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

<창간 34주년 특집-사람이 경쟁력이다> 줌인 / 농도원목장 황병익 대표

나부터 변해야 정책도 변화…낙농 다원적 기능 적극 알릴 것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우유소비 인구 감소와 우유대체음료의 등장, 식습관의 변화로 시유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강대국들과의 연이은 FTA체결로 유제품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원유 자급률은 50%가 붕괴됐다. 게다가 안티축산, 안티밀크 운동으로 낙농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사실인양 전달되면서 그야말로 국내 낙농산업의 미래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낙농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는 축산인이 있다. 바로 농도원목장의 황병익 대표다. 황 대표는 낙농체험과 목장형 유가공 도입으로 6차산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낙농기술의 발전, 낙농제도 개선, 축산에 대한 편견 해소로 국내낙농산업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국내 낙농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황 대표를 따라가 봤다. 황 대표는 한국낙농체험목장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낙농체험·목장형 유가공 도입…6차산업 성공적 모델 구축
10년째 목장 음악회 열어 축산 편견 불식…주민 화합 기여
“치즈 자급률 높여 경쟁력 제고…제도개선 뒷받침 시급”
“낙농학교 설립해 그간 노하우 전수…후계농가 육성 포부”


축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기여 
황 대표는 이북에서 건너온 부모님이 1973년에 시작한 목장을 이어받아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목장을 시작했다.
제한된 쿼터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어려웠던 황 대표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자 2004년부터 소비자들이 직접 목장을 경험 해 볼 수 있도록 낙농체험을 목장에 도입했다. 아울러 목장에서 직접 만든 유제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3년 전 유가공 시설을 완비하고 유제품 판매를 시작해 이제는 해마다 3만5천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거듭났으며 매출도 2배로 증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황 대표는 목장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사업과 교육사업을 펼쳐 일반 소비자들에게 축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으며, 후계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농도원 목장에서 매년 펼쳐지는 음악회가 대표적인 예이다.
축산현장이 냄새나고 지저분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목장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다원적 기능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음악회는 벌써 10년 째 이어져 오며 우유소비홍보와 인근 주민들과의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우유를 생산하는 현장임과 동시에 휴식공간이 될 수 있는 목장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음악회를 시작했다. 아무런 지원 없이 시작한 음악회였지만 투자한 금액보다 10배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부터는 용인시와 함께 ‘별빛마실’이란 이름의 음악회를 개최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 대표는 다비육종의 윤희진 회장과 함께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축산투어’를 10년 동안 해오고 있다.
“탈북청소년들이 목장을 방문해 직접 축산을 체험하면서 훗날 통일 후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북한 축산업의 초석이 되어주길 바라는 믿음으로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황 대표는 말했다.


낙농산업 발전기여…금탑산업 훈장 영예
황 대표는 2007년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되는 금탑산업 훈장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낙농경영인회 회장을 역임해 오면서 생애산유량 13만kg 생산우 탄생, 친환경축산직불제 시범목장, 아름다운 목장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우유를 생산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선진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황 대표는 국내서 최초로 텐덤식 착유기를 도입했으며 젖소들의 과학화된 생활공간인 후리스톨 우사를 도입하고, 목장에서 나오는 분뇨를 토양에 환원시키기 위한 액비저장시설을 설치했다.
종축개량에서도 황 대표의 역할을 컸다.
90년 대 중반 한국낙농경영인회 총무를 역임하면서 홀스타인 품평회를 차질 없이 준비함은 물론 검정회를 조직, 검정 사업을 확대하는 등 젖소 개량에 힘써왔다.
황 대표는 “농가수가 줄어드는 만큼 농가당 사육두수도 늘어 전체 사육두수가 유지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 국내 현실이다. 따라서 전체 사육두수가 줄어들더라도 국민이 소비할 우유를 제대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두당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 길이 바로 종축개량이다. 특히 이는 사료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축 분뇨 생산량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낙농체험 목장 및 목장형 유가공이 국내에 안착하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2008년 한미 FTA에 대비한 낙농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면서 정부와 유업계를 설득해 목장형 유가공의 규제완화에 힘쓴 것이다.
황 대표는 “목장형 유가공은 유업체가 생산하기 힘든 숙성 유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유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유제품 시장을 확대 시키는 효과가 있다. 낙농체험 목장 또한 6차산업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지난해 100만명이 낙농체험 목장을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소비자들에게 축산업에 대한 편견을 해소시켜 주고 우유홍보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낙농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대내외적으로 어려움 속에 처한 국내 낙농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즈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고 황 대표는 강조했다.
황 대표는 “출산율 저하로 시유소비량은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인당 원유 소비량은 매년 증가세에 있다. 외산 유제품의 수입량이 점차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제품 수입량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치즈이기에 치즈 자급률을 높이지 않는 이상에는 낙농산업을 지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산 치즈가 경쟁력을 갖기 위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수입 치즈와 경쟁을 해야 하지만 지금의 국내 원유가격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치즈생산에 사용되는 원유가격을 국제원유가격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용도별차등가격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용도별차등가격제가 도입되기 위해선 원유수급을 일원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과거부터 지지부진하게 끌어 오고 있는 낙농제도 개선에 낙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서 변화하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작아져만 가는 산업에 미래는 없다. 낙농가가 먼저 변해야 정책도 뒤따라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황 대표 자신도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낙농학교를 만들어 낙농경영을 희망하는 젊은 후계자들을 낙농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그간 겪어온 낙농체험 목장과 목장형 유가공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가르쳐줌으로써 전문 낙농인을 키워내고 이를 통해 국내 낙농산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술의 발달로 노동강도는 줄어들었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낙농가들의 정신적 피로감과 부담감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힘든 현실에서도 젊은 후계농들이 낙농의 본질을 잊지 않고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선배 낙농인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