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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1. 축산식품에 대한 오해를 풀자 (1)

비만 주범은 과도한 탄수화물…채식주의 예찬 과학적 오류
육류, 필수영양소 공급원…반드시 섭취해야

  • 등록 2018.06.14 11:15:21

[축산신문 기자]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육식, 알고 먹으면 건강이 보인다.

몇 년 전 어느 TV방송에서 ‘육식의 반란’이란 프로가 방영된 적이 있다. 현대인에게 많이 생기는 질병인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당뇨병, 암 등 질병의 주범이 육류 등 축산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영양학자, 의사 등 출연자들의 일방적인 설명과 주장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기획프로였다. 축산물이 건강에 해롭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만 있고, 반론은 없는 반쪽짜리 프로였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곡물과 채소, 과일, 해조류 등 식물성식품 위주로 먹고, 가급적 육류, 계란, 햄, 소시지 등 축산식품과 가공품은 적게 먹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반적으로 채식은 선(善)이고 육식은 악(惡)이라고 단정하듯 몰아가는 분위기였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찌 보면 이미 결론을 내놓고 프로를 만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공영방송으로서 보도의 균형성이나 공정성을 유지하려면 찬반양론이 있는 경우 양쪽의 주장을 함께  보도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일방적인 주장만 방영됐다. 축산업계가 항의방문을 하는 등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과연 육식이 건강에 해로운 것인지 따져보자.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육류소비도 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현실이다. 영양결핍을 걱정하던 시대를 벗어나 이제는 영양과잉, 비만을 걱정하며 사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그것을 축산물 탓으로만 돌리려는 발상은 유치할 만큼 도식적이다. 다른 요인에 대한 분석은 없이 육류소비가 늘었으니 ‘고기가 주범’이라고 단정한 것이니 말이다.

원시시대의 인류는 수렵을 통해서 먹거리를 해결했다. 당연히 짐승이나 물고기가 주식원(主食源)이었고, 부족한 부분은 나무열매 등으로 보충했다. 인간의 섭생방식은 생태적으로 잡식성 동물인 셈이다. 가족구성원이나 부족의 수가 늘어나면서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사육하기 시작했고 곡류나 채소 등을 재배해서 먹거리를 확보했다. 수렵시대에서 농경사회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인류는 오랜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육식과 채식을 먹거리로 공유해왔다. 고기[肉, 魚], 알[卵],  젖[乳] 등 축·수산물을 섭취하면서 곡류, 과일, 채소도 빠뜨릴 수 없는 식품이었다. 

건강한 식단이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해서 고안해낸 지혜의 산물이다. 적어도 먹거리에 있어서는 과학적 데이터만으로 만병통치약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식품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이러한 과학적 오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오해1) 비만의 주범이 고기인가?

고기는 부위에 따라 지방함량의 차이가 크다. 도체(屠體)의 경우 약 20%, 정육(精肉)의 경우 약 10%, 그리고 살코기의 경우 약 5%미만의 지방함량을 보인다. 삼겹살·차돌박이 등은 지방함량이 높지만, 엉덩이살·볼기살·안심 등은 지방함량이 낮다. 따라서 무조건 ‘고기는 지방함량이 높다’고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고기는 용도에 따라 알맞은 부위를 선택해 먹는 것이 지혜로운 식생활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3대 영양소가 있고 광물질과 비타민을 합해서 5대 영양소라고 한다. 지방은 열량이 가장 높은 영양소로서 칼로리 효율이 우수하다. 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들어 있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소다. 무조건 지방을 먹지 않는 식생활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고기는 약 75%의 수분을 제외하면 20%이상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고단백 식품’으로 분류된다. 비만의 주범은 지방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탄수화물이다. 빵, 국수, 설탕, 콜라 등은 가장 살찌기 쉬운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콜라 한 캔에 각설탕이 7개나 들어간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미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도모할 목적으로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의 권고에 따라 식생활지침(Dietary Guideline)을 발표하고 필요시 수정한다. 미 농무부는 1980년 식생활지침에서 ‘저지방식(low-fat diet)과 콜레스테롤 섭취제한’을 권고했고, 그 이후 미국에서는 ‘저지방·고탄수화물식(low-fat, high-carbohydrate diet)’이 확산됐다. 그 결과 미국의 육류소비는 계속 감소했고 반대로 탄수화물 섭취는 증가했다. 그런데 비만율은 전 연령층에서 오히려 계속 증가했다. 당초 기대와는 반대로 지방섭취를 줄였는데도 비만율이 올라간 것이다. 2002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은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지방에서 기인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동안에도 비만도가 크게 증가했다. 비만의 원인은 지방이 아니다’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비만이 되는 것은 육류섭취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하루 권장량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초과된 열량을 활동이나 운동으로 소모하지 않게 되면, 그 초과된 칼로리가 체내에 축적되어 비만이 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들의 식습관을 보면 무언가를 자주 먹고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육류를 매일 섭취하더라도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을 병행한다면 비만 걱정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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