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돼지고기 뿐 만 아니라 전세계 축산물가격의 동반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네덜란드계 농업전문 은행인 라보뱅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돼지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즉 ASF가 중국을 휩쓸면서 가금육과 쇠고기 등 각종 육류는 물론 해산물과 인공육 가격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보뱅크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약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럽의 연간 돼지고기 공급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중국의 소비자들은 돼지고기를 덜 먹는 대신 다른 종류의 ‘대체 단백질’을 섭취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금류와 양식업용 사료생산량이 증가하는 등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음식의 선호도가 위기에 대응해 변화하고 있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라는 것. 게다가 전 세계 육류시장은 단백질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에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보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돼지 생산국인 중국이 더 많은 돼지고기를 수입함에 따라 다른 나라의 물자는 더 조여지고 다른 육류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ASF의 재감염 위험 없이 양돈산업을 재건하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한편 중국 농업농촌부는 양돈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그 감소세가 두드러지며 지난 3월 번식돈을 비롯한 현지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에 비해 18.8% 줄어들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산지는 물론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다만 계절적 소비와 재고냉동육 공급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 큰 폭의 가격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 돼지 출하가 더 줄고 명절 수요가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70%까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치 않았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또 지난 21일 최남단인 하이난성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생, 6개 농장의 돼지를 살처분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확인한 ASF 발생은 26개 성, 5개 자치구로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