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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도드람양돈조합의 마술’…숨은 비결은

조합은 3년 연속 최우수 위업…조합원은 각종 상 휩쓸어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농협중앙회의 2016년 유형별 종합업적 평가 전국 1위 농·축협에 대한 시상식이 개최된 지난 3월 23일 농협본관 정기대의원회장.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또다시 최우수축협(품목형)으로 선정된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이 시상대에 올랐다. 한번도 최우수조합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조합도 부지기수인 만큼 3년 연속 최우수조합의 위업이 대내외적으로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에서 한돈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데 이어 1년간 출하된 한우, 육우, 돼지, 계란의 품질을 종합 평가, 우수 농가에 대해 시상하는 ‘제14회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 시상식에서는 한돈부문 대상(국무총리상)과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우수상(대한한돈협회장상) 등 상위상을 모두 도드람양돈조합원이 휩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코 쉽게 실현될수 없는 ‘도드람양돈조합의 마술’에 축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숨은 비결은 무엇일까.


1. 도전의 도드람

‘테마파크’ 운영·‘본래순대’ 런칭 등
크고 작은 사업마다 ‘최초’ 수식어


도드람양돈조합의 지난 27년은 도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체제나 관행에 안주하기 보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주저없이 아무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도드람만의 ‘기질’이 발휘된 것이다. 도드람양돈조합이 펼쳐놓는 크고 작은 사업에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1990년 전신인 이천양돈조합으로 출범했지만 ‘1도1조합 원칙’을 내세운 당시 협동조합법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를 거듭한 끝에 6년만인 1996년 1월 마침내 ‘도드람양돈축산업협동조합’ 설립을 보게 된다. 
도드람의 기질은 일본시장 공략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주)도드람푸드의 모태가 된 (주)도드람유통을 통해 1994년 3월 도드람포크를 처음 내보낸데 이어 4년후인 1998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지육 수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2013년 국내 협동조합 가운데 처음으로 돼지부산물 프랜차이즈인 ‘본래순대’를 런칭한데 이어 초현대식 돼지 부산물공장 설립을 계기로 전근대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부산물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주인공도 바로 도드람양돈조합이다.
축산인재 양성에도 새로운 접근을 시작했다. 농협중앙회가 일선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매입한 농장을 리모델링해 희망자에게 임대해 주는 ‘축사은행 1호’ 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축산업의 6차산업화에도 도전,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돼지를 테마로 한 도드람테마파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연간 내방객수가 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나눔’ 사업에도 도드람양돈조합만의 색깔이 묻어나고 있다. 중앙자활센터와 ‘본래순대 위탁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근로 빈곤층의 ‘삶의 질’ 을 높일 수 있는 나눔을 추진해온 도드람양돈조합은 지난 3월 29일 그 첫 번째 점포인 본래순대 보령점을 오픈했다.


2. 혁신의 도드람

협동조합 본질 유지…농가 자생적 조직화
민간경영 기법 도입…시장변화 신속 대응


도드람양돈조합의 창립을 이끌었던 다비육종 윤희진 회장은 “창립멤버들은 원칙이 있었다. 경제사업에 집중하되 농가 자생적으로 조직된 계열화사업체를 만들고자 했다. 다른 협동조합과는 태생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러한 창립이념은 도드람양돈조합만의 독특한 경영형태에서 절정에 이른다. ‘기업형 협동조합’을 표방, 협동조합 취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적용하는 혁신을 이룬 것이다.
자회사는 조합원이 소유하되 사업은 전문경영인이 담당, 자칫 경직되기 쉬운 협동조합 경영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드람양돈조합의 혁신 행보는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쉽게 접할수 있다.
출범 이후 변함없이 고수해온 사료원가 공개 원칙은 민간사료업체에 대한 가격 견제라는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경제형사료의 개발과 공급으로 국내 사료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초창기 대일수출을 위해 주사침이 발견된 조합원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부과한다거나,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공판기능이 마비되자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 국내 최초로 화상경매를 실시한 사례 등은 도드람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에 이의가 없다.
윤리적 요소가 반영된 동물복지 트렌드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행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도드람양돈조합 산하 도드람엘피씨의 경우 지난해 9월 운송차량 하차 시 필요한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전기봉을 이용한 강압적인 몰이를 금지하며 계류기간 축종에 맞는 적정 시설을 제공하는 등 도축 과정에서 동물 복지를 실현,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복지도축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3. 진화의 도드람

