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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덤터기

  • 등록 2019.05.15 10:39:11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가스 성분은 다음과 같다. 질소 약 78.1%, 산소 약 20.9%, 아르곤 약 0.9%, 이산화탄소 약 0.000365% 등 기타 가스들. 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가스는 질소와 산소이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이 산소를 호흡하기 때문이다. 이 산소가 없으면 5분이면 뇌사 상태에 빠지고 8분이면 사망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소는 안정적인 가스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이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질소는 아미노산, 암모니아, 질산 등과 같은 화합물을 구성하며 모든 생명체의 구성물이라고 한다. 우리가 직접 흡수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공기 중의 질소가 음식의 영양 성분이 되고 우리 몸의 구성물이 되고 다시 공기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질소 순환이라고 한다. 질소 순환 과정을 크게 보면 질소고정(nitrogen fixation), 동화(assimilation), 암모니아화(ammonification), 질산화(nitrification), 탈질화(denitrification)의 다섯 과정으로 구분된다. 그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질소고정(nitrogen fixation)은 대기 중의 질소 가스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무기 질소 성분(ammonium, 암모늄)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이 질소 고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 째, 대기권에서 번개가 발생하면 그 과정에서 질소와 산소를 이용하여 질소산화물(nitrogen oxide)을 만든다. 둘 째, 땅 속의 미생물이 nitrogenase enzyme을 이용하여 공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이용하여 암모니아를 만든 후 유기물로 바꾸어 이용한다. 그리고 콩과 식물의 뿌리 주위에서 사는 미생물들이 암모늄을 만들고 그 암모늄을 식물이 이용하며 미생물들은 식물이 만든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공생관계를 통해 이용한다. 셋 째, 높은 열과 압력, 그리고 수소를 이용하여 질소 비료를 만드는 하버-보쉬법을 통해 무수암모니아, 질산암모늄, 요소 등을 만드는 인위적 방법이다.
하버-보쉬법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작물에게 손쉽게 무기 질소 성분을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작물 생산이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작물이 흡수한 무기 질소는 유기 질소로 되어 식물체에 동화(assimilation)된다. 초식동물은 식물체를 먹고 그 질소를 흡수하고, 육식동물은 그 초식동물을 먹고 질소를 흡수한다. 따라서 공기 중의 질소 가스가 식물과 동물을 구성하는 질소 성분이 되었다.
생명이 다하면 식물과 동물은 죽게 된다. 동물들은 살아가면서 소비한 음식물을 배설한다. 이렇듯 생명체와 배설물에 들어 있는 유기물에 들어있는 질소들은 미생물들에 의해 암모늄으로 분해(ammonification)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식물은 암모늄을 다시 흡수한다.
식물이 이용하지 못한 암모늄은 미생물들이 산소를 이용하여 두 번의 과정을 거쳐 아질산염과 질산염을 만들게 되는데 이 과정이 질산화(nitrification)다. 그리고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는 미생물들이 질산화를 통해 만든 질소산화물에 있는 산소를 이용하므로 질소산화물을 환원시켜 결국 질소 가스를 배출하여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데 이 과정이 탈질화(denitrification)다.
동물은 위의 다섯 과정 중에서 음식물의 섭취라는 동화과정을 통해 식물과 동물의 질소 성분을 흡수하고 이용한 후 포유류의 경우 오줌으로 요소(urea)를, 똥으로 질소가 들어있는 유기물을 배출한다. 오줌에는 요소가 들어있고 똥에는 요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으므로 오줌과 똥이 만나면 요소가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쉽게 발생한다. 오줌의 요소는 식물이 빨리(속효성) 이용할 수 있으며, 똥 속의 질소는 유기물의 분해 속도에 따라(완효성) 식물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료를 주는 목적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분뇨에는 인 성분, 칼륨 성분, 유기물질, 미량(광)물질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비료 성분과 토양개량제를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화학비료를 쉽게 구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뇨를 이용한 비료 생산과 이용에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위 질소순환 과정에서 보듯, 사용되지 않은 질소는 암모니아로 바뀌어 휘발될 수 있다. 2015년에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양분총량제 도입방안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작물양분요구량 및 양분공급구조를 볼 수 있다. 전국을 기준으로 질소 성분은 43만8천442톤을 사용하였다. 비료원으로 구분해보면 화학비료로 24만6천496톤(약 56.2%), 가축분뇨로 17만3천843톤(약 39.7%), 유기질비료로 1만8천103톤(약 4.1%)이었다. 즉, 비료성분으로 투입된 양을 보면 화학비료가 7만2천653톤 더 많이 사용된 것이다. 또한 가축분뇨 퇴비는 천천히 영양성분이 빠져나오는 완효성이기 때문에 식물들이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이 이용하지 않아 휘발(volatilization)이나 침출(leaching)로 인한 오염이 더 적을 수 있다. 2012년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 질소수지와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가축사료를 기준으로 한 질소공급량과 그것을 기준으로 한 암모니아 휘발량은 9만6천947톤이었고 무기화학비료 공급량을 기준으로 한 암모니아 휘발량은 6만9천795톤이었다. 하지만 사료를 기준으로 한 질소공급량은 가축이 흡수한 질소량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대평가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돼지 사료 내 질소 소화율은 70% 이상이니 배설되는 질소는 30% 이하일 것이다). 이러한 자료에서 보듯 가축분뇨에 의한 암모니아 배출은 다양한 과정과 원인으로 발생할 것으로 판단되며, 가축분뇨 뿐 만 아니라 화학비료의 사용에 의해서 배출되는 암모니아의 양도 상당할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현재는 축산을 악역으로 정해놓고 이슈화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나가다가 보는 퇴비와 퇴비 냄새가 있다고 해서, 보이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화학비료의 문제까지 가져올 수는 없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덤터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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