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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축산원, 반려동물 유전질환 조기진단 기술 개발

반려견과 오래오래

  • 등록 2017.03.17 11:17:13

 

최 봉 환  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필자가 ‘진돌이’와 만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따뜻한 봄으로 기억된다. 평소 강아지를 사달라고 졸랐던 아들에게 어머니는 시골 옆집의 진돗개 새끼를 친구로 만들어 주셨다. 진돌이와 함께 놀던 기억, 한 달 간 집을 나가 마음 졸였던 일들이 아직도 추억으로 생생하게 남아있다.
미국의 세계미래학회에서는 ‘미래 10대 전망’의 하나로 2035년부터 세계 인구의 증가세가 멈추는 대신에 반려동물의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 발전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핵가족화와 독신, 노령 인구의 증가는 반려동물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용어는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기존 ‘애완동물’이란 말 대신 인간과 동물의 양방향적 사랑을 부각하기 위해 제안돼 미국,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반려견은 ‘개과’ 동물로서 조상은 늑대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지만 다른 야생의 동물과는 확연히 다른 진화과정을 갖고 있다. 반려견의 조상인 개는 인간의 주위를 맴돌면서 살기로 결정하고 그의 조상인 늑대로부터 자신을 능동적으로 분리해 진화해 왔다. 최근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통해 개의 오래된 선조와 야생늑대가 13만5천년 전에 유전적으로 분리되었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반려견은 이름에서와 같이 인간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아가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양질의 사료와 동물병원 증가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반려견의 평균 수명이 15년, 인간의 평균 수명이 80년임을 생각해 볼 때 너무 짧아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반려견은 포유동물 중에서도 가장 많은 400여종 이상의 품종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인위적으로 생산하다보니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자들의 다양성이 훼손돼 획일화되면서 특정 반려견들의 유전질환이 많이 발생하게 됐다. 반려견의 수명은 반려견 안에 내재돼 있는 유전질환 같은 질병에 의해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즉, 질병과 연관된 유전정보를 알 수 있다면 반려견 유전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질병제어가 가능하고 수명연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올해부터 Top5 프로젝트의 하나로 ‘반려동물 산업화 지원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의료·복지 연구 분야에서는 반려견의 입안에 면봉을 이용해 미량의 세포 내의 DNA를 추출한 다음, 슬개골 탈구 등의 유전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를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은 반려견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연장을 통해 보호자와 반려견이 오랫동안 함께 살 수 있는 생명공학기술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인간을 사랑하게 됨으로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비단 이런 명언이 아닐지라도 반려견은 우리 인간의 오랜 친구이자 영원한 친구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오래 전 인류문명 속으로 초대해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반려견에게 진정한 사랑과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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