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돈

‘제주 숨골’ 축분뇨 불법투기 파문 확산

몇몇 몰염치한 농가 때문에…
대한민국 양돈 잔뜩 몸 낮췄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지자체 초고강도 규제 착수…‘양돈 퇴출’ 요구 도민 집회도
제주 예정 자조금설명회 취소…“불똥튈라” 양돈업계 촉각


제주발 가축분뇨 불법투기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의 몰염치한 불법행위로 인해 제주 양돈의 사육기반 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데다, 이제는 전국으로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본지 3119호 6면 참조>


◆ 제주양돈 쑥대밭
제주도에서는 지난 4월 일부 양돈농가에서 지역내 지하수 함양 역할을 담당해온 ‘숨골’ 에 가축분뇨를 불법투기한 사실이 적발된 것을 계기로 경찰 조사가 이뤄져 온데다 이달 초부터는 무단방류 양돈장 색출을 위한 숨골 굴착 작업이 이뤄져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숨골의 충격적인 가축분뇨 오염실태가 속속 드러나자 지하수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민들의 분노와 함께 제주양돈 전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따라 권역내 가축분뇨 및 악취관리 실태 정밀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아래 지난달 28일부터 악취 취약지역 양돈장에 대한 악취측정에 돌입했다.
50개소의 농장에 대해 각 농장별로 시간대에 관계없이 매일 5회씩 4일간 20회 악취를 측정, 단 1회라도 악취허용기준을 초과한 경우 행정개선 권고와 악취관리시설 설치 및 계도를 거쳐 폐업명령까지 내려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점검결과를 토대로 악취관리지역 지정까지 추진될 전망이다.
민심도 완전히 등을 돌렸다. 제주지역 언론들이 연일 양돈업에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데다 양돈업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 집회와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다른 품목의 축산인들도 “도저히 용납될수 없는 행위”라며 가세하고 있다.
제주지역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제주는 지금 난리다. 제주민심은 들끓고, 이 지역 양돈은 쑥대밭이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이해하거나 옹호하려 하지 않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양돈업계는 당초 사과문 발표와 함께 강력한 자정의지를 밝힐 계획이었지만 불신이 극에 달한 여론을 의식, 일단 유보한 채 시기를 조율해 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전체 농가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라”
가축분뇨 불법투기 파문의 여파는 비단 제주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각종 중앙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가축분뇨에 오염된 숨골의 모습과 함께 관련내용을 보도하면서 가뜩이나 살충제 사태로 궁지에 몰린 축산업계를 더욱 당혹케 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제주사태의 표적이 된 양돈업계 일각에선 제주도가 실시하고 있는 실태점검 결과나 후속조치에 따라서는 다른 지자체도 동일한 방법으로 초고강도 환경규제에 돌입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양돈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악재가 나올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양돈업계는 잔뜩 몸을 낮춘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돈자조금대의원회는 이달 1, 2일 제주도에서 예정돼 있던 자조금사업 설명회를 지난달 28일 오후 전격 취소했다.
하태식 대의원회 의장은 “행사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양돈에 대한 제주지역 여론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대의원들의 전반적인 시각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제주 양돈업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설명회를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양돈농협(조합장 이상용)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이틀동안 제주도에서 갖기로 했던 청년 한돈인 대상 유관산업계 시찰과 세미나를 취소했다. 그만큼 국내 양돈업계 전체가 이번 제주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뜻있는 양돈인들은 “단 몇사람의 행위가 해당지역은 물론 국내 양돈산업 전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적법하게 가축분뇨를 처리하고 악취저감 노력에 집중해온 대다수 양돈인들은 선의의 피해자면서도 벙어리 신세다. 다시는 이같은 사례가 재현돼선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숨골이란=제주에서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린 후 어느 특정한 지점에서 물이 회오리를 만들며 땅속으로  빠른 속도로 빠져 들어가는데 이러한 현상들이 목격되는 밭이나 빌레지대, 혹은 소규모계곡을 숨골이라고 한다. 지표수가 없는 제주지역의 식수로서 의존도가 높은 지하수 함양 및 이동통로 역할과 동시에 오염원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중요 관리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