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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이베리코 ‘광풍’, 한돈시장 위협

‘도토리 먹인 흑돼지고기’ 프리미엄 이미지 각인
국내 취급점 우후죽순…수입육 거부감 완화 영향
음식점 마다 한돈 목살·삼겹살 보다 비싸도 인기
극히 소량 생산 ‘베요타’, 국내선 너도나도 판매
양돈업계 "실태파악 철저…소비자 피해 막아야”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지난 17일 찾은 경기도 분당 소재 고기구이 전문 A 음식점. 저녁시간에는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이름이 나있다는 이 음식점은 점심시간임에도 빈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옛 지역이름을 가져온 음식점 간판의 느낌과 달리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다름 아닌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이하 이베리코). 이 보다 싼 값에 한돈생삼겹살도 판매하고 있지만 손님들 주문은 다양한 부위의 이베리코에 집중됐다.
이베리코의 ‘광풍’ 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끊임없는 둔갑판매와 과대홍보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베리코 취급점이 지속적으로 증가, 지금은 그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레스토랑은 물론 전국에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토리를 먹여 키운 이베리코 지역 전통 흑돼지고기’ 라는 스토리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며 수입돈육이라는 약점에도 불구, 국내산 브랜드를 넘어서는 프리미엄 이미지로 소비자들 사이에 깊게 각인되고 있는 추세가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양돈업계 일각에선 “이러다 국내산이 이베리코로 둔갑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한 대형마트가 ‘멕시코산 이베리코’라는 홍보문구의 식육매대를 마련, 논란을 빚은 사례는 이베리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최근에는 이베리코 취급점들간 경쟁이 심화, 이베리코 가운데서도 ‘베요타’ 만을 취급한다는 음식점도 급속히 확산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식당 역시 ‘이베리코 베요타’ 메뉴를 별도로 마련, 일반 이베리코는 물론 제주오겹살 메뉴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국내 이베리코 취급점들의 소비자 기만 행태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베요타’의 경우 이베리코 중에서도 가장 생산량이 적어 수출 뿐 만 아니라 스페인 현지시장 공급도 극히 제한적인 만큼 국내 많은 음식점들이 취급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페인에서 엄격한 규정에 의해 관리되는 이베리코 ‘하몽’ 과 달리 정육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 국내 취급점들이 홍보하고 있는 ‘베요타’는 정확히 말하면 하몽의 기준이다. 베요타 하몽을 만들고 남은 돼지고기가 국내에서는 베요타 돼지고기가 되는 셈이다.
스페인 정부가 마련한 규정에 의하면 이베리안 지역 전통 흑돼지 품종의 돼지를 100kg 이상에서 2개월간 방목하며 도토리만 급여해 사육해야 ‘베요타’ 표시가 가능하다. 방목시기(10~2월)가 한정돼 있어 베요타 돼지의 도축 역시 매년 12월 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이뤄진다. 사육밀도는 물론 도축체중 기준까지 맞춰야 하다보니 그 생산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해외시장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는 정P&C 연구소에 따르면 이베리코의 국내 수입량은 연간 1천톤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나마 국내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이베리코, 즉 도토리를 조금이라도 먹은 방목 흑돼지에서 생산된 고기는 3백여톤 수준이고, 베요타만 따질 경우 150톤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굳이 하몽의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국내 유통 베요타 대부분이 ‘가짜’임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내 이베리코 취급점에 대한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이베리코에 대한 실태 파악과 취급점 점검을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부당행위는 철저히 차단, 더 이상의 시장혼란과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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