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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 ><9>종축 개발·육종 위한 과감한 정책 필요

사양관리 과학화…현장 경험·기술 바탕 이론 정립

  • 등록 2016.10.21 10:41:33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종모우 혈통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혈액비율이 다른 지역별 혈통의 종모우 생산과 이 혈통의 윤환번식에 의한 혈통 유지 시스템도 구상해야 한다.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육지 흑모한우와 천지각 혈통을 한우개량사업소가 보유한 보증종모우(KPN) 이전의 챔피언 시대의 종모우(K)를 활용하여 새로운 혈통을 만들어 가는 것도 이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는 인공수정 이전에는 그 지역에서 우량우를 종모우로 번식시키고 길러왔기 때문에 그 지역의 소가 만들어졌으며 오직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암소 두 마리로 40여 년간 200여두에 소를 만들면서 외부로부터 일체 소를 사들이지 않은 농가도 있다.
물론 인공수정으로 혈통이 다양하게 섞여왔기에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흑모한우의 혈통이 남아 지금도 검은 모색이 섞여 있고, 천지각한우도 인공수정에 의해 다 섞여버렸음에도 아직도 천지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유니폼화가 지속된다면 그 혈통의 멸종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일본이 겪고 있는 혈통의 피라밋 현상에 의한 근친 문제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산학관의 소통과 미래의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차원 높은 정책과 한우종축의 개발과 육종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학관의 소통이 절실한 것은 축산업을 발전시키는 기술도 현장에서 만들어지고 미래의 청사진을 위한 밑그림도 현장의 몸부림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장흥 우시장에 천지각한우 한 마리가 고기소로 매대에 올랐다. 필자는 이 소를 매입한 식육점을 경영하시는 분께 천지각한우의 쇠고기를 구입하겠다고 부탁을 하고 판매날짜가 되어 연락을 했더니 육질이 너무 좋아 선물용으로 다 팔려서 매진되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이 일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그러나 천지각한우는 비교적 인공수정으로 개량이 몇 계대 내려가지 않은 소들이다.   
현장의 오랜 경험의 노하우가 축산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소통이 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그 좋은 예가 축협중앙회 시절 축사표준설계도에 지붕 개폐 우사가 채택된 점이다. 이 부분은 사육시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겠지만 산학관 협력을 통해서 월등한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1968년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때의 일이다. 건너 마을의 큰집 형수씨께서 허겁지겁 달려와 큰 일 났다고 빨리 집에 좀 가자고 숨 가쁘게 말씀하셨다. 어제 밤에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놓고 닭장 문을 잠그는 것을 망각하는 바람에 새벽에 닭이 먼저 나와 아침에 쥐약을 걷기 전에 먹어버렸고 쥐약은 제일 독한 맹독성 농약을 섞어 만들었다고 하셨다.
그 당시는 마당 가운데 이엉(마람장)으로 돌려 벼를 저장하는 갈무리통(두데통)을 만들고 함석을 삥 둘러 쥐의 침입을 막도록 하고 벼를 저장했으나 알 수 없는 쥐의 피해가 많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쥐가 초가지붕에서 갈무리통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방법은 쥐를 약으로 잡아버리는 것이었는데 장닭 한 마리와 암탉 열 한마리가 전부다 쥐약을 먹은 것이다.    
내가 간다고 해도 수의사가 아닌 나로서는 아무런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당시는 닭이 낳은 계란으로 학비와 생활비용을 쓰던 때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형수씨에게 무어라고 드릴 말씀이 없어 따라 나섰다.
형님 집에 도착하니 닭들은 이미 퍼덕거리며 제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형수씨는 걱정스런 얼굴로 나만 보고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셨다. 순간 나는 최선을 다해 보려는 마음으로 아무 상식도 없이 닭들의 수술을 시작했다. 부엌의 식칼로 닭의 모이주머니를 가르고 모이주머니에 있는 쥐약들을 털어내고 주전자로 물을 부어 씻어냈다. 또 모이주머니에서 거꾸로 물을 부어 입으로 물을 쏟아냈다.
전체를 물로 세척한 다음 참기름을 모이주머니와 입에 한 숟가락씩 부어 넣고 실꾸리의 바늘과 무명실에 참기름을 발라 모이주머니를 꿰매어서 한 마리 한 마리 수술을 해 나갔다.
일단 수술을 전부다 끝냈지만 살아날 가능성은 생각지도 못했다. 형수님께 희망은 없지만 기다려 보자고 위로해 드리고 형님께는 내가 잘 말씀드리겠다고 돌아왔다.
다음 날 형수님이 일찍 찾아오셨다. 닭들이 모두 살아났다고 기뻐하시는데 내 자신도 놀랍기만 했다. 아무런 상식도 없이 무작정 했던 수술이 죽기 직전의 극한 상황의 닭을 살려낼 것으로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지금 같으면 닭 12마리는 걱정할 일도 못 되었지만 그 당시의 농촌경제가 어려워서 큰 걱정을 하시는 형수님이 안타까워 무작정 했던 일이었다.
그 후 토굴처럼 만들었던 닭장에 철망을 쳐서 운동장에 나와서 햇볕을 쪼이며 병아리와 함께 노는 닭장을 새로 지어 기르게 되었다.
필자는 봄이 되면서 하이라인 산란계 초생추(햇병아리)를 입식하고 산란계를 기르는 계사를 토담을 쌓아서 세미모니터식 초가지붕으로 하여 철망을 쳐서 보기 좋은 계사를 신축하고 닭이 커서 산란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삵(쌀가지)의 침입으로 피해를 보았다.
우리 집은 산골 대나무 숲속에 집이 있었기에 삵의 침입이 있었다. 계사를 철저하게 잘 지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침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축산은 현장을 통해서 발전되어왔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좋은 명마의 씨를 받고자 종부하는 암말의 생식기에 솜에 실을 묶어 넣었다가 멀리 있는 다른 암말의 생식기에 집어넣고 손으로 정액을 짜버린 것이 인공수정의 시초가 되었고, 인공수정은 수정난이식으로 발전되고 수정난이식의 기술이 이제는 복제와 줄기세포의 생명공학과 의학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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