(일명 저조육)증가는 기본이었다. 저성장속 저지방과 성장 보상을 위한 고에너지원(지방) 추가급여에 따른 ‘물렁물렁하고 누런 고기’ 증가, 불확실한 출하물량, 10월에 대거 출하가 예상되는 과지방돈, 끊임없는 화농육 등 한마디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한돈을 바라보는 공통적인 시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계속되는 고돈가로 인해 유통업체의 수익성이 매우 좋지않은 현실은 무엇보다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추석명절 당시 늘어난 고가부위의 재고량부담으로 작업물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파트너로서 양돈가와 소통을 원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기대를 안하고 있다. 더 어려워져야 변할 것인가?”라는 뒷말을 남기면서.
국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인 서울대 김현철교수는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라는 저서를 통해 일본의 25년 저성장기를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미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소비절벽 시대 기업은 매출이 끝없이 줄어든다. 매출이 정체되면 경쟁이 심해져 가격을 내리게 되고 그만큼 더 팔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매출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요가 부족한 기업은 투자를 줄이며 가계소득이 감소한다.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면  경제는 더 위축된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의 지식인, 리더들이 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그만큼 공부하지 않는다”라고 꾸짖으며, 일본의 사례를 본받아 일본보다 훨씬 기초가 약한 우리는 더 많은 노력, 혁신 하지 않으면 안 됨을 경고하기도 했다.
피그플랜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국내 모돈 13만두농장에서 2년간 모돈두수와 이유자돈두수가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4분기와 내년의 양돈시장이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자돈생산 농장의 증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산자수 증가에 따른 돈사부족과 밀사문제를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우리 한돈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을 까 심히 걱정된다.
하지만 우리 한돈업계, 한돈인들이 혹시라도 장기간의 고수익에 의해 위기감이 많이 무뎌져있지 않은지, 너무 돈가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직도 갑의 사고로 유통 및 출하선을 대하고 있지 않은지, 떡지방과 화농의 증가로 많은 식당과 소비자층이 이탈되고 있는 사실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유통업체에서 품질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너희가 아니더라도 출하할 곳은 많다”고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싶다.
주간, 월간, 계절의 기복없이 일정한 물량을 정기적으로 유통에 공급하는 것을 ‘정시(定時)’, 항상 일정한 체중과 규격품을 출하하는 것을 ‘정량(定量)’, 항상 일정한 품질과 맛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을 정질(定質)이라고 한다. 이러한 3정(定)의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종돈, 영양, 위생, 관리, 환경 등 종합적인 요소의 과학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 바로 고객과 품질중심의 사고 및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양돈장이 유통업체에 원료를 공급하는 납품업체로서 정시, 정량, 정질의 원료를 생산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러한 고객중심의 사고만이 우리 한돈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산업으로 후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돈육산업도 전체적인 경기불황의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세계돈육산업의 변화와 돈육수입업체의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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