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돈

■ 허술한 동물약품 관리체계 도마위

휴약기간 새 규정 무시한 항생제 버젓이 유통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물소독제’ 논란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룬 방역당국의 동물약품 관리체계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엔 양축농가는 물론 소비자 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는 휴약기간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

 

마보플록사신’ 제품 잔류위반 급증…검역본부 ’15년 2일→4일로
변경전 생산품 사용농 “구입시 추가 설명없어… 약제 검출 피해”
품목허가 ‘기준모델’ 변경사실도 뒤늦게 인지…관리체계 불신 확산

 

“휴약기간 지켰는데…”
경기도 양주의 양돈농가 김창균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내 중견 동물업체인 이글벳사의 흉막폐렴 치료제 ‘마보레스’를 구입해 사용했다가 큰 낭패를 봤다.
이 제품을 접종해 출하한 돼지 전반에 걸쳐 체내에 흡수되지 못한 약제가 육가공 과정에서 검출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당시 해당제품을 추천한 동물병원을 통해 제품부표상 명시된 휴약기간이 2일임을 확인했다. 이에 휴약기간중 출하될 돼지 93두를 제외한 916두에 대해 3일간에 걸쳐 접종을 실시했다”며 “그런데 약제가 검출됐다며 거래처로부터 클레임이 들어왔다.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돼지 품질 논란으로 거래처가 갑자기 끊기며 일시적으로 출하조건이 좋지 않은 육가공업체로 출하선을 변경, 추가피해까지 발생했다며 이글벳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해 놓은 상황.
이에대해 제조사측은 지난 19일 “제품 품질자체에 하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회사 이미지 등을 고려해 피해보상 요구에 응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프랑스 4년전 휴약기간 변경
문제는 동물약품 관리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마보레스’를 비롯한 동일 성분(마보플록사신) 제품의 휴약기간이 김씨가 제품을 구입하기 이전인 지난 2015년 12월15일 이미 4일로 일괄 변경됐음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구입한 제품 부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조사측은 “검역본부의 휴약기간 변경 이전에 생산된 제품이다 보니 이전처럼 2일로 명시돼 있던 것(김씨는 인쇄상의 실수로 알고 있다)”이라며 “이들 제품 역시 대리점 등을 통해 휴약기간에 혼선이 없도록 조치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씨에게 제품을 공급한 동물병원에서는 휴약기간 변경에 대한 언급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휴약기간 변경전 생산된 항생제가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 없이 버젓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음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 정부를 비롯한 범 축산업계의 잔류물질 근절 노력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마보레스’의 오리지널 제품 제조국인 프랑스에서는 국내 보다 무려 2년이나 앞선 지난 2013년 마보플록사신 성분 제품의 휴약기간을 4일로 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동물약품 관리체계에 대한 부실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잔류위반 급증
실제로 마보플록사신에 대한 특허기간 종료 이후 국내에 ‘마보레스’와 같은 카피제품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해당제품에 의한 잔류위반건수도 덩달아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본부가 약사심의위원회를 거쳐 마보플록사신 사용 제품에 대한 휴약기간을 뒤늦게 일괄변경 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수의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피제품이라도 동일 성분 제품의 품목허가시에는 오리지널 제품에 적용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후속관리는 오리지널 제품과 다르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안된다는 시각이 적지않다.
더구나 김씨측이 신문고 등을 통해 휴약기간을 통해 폭로하기 전까지 검역본부측은 관련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져 시장 모니터링 기능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수 없게 됐다.

 

이 농장만의 문제?
물론 마보플록사신 제품의 현행 휴약기간 자체는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해보상 협의과정에서 실험을 담당했던 한 수의사는 “현행 휴약기간 이후 항생제는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보조제 성분은 남아있고 약제 냄새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길이 없는 육가공업계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상육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농가 피해는 물론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이번 논란을 해당제품에만 국한하기는 어려운만큼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많은 개체를 일괄접종 했기에 (육가공업체의 클레임 원인이) 구제역 백신에 따른 문제가 아닌 것을 알수 있었다. 다른 농장이었다면 아마 구제역 백신 부작용으로 치부한채 넘어갔을 것”이라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