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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37>열기 시들해진 축산진흥대회

화우공진대회와 견줄 개량 결실의 장으로 회복 시급

  • 등록 2017.02.23 19:38:38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건강한 토양에서 생산된 풀을 먹는 소는 더위에도 강한 건강하게 되고, 건강한 소는 1년1산과 다산을 한다. 그러므로 건강체질의 소가 맛있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것은 하나의 등식으로 성립된다.                     
20여년 전의 조합원 한 분이 자기가 경작하고 있는 간척지 쌀의 품질이 대단히 우수하여 밥맛이 아주 좋다고 하기에, 다음해 가을에 한 가마니를 부탁하여 필자의 육답(육지논)에도 똑같은 품종인 동진벼를 파종하였다.
필자의 논에는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우의 순수 퇴비만을 살포했다. 벼가 자랄 때 초기생육부터 튼튼했지만 화학비료를 쓴 논처럼 벼가 자라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이래가지고 되겠느냐고 걱정을 했다. 그러나 벼가 익을 무렵부터는 튼튼하면서도 매우 작황이 좋았다.
가을에 조합원의 간척지 쌀과 화학비료를 전혀 안 쓴 퇴비로만 지은 필자의 쌀과 밥맛을 비교해보니 간척지 쌀도 좋았지만 퇴비로만 지은 필자의 쌀의 밥맛이 훨씬 월등하였다.  
순수퇴비의 자연농법은 간척지 쌀보다도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듯이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농산물의 맛을 좋게 하는 퇴비 활용방안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여야 한다.
지금 농촌에서는 일손 때문에 퇴비보다 화학비료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한우의 축분은 자연의 유기물 퇴비로, 이 퇴비로 재배된 농산물은 맛이 좋다. 그 만큼 축분은 농산물의 품질을 좋게 함으로써 세계화 시대의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참으로 보배로운 자원이다.                  
또한 축분은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함으로써 소의 생산성도 끌어 올린다.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화학비료를 퇴비로 대체시키는 정책의 수립이 시급한 이유다.                                    
실제로 화학비료를 순수퇴비로 대체시킨다면 현재의 축분 퇴비는 절대부족이다. 40여년간을 한우와 가족처럼 살며 27산에서 36산을 외양간에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양질의 조사료 덕분이었다. 현대화 된 축산에서 배합사료로 영양밸런스를 맞추어 주고 전문적으로 관리하여도 수태율이 떨어지는 것은 섭취하는 조사료의 영향이 크다고 할 것이다.
2016년 전라남도 한우경진대회가 무안에서 열렸다. 송아지, 육성우, 미경산암소, 경산암소로 구분, 해당 년도의 일정기간 4개월 안에 태어난 소를 대상으로 국한하여 외모비교심사로 순위를 선정하여 시상하게 됐다.
이번 한우경진대회는 출품축을 아침에 도착시켜 점심시간 안에 마무리 됐다. 단순하고 편리하고 간단했다. 매년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짧은 시간내에 행사가 마무리 됐다. 시상도 전라남도 지사를 대리해서 부지사가 참석했고, 전체 참가 인원도 축주와 축산농협직원, 한우협회회장과 축산농협조합장으로 단촐한 행사로 끝났다.
제3회 대회로 기억되는 전라남도 축산진흥대회가 1974년도에는 광주공원에서 열렸고 진돗개와 다른 축종들도 참여하여 전라남도 축산진흥대회의 이름으로 치러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필자는 출품축의 정액을 채정하여 현미경 검사를 했었다.
수많은 사람들로 축제와 같이 성황리에 행사가 치러졌다. 지금은 시내 한 중심가가 되었지만 농성동 전라남도 농촌진흥원에서도 치러졌던 기억이 있다. 그 때의 열기는 대단히 뜨거웠고 수소 종모우를 선발하는 전국대회의 전남 예선전도 겸했다.
그 후로는 넓은 담양공설운동장의 풀밭에서 여유롭게 하면서 1박2일로 개최됐다. 출품축의 연령은 당해 연도 태어난 기준으로 했으며, 후보종모우는 앞니를 기준으로 해서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소를 뽑는 대회였다.
전국홀스타인품평회도 마찬가지였다. 개인 목장의 명예를 걸고 도전하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육종과 개량편에서 언급했듯이 출품축의 발바닥을 깎아서 키를 낮추는가 하면 초우량암소(엘리트카우)를 선발하여 그 새끼를 받아 출품을 계획하기도 했었다. 3년전부터 준비를 해서 출품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때의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전국 가축시장을 돌며 우량송아지나 우량축을 매입하여 축산진흥대회를 준비했던 농가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뜨거웠던 열기가 왜 이렇게 추락하여 오전에 행사를 끝내는 것인가? 이 행사의 목적은 어디에 있고 이런 행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는가? 몇 년 전 북해도 화우공진회를 가 보았었다. 포니를 비롯한 식용말까지도 출품되고 있었다. 출품축들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개량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출품농가들은 출품축의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었고, 포니를 출품했다가 입상을 못하자 서럽게 울던 한 학생의 모습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었다.
북해도 화우공진회는 3일간 열리고 전일본 화우공진회는 5일간 열린다. 이 기간은 축산인들의 축제의 기간처럼 느껴졌다. 많은 한우사육 농가들이 일본을 다녀왔기에 설명이 오히려 불필요한 일이겠지만 북해도 화우공진회를 통해서 그동안 개량해 온 노력과 보람의 결과물을 비교하며 앞으로 개량에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 보는 보람찬 대회로 거듭하여 발전해 가고 있는 모습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일본화우산업의 발전을 화우공진회를 통해서 이끌어 가고 있었다. 화우를 출품한 축주들이 자신의 개량과정과 출품축을 자랑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일본 화우산업의 밝은 앞날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축산진흥대회도 본래의 목적대로 그 의욕과 열기를 그대로 살려서 이끌고 나갔다면 결코 북해도 화우공진회를 능가했지 못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축산진흥대회에 미쳐서 1년동안 수없이 우량송아지와 우량축을 찾아 헤매고 3년전부터 우량축을 생산하여 출품에 대비했던 그 때의 그 열정이었다면 결코 북해도의 화우공진회에 뒤처지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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