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

<대한민국 축산 리셋하자>■ 낙농산업

소비 위축에 수입산 잠식 가속…제도 개선 급선무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대한민국 낙농산업은 끝이 보이질 않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출산율의 감소가 수년째 진행되며 소비부진으로 이어졌고, 각종 규제는 낙농가를 더욱 위축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입산의 국내 시장 잠식은 낙농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낙농업계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국내산 유제품 소비 확대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무허가축사·착유세척수 문제 시원한 해결책 없어
수입 증가로 자급률 ‘뚝뚝’…급식시장 확대 절실


1. 무허가축사 적법화 난관
무허가축사 적법화 완료 시점이 내년 3월로 당장 코앞에 다가왔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농가들이 무허가 시설을 적법화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며, 그린벨트 지역에 묶여 적법화를 추진조차 못해보고 폐업위기에 몰린 농가도 상당수다.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강제폐업 할 처지에 놓였다.
낙농업의 특성상 수도권에 위치한 목장이 많아 대책 없이 시간이 흐른다면 생산기반 붕괴까지 우려되고 있다.
착유세척수 문제도 시원한 해결방안을 못찾고 있다.
많은 낙농가들은 2000년대 초반 정부시책으로 보급된 정화시설을 허가받아 이용 중에 있다.
하지만 세척수 처리도 문제가 되는데다 세척수 처리시설을 운영하는 정화처리업체도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비록 최근 들어 환경부에서 착유세척수의 공공처리시설 한시적 유입을 골자로 하는 관련 지침을 각 시·도에 공문으로 하달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소규모 낙농가를 우선으로 반입 조치하되, 폐기우유의 별도 분리처리 및 착유세척수 유입처리에 의해 공공 처리시설의 정상운영이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입처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부 허용인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낙농육우협회는 “세척수 처리시설 개선이 필요하지만 정책 및 기술여건이 맞지 않아 적법화 기회가 원천차단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위탁처리가 가능한 농가는 공공처리시설에 지속적으로 유입이 가능토록 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착유세척수 처리시설 설치를 유예해 적법화 추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2. 자급률 하락…수입유제품 대응책 필요
낙농산업의 자급률 하락 문제는 수년 째 이어오고 있는 문제다.
출산율이 매년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학생과 영유아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입유제품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부진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는지는 각종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인당 백색시유 연간 소비량을 살펴보면 1997년 31.5리터를 정점으로 2016년에는 27.0리터까지 줄었다. 19년 사이에 -0.8%의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소비패턴이 백색시유에서 치즈로 변화하고 수입 치즈가 소비시장을 잠식하는 것도 큰 문제다.
최근 6년간 우리나라 1인당 치즈소비량은 연평균 7.6%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2016년 기준 국내산 치즈에 사용된 원유량은 4만6천498톤으로 전체 원유 생산량의 2.2%에 불과했다. 즉, 수입치즈의 국내 시장 잠식이 자급률 하락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낙농업계는 소비변화에 대응해 국내산 치즈 생산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경제적인 문제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 이후 유제품 수출의 비중을 끊임없이 이어온 미국이 앞으로도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유제품 수출국과의 FTA를 모두 체결한 우리나라는 치즈에 대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5년 전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3. 학교우유급식 확대 시급
자급률 하락 문제는 학교우유급식 문제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의 이웃 나라인 일본에 비해서도 급식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일본은 초·중학교 우유급식이 통합급식의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교에서 학교 우유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51.1%에 불과하다.
급식률의 저하는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과 직결된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칼슘 영양섭취 기준 미달 비율이 무려 8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우유급식 실시교와 미실시교 간 칼슘 섭취량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낙농업계는 학교 통합급식의 실시와 군·의경에 대한 우유급식 확대 등 우유소비를 늘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며 K-Milk 사업과 연계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최근 몇 년 동안 우유급식의 과당경쟁과 덤핑판매를 야기시켰던 최저가격입찰제가 폐지되면서 업계의 환영을 받았지만 제도적으로 일부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다.
낙농육우협회는 “행정자치부의 지방계약법 시행령 42조 1항에는 ‘예정가격 이하로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부터 순서대로 계약능력을 심사해 낙찰자를 결정한다’는 규정이 있어 최저가격입찰자를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계약이행능력심사는 형식적으로 진행할 우려가 있다”며 “입찰가격과 계약이행능력을 함께 심사해 최종낙찰자를 정하는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4. 원유가격 연동제 개선
원유가격 연동제는 지난 2011년부터 실시된 제도로 과거 유업체와 농가간 생산비 협상 때마다 빚었던 갈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야기되자 이를 제도화 한 합의의 산물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생산비를 반영한 기준원가와 함께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변동원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한 번 정해진 원유 기본가격은 매년 8월1일부터 이듬해 7월31일까지 적용된다.
올해의 경우 통계청 우유생산비가 리터당 759.53원으로 발표되면서 2015년 대비 3.03원이 감소, 통계청 우유생산비 증감율이 ±4% 미만(-0.4%)으로 원유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변동원가 산출시 적용되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통계청이 발표하는 생산비에 이미 반영되어 있어 중복된 점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찬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정부와 원유 수요자측은 “소비자단체가 지속적으로 물가상승률의 이중적용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원유 생산자 측은 “변동원가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것은 연동제 도입시 이뤄낸 협상의 산물이므로 적절한 명분 없이 제외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낙농산업 문제점 발굴 및 대책 방안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를 8차례에 걸쳐 진행했음에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으며,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지만 생산자 측의 강한 반발로 유보됐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