호남권 조합 합병 기업형 협동조합 기틀
계열화사업 퍼즐 완성 결정적 계기


13명의 선도양돈인들에 의해 설립된 이천양돈조합. 사료와 유통사업을 위한 별도법인까지 설치하면서 시장개척과 함께 일본수출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계열화사업 체계 구축을 토대로 한국의 데니쉬크라운을 만들어 보겠다’ 는 설립 목표 실현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업종축협 설립이 가능토록 축산업협동조합법 개정과 함께 1996년 도드람양돈축산업협동조합으로 거듭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농가 자생조직의 한계를 벗어나 명실상부 양돈인이 주인인 정부 인가 조직, 그것도 전국 단위의 조직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특히 2003년 전북양돈조합과 광주전남양돈조합의 흡수 합병은 도드람양돈조합이 기업형 협동조합의 기틀을 갖추고 양돈계열화사업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실제로 도드람양돈조합은 신규법인 설립을 통한 새로운 시장 진출과 공격적인 M&A를 거듭하면서 모두 9개의 지화사를 체제를 구축, 사료와 종돈, 생산, 도축, 유통가공, 판매, 심지어 부산물에 이르까지, 여느 민간기업과 견줘도 결코 빠지지 않는 완벽한 양돈계열화사업체계를 완성했다. 이렇듯 외형적으론 첫 출범당시 목표는 달성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수입축산물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패커’ 로 도약의 필요성을 절감한 도도드람양돈조합은 또 한번의 변신을 도모하게 된다.
그 역할은 전북 김제 지평선 산업단지에 추진중인  ‘김제 후레쉬 미트센터(김제FMC)’에게 부여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최신식 첨단 자동화 시설을 갖춘 김제FMC가 내년 6월경 완공되면  도드람양돈조합은 오는 2020년 가공판매두수 80만두, 총 출하두수 120만 두, 총 사업량 3조5천억원여에 달하는 진정한 패커로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환경과 시대변화에 적극 부응, 끝없는 변신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창립 당시 품었던 ‘이상’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4. 기술의 도드람

전산화 기초 제공·임신진단기 첫선 등
생산성 중무장 선도농 육성 역량집중


도드람양돈조합이 급속한 성장을 가능케 한 힘의 원천은 바로 625명에 달하는 조합원이다.
더구나 이들 조합원 대부분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생산성으로 중무장하고 있는데다 손꼽히는 경제사업형 협동조합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조합 차원의 각종 기술지원과 각 부문에 대한 신기술 도입노력은 도드람양돈조합의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도드람양돈조합의 성향은 ‘이치, 즉 과학적 근거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강령으로 채택한 27년전 창립때부터 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93년 1월 데이터피그(DATA PIG) 프로그램을 통한 전산화를 시도, 우리나라 양돈전산화의 기초를 제공했다. 이는 곧 주간관리를 가능케 함으로써 비생산 모돈을 줄이고 농장가동률을 높일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임신진단기를 도입해 돼지임신여부를 조기에 파악, 불임돈을 최소화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올리면서 경제사업이 강한 대표적인 조합으로 정착했다.  특히 조합원 대상 사양관리나 수의, 환경 등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하는 한편 조합원 간 선의의 경쟁과 교류를 유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농가 생산성 및 품질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국내 평균 성적을 훌쩍 상회하고 있는 도드람양돈조합 전산농가들의 생산성은 그 결실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에는 국내 최초로 돼지의 지방량, 고기량 등을 초음파 이미지로 분석할 수 있는 자동도체 분석시스템 ‘오토폼’을 도입, 조합원을 비롯한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다양한 자료를 피드백, 생산과 품질 모든면에서 한단계 더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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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영 규 조합장

글로벌 경쟁력 구축…진정한 패커로 발돋움


“27년전 출범 당시 꿈꾸고 계획했던 많은 일들이 현실화 됐다는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도드람양돈조합을 이끌고 있는 이영규 조합장은 자신 역시 도드람의 한 일원이라는데 깊은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농가 자생적인 조합으로서, 설립초기부터 조합원 중심으로 모든 운영이 이뤄졌고, 지금도 그 철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게 우리 조합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이 조합장은 “역경도 많았지만 결국 조합원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협동조합으로선 생각하기 힘든 파격행보를 거듭, 기업형 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 한 데 대해서도 “누구보다 강한 개척정신으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피하지 않는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도드람 답다”는 주위의 시각을 접할 때 마다 자신도 모르게 양어깨에 힘이 들어갈 정도라고. 하지만 수입돼지고기의 시장점유율이 높아만 가고 있는 국내 양돈산업 현실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글로벌한 경쟁속에서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가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는 조합에게 떨어진 지상과제다. 그렇기에 또 한번 도전하고 있다.”
이영규 조합장은 진정한 축산물 패커로의 발돋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건립 중인 김제FMC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2020년까지 국내 원료육 점유율을 10%, 브랜드점유율은 5%까지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도 표출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확대,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마케팅 강화 등에도 조합의 모든 역량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영규 조합장은 “패커화와 더불어 소비자들에게는 식품 외식기업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1, 2차 가공제품으로 ‘식품’ 을 만들어 나가는 등 체질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만 조합 모든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합원 실익 증대에 있음을 잠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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