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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09. 축협에 불어 닥친 노사분규의 비극

2006년 전국축협노조 파업으로 일선축협 일대 요동
직장폐쇄 7개 조합 중 2곳 안타까운 공멸…역사적 교훈

  • 등록 2019.07.19 09:58:19


(전 농협대학교 총장)


▶ 노사분규의 끝은 어디일까. 우리 사회 전반에서 노사분규의 사례는 수없이 발생했고, 협동조합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축협에서는 극심한 노사분규로 인하여 조합이 문을 닫은 안타까운 사례까지 있었다. 앞으로는 어떤 경우라도 노사분규로 인해 조합이 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겠다. 조합이 있어야 조합원도 경영진도 있고, 조합이 살아야 직원도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 2006년 9월 26일, 전국축협노조(노동자)와 전국축협조합장대표자(사용자) 간의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전국축협노조(전축노)는 파업을 결의했고 일부 조합에서는 곧바로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노사 간의 주요쟁점을 보면 결렬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노조측은 ① 노조에서 노조원 1명의 직무변경 요구 시 사측이 수용 ② 일반직 업무에 종사하는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 ③ 임시직, 일용직, 계약직, 시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및 채용, 배치, 해고 시 노조와 사전협의 ④ 징계위원회에 노조지부장 참여 등을 요구했다. 모두가 수용이 어려운 요구였다. 사측은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경영·인사권 침해와 노조활동 보장내용 등의 삭제를 제시했다.
▶ 결국 전국단위 노사간단체협상은 결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협에서는 자체의 노사간 대화를 통해서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에서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직장폐쇄, 조합해산결의 등 파국으로 치달아 끝내 조합이 간판을 내리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연천축협의 사례 : 경기도 연천축산업협동조합은 1981년 설립되었다. 사업규모는 작았지만 군납사업, 구매사업, 판매사업 등 경제사업이 건실하게 운영되고 신용사업도 안정궤도에 진입한 조합이었다. 파업 전해인 2005년 기준으로 조합원 1천468명, 경제사업 181억 원, 예수금 533억 원, 대출금 442억 원, 당기손익 5억 원으로 경영자립조합이었다. 노사분규 이전 10년간 흑자결산을 이어온 경영평가 1등급의 건실한 조합이었다.
▶ 그러나 전국단위 노사협상이 결렬된 2006년 9월 26일 노조원 27명중 25명이 참가하여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경영자 측은 이에 맞서 사흘 뒤인 29일 직장폐쇄 조치를 내리고, 10월 18일 이사회에서 ‘조합해산’을 의결했다. 이어 10월 27일 대의원총회에서 조합해산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이후에도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11월 16일 조합원 투표에서 조합해산 찬성 73.9%로 나타나자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되었다. 분규과정에서 과다한 예금인출사태로 인해 중앙회는 11월 14일 예금지급정지 명령을 내리고, 11월 16일에는 예금자보호기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조합장 및 임원 직무정지, 관리인 선임, 계약이전을 의결하였다.
▶ 중앙회는 인근의 파주축협을 계약이전 인수조합으로 정하고, 11월 16일 연천축협의 신용 및 공제사업, 계약이전 조치를 취했다. 그해 12월 29일 파주축협은 파주연천축협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업구역에 연천군을 포함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했다. 그리고 2007년 1월 24일 농림부장관의 정관변경 승인을 받아 파주연천축산업협동조합이 되었다. 경영평가 1등급의 연천축협은 이렇게 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노사분규였나.
▶ 화천양구축협의 사례 : 강원도 화천양구축협은 2005년 4월 화천축협의 경영부실에 따라 양구축협이 흡수, 합병한 조합이다. 군납사업, 구매사업, 판매사업 등으로 경제사업 규모가 2005년도에 260억 원에 달했고, 당기순익도 2억 원을 기록한 조합이다. 화천양구축협 역시 2006년 전국축협노조의 파업결정에 따라 9월 26일 노조원 43명 전원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에서는 이틀 뒤 대의원총회를 열어 직장폐쇄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했고, 9월 29일 직장폐쇄 조치를 취했다. 이어 10월 10일 비대위는 조합해산을 위한 대의원총회 개최를 결정하고 이를 노조에 통보했다. 하지만 노조가 비대위의 요구사항을 거부하자, 10월 24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조합해산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10월 27일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서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노조의 전축노 탈퇴 및 업무복귀 시 자금차입한도증액(안)을 의결해 이를 노조 측에 제시했으나 거부했다.
▶ 노조분규 와중에 예금인출 사태로 유동성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10월 30일에는 예금지급정지 조치가 취해졌다. 이에 따라 중앙회는 11월 1일 예금자보호기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조합장 및 임원 직무정지, 관리인 선임, 계약이전을 의결했고, 조합에 대해서는 6개월간(06.11.1~07.4.30) 사업정지 명령을 발동했다. 이렇게 하여 2006년 11월 17일, 화천양구축협의 신용 및 공제사업이 춘천철원축협으로 계약이전 되는 조치가 취해졌다. 결국 직장폐쇄와 계약이전 과정을 거치며 화천양구축협 역시 소멸되고 말았다. 그리고 4개 시군을 사업구역으로 가장 명칭이 긴 춘천철원화천양구축산업협동조합이 생겨났다. 협동조합과 노동조합. 어찌 보면 서로가 가장 잘 협력할 것처럼 보이는 단어의 조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 2006년 전국축협노조의 파업에 따른 직장폐쇄 조합은 모두 7곳이었다. 그러나 여주, 원주, 통영, 함안, 창녕축협 등 5곳은 노사 간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 회생했고, 지금은 건실한 조합으로 발전했다. 돌이켜 보아도 아쉬운 건, 끝내 파국의 길을 택한 연천축협과 화천양구축협의 소멸이다. 축협의 역사 속에서 이 2곳은 영원히 ‘과거형’으로만 남게 됐다. 옛날에 그런 협동조합이 있었다고.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함께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