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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

AI 속수무책…산업 기반 요동

<기획 시리즈> 한국축산업 현안과 진단⑤【산란계】

[축산신문 서혜연 기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 100여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3천328만수로 사상 최대·최악의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가금농가들은 철새가 북상하는 시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 더구나 한동안 잠잠했던 AI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1일엔 전남 해남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2일엔 충남 청양의 산란계 농장에서 AI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가장 타격이 컸던 산란계 농가들은 여전히 ‘AI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I, 산란계 집중…역대최대 피해
대규모 살처분, 계란 大亂 초래

농가간 수평전파 주원인 추정에
GP센터 유통, 대안으로 재 부상

사육기반·수출시장 재건 ‘총력’
농가 보상체계 현실화도 급선무

 

산란계 역대 최다 살처분
고병원성 AI는 산란계 산업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3일 기준 산란계 사육수수 대비 33.9%인 2천788만수가 살처분됐다. 역대 최대 피해다. 이는 곧 계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계란 대란’이 일어났다.
AI 발생 한 달만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계란 소비자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더니 최고 9천500원(aT, 특란 30개 기준)까지 치솟았다.
엎친데 덮친격 방역대에 묶인 농가들은 입식·출하 제한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100주령을 넘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계군 출하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신규 병아리도 분양받지 못하는 상황. 그나마 계란은 1주일에 단한번 출하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산란종계 절반 이상이 매몰됐다는 점이다.
23일 기준 산란종계는 전체 사육수수 대비 51.1%인 43.7천만수가 살처분 됐다. 산란종계를 수입해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11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업계는 “산란계 사육기반이 빠르게 회복되려면 산란계 병아리 또는 실용계 종란 수입시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급률 하락 우려도
지난 1월 정부는 고난가를 잠재우기 위해 ‘수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과 계란 가공품 8개 품목에 상반기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이달 말까지 운송료 50%도 지원키로 했다. 지금까지(21일 기준) 신선란 804여톤, 난가공품 836여톤이 수입됐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물량은 아니지만, 수입 정책으로 국내산 계란가격 진정 측면에서는 일부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선 수입으로 인한 자급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신선란은 국내산이 가격경쟁력 면에서 월등하다. 문제는 난가공품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난백분이나 냉동 난가공품의 경우 오랜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기존에 국내산 계란을 사용했던 난가공업체에서 정부 혜택을 받아 수입산 난가공품으로 대체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99.6%를 자랑하는 국내산 계란자급률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GP센터 계란의무 출하를 ”
이번 AI 피해는 유독 산란계 농장에 집중됐다. 이는 철새로 인한 전파보다는 ‘농장 간 수평전파’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란계 산업 특성상 계란 출하를 위한 차량 수시출입이 불가피하다. 업계에 따르면 10만수 규모의 한 농장 당 거래하는 유통상인은 10여명. 그러나 GPS 부착률은 50%가 채 되지 않아 차량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집란과 유통에 사용되는 파레트, 나무판은 상인끼리 돌려써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앞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GP센터’가 재조명됐다.
특히 한국양계농협이 운영하는 GP센터가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1일 1농가 1차량 전담제를 도입하고, 모든 차량에는 개인소독기를 배치했다. 또한 계란을 수거할 때 1회용 골판지 합판을 쓰고, 팔레트는 침지소독을 빼먹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농장에서 출하되는 모든 계란을 GP센터로 출하하고, 상인들이 여기서 계란을 거래한다면 차량으로 인한 수평전파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계란·산란성계육 수출도 ‘꽁꽁’
산란계 사육기반 재건과 함께 해결해야할 과제로 ‘수출 재개’가 있다.
그동안 홍콩으로의 계란 수출과 베트남으로의 산란성계육 수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AI 발생 이후 수출도 꽉 막혔다.
계란의 경우 한국양계농협의 영천한방유통센터는 AI 비발생 지역인 경상도에 위치해 계란 수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계란 수급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계란 10만개 수출도 취소했다. 이후 아직까지 수출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산란성계육의 베트남 수출도 발이 꽁꽁 묶였다.
국내 산란성계 전용 도계장 5개 업체(정우식품, 신우FS, 싱그린시스템, 자연일가, 유진)는 살처분 수 증가로 12월부터 도계장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AI로 인해 베트남 수출도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되면서 매출이 80%이상 급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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