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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스토리를 만들어라>태성바이오 / 국내 폐사축 처리기 시장 ‘역사’

양축현장 눈높이 맞추기 위한 끊임없는 진화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연구개발 거듭…보일러식 단점 없앤 직접가열식
가금전용 파쇄건조기 출시도…냄새 없이 분말화
이동형 폐사축 처리기, 구제역·AI 현장 새 대안


국내 양산형 폐사축 처리기의 원조로 불리우는 (주)태성바이오(대표 김종화).
고압스팀 방식의 원천기술이 적용된 태성바이오의 친환경적 폐사가축 처리시스템은 국내 시장에서 어느 누구도 넘보기 힘든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태성바이오가 엮어온 ‘스토리’ 가 곧 국내 폐사축처리기의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태성바이오와 폐사축 처리기의 인연은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MF 여파로 남은음식물을 비롯해 부산물사료가 인기를 끌면서 당시 우유플랜트 설비 전문업체인 태성기계(2014년 태성바이오와 분리됐다)에 발효사료기 제작 주문이 들어온 게 그 시작이었다.
“발효사료기 시연을 통해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한 전남 나주의 한 양돈농가의 제안에 따라 폐사축처리기를 개발하게 됐다”며 “따지고 보면 폐사축 처리기가 아닌 발효사료기가 축산현장과 태성바이오의 첫 연결고리였다”고 회상한다.
태성바이오의 첫 폐사축 처리기는 농장주가 대만족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특히 일부 언론을 통해 해당농장의 차별화 된 폐사축 처리 현황이 알려지면서 국내 축산현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전까지 땅에 묻거나, 발효장 또는 개 먹이로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었던 폐사축이 멸균처리를 통해 전염병의 걱정이 없이 양질의 사료나 퇴비로 변신한다는 것 자체가 당시 국내 축산농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즈음 소각을 비롯해 또 다른 방식의 폐사축처리기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악취와 연기, 연료비  등 태생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하지만 태성바이오는 안주하지 않았다. 보다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적은 비용에 안정적으로 폐사축 처리가 가능한 제품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를 반복했다. 이는 곧 2 · 3세대 제품 출시로 이어지며 태성바이오 폐사축처리기는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직접가열식 폐사축처리기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지난 2005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공동개발한 이 제품을 통해 겨울철 동파나 연료비 부담, 그리고 지속적인 물 공급이 불가피한 기존 보일러식의 문제점을 말끔히 해소했다. 처리시간 단축과 연료소비를 최소화 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원하는 수준으로 폐사체 건조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효과도 얻었다.

특히 폐사축 매몰에 따른 지하수 오염이 없어 가축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게 사용농가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별도 퇴비장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보니 생산된 퇴비마저 부담일 수밖에 없는 가금농장의 현실에 착안한 태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가금전용 파쇄 건조식 동물사체 처리기를 출시했다. 유지 관리비용 부담을 보다 줄이는 것은 물론 냄새가 없고, 150℃ 이상의 내부온도로 폐사계의 완전 멸균과 분말화가 가능하게 됐다.
태성바이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제역, AI발생과 함께 사회적 문제로도 부상하고 있는 대량 살처분 및  매몰축 재처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이동형 폐사축처리기가 바로 그것이다. 2011년 3톤(8시간 기준)의 폐사축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제역 발생지 전용 랜더링 방식 처리기가, 2015년에는 AI 발생지 전용 파쇄건조 방식 처리기(1회 7·10톤, 3시간 기준)가 연달아 선보였다.
차량 설치가 이뤄져야 하는 특성상 특장차량제작 면허도 획득하는 한편 차량기술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30도로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하는 치밀함도 잊지 않았다. 지게차가 필요 없도록 자기부상형 시스템으로 보완, 현장성을 높이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태성바이오가 제품 공급 보다는 위탁 처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무원은 잦은 인사이동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폐사축처리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실제 필요할 때 가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김종화 대표는 “그럴바에야 우리 회사에서 직접 처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한다.
이동형 폐사축처리기는 전국 각지의 악성가축전염병 발생지에서 괄목할 위력을 발휘하며 세종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의 경우 관내 AI 살처분축 및 매몰지 처리를 태성바이오에 전담시킬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태성바이오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카피제품의 난립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태성바이오의 승소로 결론지어졌지만 일부업체에 대해서는 특허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겉모습은 몰라도 효과까지 모방할 순 없다. 모방제품으로 문제가 생긴 수요자들이 결국 우리 회사를 찾는 모습이 그 증거다. 중국 양돈장에 대한 수출도 이 때문에 성사됐다”는 김종화 대표는 “우리나라는 기술력이 대단하다.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경쟁자에 의해 밀리고 말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 폐사축처리기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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