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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기획> “제 2의 성공신화 쓴다”…다시 뛰는 대구경북양돈조합

경제사업 강한 양돈조합…희망을 쏘았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이상용 조합장 취임 계기 분위기 일신…재도약 기지개 펼쳐
전국 조합 최초 한돈전문관 ‘한돈프라자·판매장’ 첫 승부수
‘격’이 다른 매장 소비자 접근…시험운영 괄목매출 성공예감


대구경북양돈농협(조합장 이상용)은 지난 198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양돈협동조합이다.
출범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조합 직원만 200여명(지금은 48명이 근무하고 있다)에 달하는 소위 ‘잘가나는 조합’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육가공과 종돈 등 대형 투자사업이 잇따라 부실에 빠지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영악화에 따른 각종 사업의 위축은 당연한 수순. 농협중앙회의 ‘적기시정조합’ 으로 분류되며 부실 경제사업장 정리와 함께 일부 신용점포와 지점 일부가 구조조정 되는 시련을 겪게 된다. 그동안 조합원들과 전 임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메고 재건에 매진했지만 한번 위축된 사업을 예전의 모습으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상황.


#조합원 마음부터 돌려
지난 2015년 제 10대 이상용 조합장의 취임을 계기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던 대구경북양돈농협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무투표로 당선, ‘조합 부흥’의 책임을 양어깨에 짊어진 이상용 조합장은 취임직후 조합으로부터 멀어져 있던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우선 주력했다.
이상용 조합장은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조합원에 대한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무자격 조합원 정리와 동시에 조합원에 대한 출하수수료 면제, 조합을 통한 종돈구입시 두당 5만원 보조 등 가능한 범위내에서 파격적인 지원 행보를 거듭했다. 조합 공급 사료가격공개를 통해 민간사료업체를 견제하는 기능은 물론 강원대학교 채병조 교수에게 요청, 사료품질 개선에도 착수했다.
조합 직원들에게는 성과금 지급과 함께 ‘할수 있다’는 긍정마인드를 심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조합 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능동적인 업무자세가 더불어지면서 조합 사업 각 부문에서 활기가 되살아났다.
이는 각종 지표를 통해 쉽게 확인할수 있다. 2015년 84억5천400만원이었던 출자금은 2016년 89억9천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상용 조합장의 출자금 증대 운동에 조합원들이 적극적인 동참으로 화답하며 납입출자금이 늘어난 결과다. 653억2천300만원에 그쳤던 경제사업도 868억2천500만원으로 무려 3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대구경북양돈농협은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등 경영평가 전 부문에 걸쳐 1등급을 받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 경제사업 활성화 지상과제
이상용 조합장은 그러나 만족할 수 없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하나 양돈조합의 성적표라고 하기엔 여전히 초라한 수준의 경제사업 규모로는 과거의 명성은 물론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민 끝에 내놓은 이상용 조합장의 승부수는 돼지고기 판매사업이었다. 전국의 협동조합 가운데 최초로 오로지 돼지고기만을 사용하는 ‘농협한돈프라자’ 와 ‘농협한돈판매장’이 그것으로  판매기반만 충분히 확보될 경우 조합 경제사업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안정적인 출하처 확보라는 조합원들의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다는 확신이 그 배경이 됐다.
유통단계 축소 및 유통채널 확대로 조합원에게 안정적인 판매와 수취가격 제고를, 소비자에게는 고품질의 신선한 돼지고기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고객감동을 위한 차별화된 접근 없이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상용 조합장은 철저히 소비자의 시각에서 접근한 판매사업 구축에 조합 역량을 집중하기에 이른다.


