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미투운동·52시간 근무도 영향…자급률 비상
돈육산업 근간 ‘흔들’…소비 진작책 마련 시급
삼겹살은 대표적인 국민먹거리다.
당장 요즘과 같이 연말모임 장소를 찾을 때면 가장 먼저 삼겹살 집을 떠올린다. 가족 외식도 별말 없으면 ‘삼겹살’ 할 정도로 삼겹살은 일상이 됐다.
이 삼겹살이 위기다.
수년 째 이어온 음주문화 감소에다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삼겹살 소비가 뚝 떨어졌다.
특히 올 들어 미투운동이 일어나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라 회식자리가 줄어들면서 삼겹살 소비 위축현상이 심화됐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1년 구제역 발생 이후부터 이상징후 조짐이 보였다.
1인분(200g)당 8천원~9천원 하던 것이 갑자기 1만2천원~1만3천원으로 폭등했다.
친구끼리든 가족끼리든 이제 가볍게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삼겹살이 돼버렸다. 거기에다 수입육 등이 그 빈틈을 타고 호시탐탐 파고들었다.
양돈 업계는 비상이다. 삼겹살 없는 양돈산업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삼겹살은 돼지고기 중 단순히 한 부위가 아니라 산업전체를 아우르는 근간이다.
돼지고기 유통 업계는 비선호 부위 판매 부진을 삼겹살 판매를 통해 메꿔왔다.
삼겹살이 돼지고기 가격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인 것이다. 농가들이 제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삼겹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돈업계는 어떻게든 삼겹살 소비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한다. 삼겹살이 무너지면 양돈업도 무너진다는 비장함이 가득 묻어있다. 그러려면 우선, 소비자 판매가격을 합리적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매장·식당에 공급하는 삼겹살 가격은 지난 수년 사이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인건비·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매장·식당에서 삼겹살 판매 가격을 올렸다”며 그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토확장과 홍보 필요성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혼밥·혼술족을 겨냥한 삼겹살 1인 식당이다. 삼겹살을 먹고 싶지만 혼자 가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자취방에 냄새를 풍기기도 부담스럽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한 양돈인은 “저탄고지 식단이 인기다. 고기가 몸에 나쁘다는 인식을 과학적 접근을 통해 확 바꿔놨다”며 이러한 식으로 삼겹살 소비를 촉진할 홍보 무기를 장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