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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이베리코 돈육, 국내 취급점 난립 ‘미스터리’

스페인 현지서도 제한적 생산
‘하몽’용과 달리 정육, 등급 관리체계 없어
도토리 먹인 돈육 전세계 수출량 연간 6천톤 불과
과대광고 피해 우려…유통질서 확립 시급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도토리를 먹인 흑돼지고기’ 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입축산물을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 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베리코 ‘정육’ 의 경우 이베리코 ‘하몽’(생햄)과는 달리 스페인 현지에서도 별도의 등급 부여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그나마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이베리코 돼지, 즉 도토리(스페인어로 베요타)를 먹인 흑돼지고기는 그 생산량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태식 위원장(대한한돈협회장)을 단장으로 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2018 해외시장 조사단’ 의 스페인 시찰 과정에서다.
이는 곧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공급된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불과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난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국내 이베리코 돼지고기 취급점들이 사용하는 돼지고기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베리코위원회(ASICI)에 따르면 이베리코 하몽의 경우 정부가 마련한 규정에 따라 도토리 급여 여부와 돼지혈통을 기준으로 모두 4가지 라벨(등급)로 분류된다.
최상위인 블랙라벨은 일정 체중이상 부터 방목을 통해 도토리만 급여한 순수혈통의 흑돼지로 만든 하몽에, 블랙라벨과 사육방법은 같지만 흑돼지 혈통이 50~75%인 돼지로 만든 하몽에 레드라벨이 각각 부여된다. 그린라벨은 도토리와 곡물사료를 함께 급여한 흑돼지 교배종으로 만든 하몽에, 화이트라벨은 도토리를 급여치 않은 흑돼지 교배종의 하몽에 붙일 수 있다.
문제는 정육이다.
조사단 확인결과 하몽을 만들고 남은 정육은 스페인 현지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이들 정육 제품에 대해서는 라벨(등급)을 붙이지 않는다. 당연히 별도의 관리도 없다.
ASICI의 한 관계자는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어떤 라벨용 돼지에서 생산됐는지, 도토리를 급여했는지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베리코 돼지의 사육두수도 많지 않다. 스페인 전체 사육량의 10% 수준인 330만두 정도다. 그 중에서도 도토리만을 먹은 흑돼지, 즉 블랙·레드라벨 하몽용은 20%인 70만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육 수출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이베리코 돼지고기로 수출된 물량은 정육 생산량(9만6천889톤)의 30% 정도인 2만9천여톤. 독일과 영국, 포루투칼, 중국, 일본, 한국 등지에 수출, 한곳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도토리만을 먹인 흑돼지 정육은 연간 총 수출량이 6천톤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수많은 이베리코 돼지고기 취급점이 어떻게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베리코 하몽을 생산하는 페르민사의 수출담당 임원은 “도토리만을 먹인 이베리코 정육의 수출은 극히 일부 물량만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이들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베리코를 사용한다고 해도 도토리를 급여치 않은 돼지에서 생산된 것이거나, 아예 무관한 돼지고기를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하태식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확히 사실을 알림으로써 소비자들의 피해를 차단해야 한다”며  “스토리 마케팅을 활용한 수입육업계의 과대홍보가 만연, 시장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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