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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양돈농-육가공 ‘상생’ 본심입니까

상대 어려울 때 ‘확인사살’
돈가 정산관행 개선부터
“나를 위한 상생” 접근을

  • 등록 2018.02.02 11:12:47
[축산신문 기자]


이일호 본지 취재1팀장


몇 년전 일본에 갔을 때다. 지인의 소개로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일본의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에도 한국의 양돈업계는 고돈가 기조속에서 돼지가격 정산방식을 놓고 농가와 육가공업체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던 터라 자연히 일본의 사례에 대해 질문하게 됐다.
돼지가격이 너무 높으면 농가가 조금 덜 받고, 가격이 폭락할 경우엔 육가공업체가 농가수취가격을 조금 더 올려준다는 그들의 돼지가격 정산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들이 밝히는 그 이유는 신선한 수준을 넘어 다소 충격적이었다.
‘상생’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은 하지 않았다. 서로 무관한 두 사람이고,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각기 다른 입장이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다르지 않았다.
혹시 올지 모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양보가 아닌 ‘나’ 를 위한 사전 포석이 결과적으로 상생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말 뿐인 상생”
국내 현실을 보자. 지금까지 상대방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킬 수 밖에 없는 돼지가격 정산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일본과는 반대로 돼지가격이 올라가면 ‘지급률’ 이 상승, 농가 수취가격이 더 높아지고, 돼지가격이 떨어지면 지급률이 하락해 농가수취 가격이 더 떨어지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쯤대면 돈가폭등시나 폭락시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는 ‘확인사살’ 의 조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박피도축 중단 이후 양돈농가와 육가공업계가 돼지가격 정산방식 개선을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늘 그러하듯 회의 때마다 ‘상생’이 강조되고 있지만  기존의 관행을 지적하거나 탈피하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태에서 진정한 상생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 진정성 있어야
물론 범 양돈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등급정산제에서는 지금까지의 관행이나 일본의 사례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양돈농가별 평균 등급출현비율에 따라 지급률을 달리 적용, 정산이 이뤄지는 부분 등급정산제를 이미 도입한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데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개별등급정산제에서도 얼마든지 일본과 같은 형태로 상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굳이 일본의 사례를 따르라는 게 아니라 상생에 대한 진정성과 접근하는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 원칙 벗어나면 안돼
국내 양돈농가와 육가공업계의 ‘상생’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등급정산제를 기피하는 농가에 대한 지급률 조정폭을 놓고 대립하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년간 박피 평균가격을 산출, 탕박가격과 동일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지급률을 조정하는 방안이 부상하면서 농가와 육가공 관련단체들은 서로 유리한 조건을 적용시키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평균가격의 기준으로 삼는 산출기간에 대해 ‘3년이다’. ‘5년이 맞다’며 줄다리기에 한창인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원칙을 벗어나다 보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누구편을 들자는게 아니다. 박피지급률과 마찬가지로 탕박지급률 역시 지육률에서 시작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래야 서로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경제주체간의 합리적인 ‘상생’ 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쌍방의 계약이니 만큼 정해진 원칙이 어디있냐”고 말한다면 도리가 없지만 한번 묻고 싶다. 진정 ‘상생’ 이 양돈농가와 육가공업계 여러분들의 본심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