# 밑반찬도 고객감동을
조합 본점의 리모델링을 통해 한돈프라자(2층)와 한돈판매장(1층) 사업공간을 확보한 대구경북양돈농협은 조합사료를 전 이용하면서 상시 사육두수 3천두 이상인 조합원 가운데 1등급 출현율과 지육률이 가장 높은 올드림 브랜드 조합원 2개 농장을 선정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만 한돈프라자와 한돈판매장에 공급하되 최신 숙성고 도입을 통해 0℃에서 5일간 숙성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쉽게 경험하기 힘들었던 최상의 맛을 제공하고 있다.
“주인공이 빛나려면 조연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이상용 조합장의 지시에 따라 한돈프라자는 서브메뉴와 밑반찬까지 고객 감동을 목표로 맛과 균일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방 책임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모든 메뉴가 일정한 레시피에 의해 만들어질수 있도록 했다. 김치의 경우 전문공장에서 일주일 숙성된 제품만을 공급받고 있을 정도.
물론 한돈프라자의 최대 목표는 돼지고기를 많이 판매하는 것이다 보니 가급적 서브메뉴와 밑반찬 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특징이다.
고객의 ‘오감만족’ 에 도전하고 있는 대구경북양돈농협의 노력은 비단 음식의 맛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돈프라자는 각 테이블 간 여유 공간을 최대화, 웬만한 음식점과는 비교조차 할수 없는 독립성을 확보했다. 고객들에게 보다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 사이즈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구워주는 서비스가 더불어지면서 한번 찾은 고객들에게는 ‘격’이 다른 돼지고기 전문식당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농협한돈판매장 역시 한돈프라자와 동일한 원료육만 취급하는 한편 최신 산소취환포장 기법 도입으로 전국 택배서비스까지 제공,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하루 평균 300만원 매출
통념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행보로 ‘격’이 다른 돼지고기 전문식당(판매점)을 표방해온 대구경북양돈농협의 노력은 기대 이상의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 4월 12일 시험 운영 돌입후 한달여가 흐른 지금 한돈프라자와 한돈판매점 모두 높은 재구매 재방문율을 보이며 하루 매출규모가 각각 평균 300만원에 달하고 있다. 돼지고기 한 품목만을 취급하는 곳으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개 사업장이 갖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게 조합 안팎의 시각이다.
이상용 조합장은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며 “한돈프라자와 판매장은 (대구경북양돈농협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임을 자신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양돈농협은 조합원 확대 사업에 착수, 올 연말까지 대구경북지역내 50농가의 추가 가입을 추진하는 등 사세 확대에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돈프라자, 한돈판매장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시점부터는 영업점의 대폭 확대와 함께 브랜드사업 활성화 및 육가공사업과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사업이 강한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대구경북양돈농협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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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 상 용 조합장


오로지 돼지고기로 감동하는 고깃집
‘조합 부흥’을 위한 큰 그림의 시작


‘조합 살려라’ 조합원 기대 부응할터
영업점 확대로 경제사업 활성화 계기


조합을 살리기 위해 조합장이 됐다는 대구경북양돈농협 이상용 조합장.
무투표 선출을 통해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조합원들의 뜻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용 조합장은 “한돈프라자와 한돈판매점은 경제사업이 강한 양돈조합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큰 그림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육가공장이나 도축장 신축에 대한 권유도 적지 않았다는 그는 “당장은 과시하기 좋은 사업일 수도 있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클 뿐 만 아니라 조합 형편상 적절치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 우리조합에 가장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저그런 평가를 받는 식당, 다른 곳 보다 조금 더 잘 팔리는 수준의 식육점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설계에서부터 내부 인테리어, 밑반찬 메뉴와 재료선택, 심지어 전등 하나까지 어느 것 하나 이상용 조합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한돈프라자와 판매장 사업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직원들도 예외일 수 는 없다. 이상용 조합장은 ‘프로’로서 철저히 소비자의 시각으로 접근, 기존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매장 완성과 운영을 주문했다. “손님이 남긴 음식은 반드시 먹어보도록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물론 한돈프라자와 판매장 확보 과정에서 본점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이 불가피, 대구경북양돈조합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야만 했던 상황. 평소 “조합돈은 단돈 10원이라도 신중하게 써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상용 조합장은 설계입찰만 6회를 거치며 기준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비용의 상당부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의 진심은 통했다. 여기에 조합원들의 성원까지 어우러지며 “돼지고기로 고객이 감동하는 고깃집, 그리고 돼지고기만으로 성공하는 고깃집을 보여줄 것”이라는 이 조합장의 구상은 순항 중에 있다.
이상용 조합장은 “충분한 노하우와 시스템이 구축된 후에는 대대적인 영업점 확대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표현정도로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서브메뉴는 물론 밑반찬까지 정해진 레시피를 통해 맛과 균일성이 유지되도록 하되, 그 품목을 최소화 하는 등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한돈프라자의 운영방침은 이상용 조합장의 큰 그림과 함께 치밀함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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