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86. AI 방역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 철새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야생조류 접근 차단…농장 입구 소독시설 필수
바이러스 전파, 거리와 무관…철통방역 태세 무장을

  • 등록 2019.04.17 10:44:12


(전 농협대학교 총장)


▶ AI (Avian Influenza,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 닭, 오리, 칠면조 등 조류(鳥類)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병원체는 바이러스이며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HPAI: Highly Pathogenic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고 산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감염 시 피해가 매우 큰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AI바이러스는 혈청형이 다양한 것이 특징으로 144개의 아종으로 분류(H1~H16, N1~N9)된다.


▶ 우리나라에서 AI가 최초로 발생된 것은 2003년 12월 10일 충청북도 음성군 육용종계 농장에서였다. 그 후 102일간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생, 392농가에서 528만수를 살처분 매몰했으며 보상금으로 1천531억 원이 지원되었다. 2차는 2006년 11월 22일 전라북도 익산군에서 발생한 이후 5개 시·군에서 7건, 460농가에서 280만수를 매몰했고 보상금 582억 원이 지원되었다. 3차는 2008년 4월 1일 전북 김제시 소재 산란계농장에서 발생하여 42일간 19개 시·군·구에서 33건이 발생, 1천500농가에서 1천20만4천수를 매몰, 보상금 1천817억원이 소요되었다.


▶ 이어 4차 발생은 2010년 12월 29일로, 이후 139일간 25개 시·군에서 53건이 발생해 286농가에서 647만3천수가 살처분되고 807억원을 보상금으로 지원했다. 5차 발생은 2014년 1월 16일 전북 고창군 종오리 농가에서 발생해 7월 29일까지 195일동안 지속되었으며 같은 해 9월 24일 다시 발생, 2015년 6월 10일에 이르기까지 260일 동안 8개 시군, 9건이 발생했다. 또한 3개월 후인 9월 14일에 다시 발생한 AI는 11월 15일까지 62일동안 예방적 살처분, 역학관련으로 30만1천수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총 669일간 19개 시·군, 38건이 발생하여 809농가 1천397만 2천수의 가금류(닭, 오리, 거위)를 살처분하여 2천381억원의 재정이 소요되었다.


▶ 2015년 발생 이후에도 2016년, 2017년, 2018년에 계속해서 AI가 발생했는데  2016년 11월에 발생하여 2017년 4월까지 137일간 946농가에서 3천787만수의 가금류를 살처분하여 9천846억원의 보상금을 지원하는 역대 최악의 피해 사례를 남기게 되었다. 철저한 방역에도 불구하고 철새가 돌아오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20일간 104농가에서 654만수의 가금류를 살처분, 552억원의 보상금이 소요되는 등 AI는 매년 계속하여 발생하여 축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


▶ AI는 이처럼 닭, 오리 등 가금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전염병으로 전파가 빠른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AI 발생의 원인은 야생조류(철새)에 의한 것으로 역학조사위원회가 결론을 내렸다. 지금껏 수차례에 걸쳐 발생한 AI를 겪으면서 느낀 몇 가지 문제점을 함께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 첫째, 축산농가들이 농장의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 했는가 되짚어보자. 전문가에 따르면 AI는 분변 등의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축사 내에 이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했는지 점검해 보자. 밖에서 입던 의복과 신발을 그대로 착용하고 축사에 드나들지는 않았는지, 축사 주위에 야생조류가 접근하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은 아닌지, 축사 안팎의 소독은 제대로 했는지, 사료운반차량, 가축출하차량, 분뇨운송차량 등 차량통제는 원칙대로 했는지, 모두 꼼꼼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 둘째, AI 발생기간 중에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상황이나 마찬가지이다. 내 농장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내 농장을 전시 초소나 진지를 지키는 것처럼 내가 직접 지휘 감독해야 한다.


▶ 셋째, 내 농장의 방역은 내가 한다는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 축산을 하려면 소독이나 방역 차단만큼은 내가 직접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농장입구 출입 차량과 출입자 소독시설은 이제 필수다. 아직도 시설이 없는 농가는 바로 설치해야 한다. 방역에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


▶ 넷째, 다른 지역에 발생 보고가 알려지면 거리와 관계없이 전쟁이 터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바이러스와의 전투에 임해야 한다. 내 농장 인근에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결코 안 된다. 호남지역에 발생했다고 영남지역이 안심해서는 안 될 일이다. 철새는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물이 있는 곳이면 날아간다.


▶ 다섯째, 최근에는 많은 축산인들이 해외여행을 하는데, FMD나 AI 등 악성 가축질병이 발생하는 지역으로의 여행은 하지 말아야 한다. 불가피할 경우라도 농장·도축장 방문은 피하고 출입국시 법에서 정한 대로 공항 내 검역사무소에서 방역 절차를 따라야 한다. 나 하나의 잘못이 축산업계와 국가에 크나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 여섯째, 국내 언론에도 호소하고자 한다. AI, FMD 등 질병이 발생했을 때, 경쟁적인 보도나 과장보도로 인해 국민들에게 불안감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질병의 확산을 막고 조기종식을 위해서 축산농가나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보도는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가금류를 매몰, 살처분하는 현장을 마치 생중계하듯 보여주는 TV방송이나 신문보도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에게 필요 이상의 심리적 충격과 불안감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주기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