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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기고>② 호주산 와규, 어떻게 생산되고 있나

수출용 `휘들랏<노천에 울타리치고 농후사료 급여>’ 방식 특화사육…대량생산체계 구축

  • 등록 2020.01.08 11:45:35


황성구  교수(한경대학교)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호주산 와규는 대체 어떻게 생산되고 있으며 우리 한우 산업과는 과연 무관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딱히 명쾌한 답을 듣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그 분야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소비시장 깊숙이 들어와 있고 육질도 옛날 미국산 쇠고기 수준이 아니다.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경우 프라임급이나 쵸이스급 쇠고기는 마블링도 꽤 잘 되어 있고 가격도 한우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 소비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으며 꾸준하게 한우 쇠고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호주산 와규도 이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미리 말하지 아니하면 한우와의 구별이 가능한 소비자가 많지 않다. 물론 한우의 맛과 비교한다면 무언가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하고 반문하시는 분도 많다. 그간의 많은 노력으로 이제는 한우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부분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소비패턴이 변해갈지 알 수 없고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이들 수입육들과의 차별화 쇠고기를 생산해 경쟁력 있는 한우산업을 지켜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호주산 와규는 홍콩, 태국 등 아시아를 넘어 영국, 스페인 등 유럽국가 여러 나라에 이미 일본의 흑모 비육우로 와규라는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으며 수출물량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호주산 와규는 2017년 기준 27만톤이 수출되었는데 일본이 52%로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고 그 다음 한국이 20%이다.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이 10% 대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와규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데는 호주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어떻게 근내지방도가 높은 와규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가. 국내 사료 생산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호주산 와규 생산 현장을 다녀오게 되어 한우산업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글을 쓴다.

와규란 무엇인가? 와규는 일본의 흑모육용우를 일컫는다. 최근 우리나라 제주에서도 제주산 흑우를 복원시켜 흑우기반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이 제주산 재래 흑우가 오래 전 일본으로 흘러 들어 갔다는 내용이 일본 와규의 기원에 관한 학설에 소개되어 있으며 그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약 150만두의 흑우를 미시마 섬으로 가져가 오랫동안 개량해 오늘의 와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1980년대 수입자유화와 함께 위기로 다가올 미국쇠고기와의 차별화 전략을 위해 이들 수입 쇠고기는 마블링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고 마블링이 잘 되는 일본 와규를 집중적으로 개량해 마블링강화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호주산 와규가 탄생하게 된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호주에서는 약 30여년 전 일본기업이 호주에서 와규를 생산할 목적으로 약 200두를 들여온 이래 약 30년이 흐르는 동안 약 45만두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중 100% 순수 와규혈통을 가진 숫자가 약 13만두 정도 이고 약 32만두 정도가 앵거스와의 F1, F2, F3, F4 교잡종이다. 현재도 개량과 대량 생산 체계를 계속 갖추어 나가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지방함량이 많은 쇠고기는 선호하지 않아 앵거스, 브라만 등 다양한 품종의 소가 모두 2천600만 마리나 된다. 이들 대부분은 방목형태로 사육되어지고 있으며 호주 국내 소비를 위해서는 최종 출하까지 거의 방목시키며 사육한 후 도축해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데 호주산 와규는 대부분 수출을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이러한 수출용 호주산 와규는 사육방식이 국내소비용 비육우 사육 방식과는 다르게 사육한다. 즉 수출용 쇠고기의 생산은 노천에 울타리를 치고 농후사료를 급여하며 비육을 시키는 휘들랏 (Feedlot) 이라는 사육형태로 생산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휘들랏 형태의 대량사육 시스템에 의해 사육되어지고 있는 1천두 이상의 사육규모를 가진 농가가 전체 농가의 18%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추세이다. 

왜 휘들랏 형태의 사육방식을 취할까? 출하할 때까지 방목을 시키면 에너지소비도 많고 많은 베타카로틴 섭취로 인해 마블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약 13개월은 방목을 시키고 나머지 15~16개월은 휘들랏에서 농후사료를 급여해 출하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해 생산비가 3분의 1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육성기에는 방대한 초지에서 양질 조사료를 무제한 먹고 자라며 휘들랏에 와서는 농후사료를 급여하는데 밀이나 보리를 많이 급여하고 있다. 이것도 모두 호주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어 생산비면에서는 경쟁력을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다.

휘들랏에서 비육시킬 때 사료를 보니 압편 밀과 압편 보리가 거의 60~70% 정도 들어 있고  면실, 사탕수수 가공부산물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조사료로서는 보릿짚, 밀짚이 일부 혼합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옥수수 및 대두박을 주원료로 해 만든 비육우 사료와는 대조적이었다. 이곳에서는 일본처럼 근내지방도를 높이기 위한 비타민A 조절기술이 도입되어 있거나 하지는 않다. 그리고 개체 관리를 일본처럼 할 수 없는 실정이라 사실상 특별한 기술이 도입되어 있지는 않지만 압편 밀과 압편 보리를 많이 사용하면 자연적으로 옥수수를 많이 사용할 경우보다 사료 내 비타민A 농도가 상대적으로 마일드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호주산 와규는 근내지방도가 높은 유전력을 가진 와규에 비타민 A 조절이 마일드하게 조절되어 부작용은 없애고 마블링 등급은 개선된 형태의 고급육 생산기술을 이용해 대량 생산되어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더 우수한 순수 와규 암소를 선발해 가거나 육종가가 우수한 종모우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가는 데는 농가마다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고 우수 집단 조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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