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우리나라 한우 농가의 대부분은 마블링(근내지방)이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평균 31개월간 키우는 고비용 사육을 하고 있다. 이에 수입 쇠고기와 품질을 차별화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생산비 중 사료비 비중이 미국산 쇠고기에 비해 1.7배 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경쟁, 관세 인하 등의 원인이 맞물리며 쇠고기 자급률은 2013년 50.1%에서 2017년 41%까지 뚝 떨어졌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에서 한우의 출하기간을 앞당기면서 풍미, 육질과 육량을 유지하는 새로운 한우 사육기술을 개발하며 국내 쇠고기 시장에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영양소 정밀 조절로 28개월령 조기출하
생산비 두당 23만원·연간 936억원 절감
품질대비 가격 경쟁력 높아 자급률 제고 기대
이번에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술은 사육 단계마다 영양소 함량을 정밀 조절하는 것으로 비육 기간이 기존 31개월에서 28개월로 3개월 짧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간 개량된 한우의 생산 특성을 고려해 육성기(6~14개월)와 비육기(15~28개월)에 단백질과 에너지 함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농진청 연구진이 이 기술로 키운 28개월 한우를 도축해 육량과 육질은 분석(도체중 446kg, 근내지방도 5.9)한 결과 우리나라 평균 출하월령인 31.1개월 한우 성적(443.6kg, 5.8)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자혀(액체를 분석해 그 성분을 구분해 내는 전자장치로 맛 분석에 사용)와 맛 관련 물질 분석, 전문가 시식 평가에서도 28개월령 한우는 단맛, 감칠맛, 풍미 면에서 31개월 한우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육색, 1등급 이상 출현율도 각각 13.5mm, 97.6㎠, 4.6, 93.0%로 31개월령 사육 전국 평균과 거의 유사했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한우 1마리당 생산비를 약 23만5천원 정도 줄여 국내 거세한우 전체에 적용시 연간 936억 원 가량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생산비가 줄면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창범 원장은 “한우고기 품질은 높이고 생산비는 낮추는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수입 쇠고기와 차별화한 한우고기 생산으로 자급률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해 수출 시장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