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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조사료는 경쟁력…자급률 높이자 / 기고>고품질 조사료 자급 생산·유통 방향

저수분 조사료 생산…거점 유통시스템 구축 필요

  • 등록 2020.03.24 13:24:25


김 기 용  농업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국내에서 소고기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조사료는 연간 약 600 만톤에 달한다.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80% 내외로 20% 정도는 수입하고 있는데, 자급 조사료의 40% 정도는 영양가가 낮은 볏짚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고품질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고 국내산 조사료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조사료 정책을 생산부터 유통까지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조사료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부터 동계작물에서 하계작물까지 조사료 품질 등급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축산농가나 TMR 제조업체에서 수입조사료를 선호하는 이유는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초종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사료가치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내산 조사료의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수분이 과다한 조사료의 유통인데, 이로 인해 생산자와 축산농가간 마찰이 생기고 TMR 제조업체에서는 국내산 조사료의 사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고품질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초(수분함량 20% 이하)나 헤일리지(수분함량 40% 전후) 등 ‘저수분 조사료 생산 확대’, 조사료 생산부터 유통까지 운영하는 ‘거점 유통시스템 구축’,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 저수분 조사료(건초, 헤일리지)의 생산을 확대해서 품질을 좀 더 균일하게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조사료 품질 등급제가 도입된 후부터 국내산 조사료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전국 동계사료작물의 품질등급 판정 결과에서도 A등급 비율은 2018년 2%에서 2019년 17.9%로 크게 증가했고, C등급은 22.7%에서 13.8%로 줄어 전체적으로 품질이 좋아졌다(2019, 축산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를 이용하면 건초와 헤일리지 등 다양한 저수분 저장 조사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모우어 컨디셔너’로 예취해서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수분을 날려 보낸 다음, 반전기(테더)를 이용하여 2일 정도 뒤집어 주면서(1일 1회) 말리면 헤일리지를 만들 수 있고, 3일 이상 말리면 건초를 만들 수 있다.
둘째로 조사료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에 대규모 거점 유통시스템을 구축해서 축산농가가 원하는 품질이 균일한 조사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사료 재배지역은 대부분 전남, 전북 및 충남에 분포하고 있고, 소비지역은 경기, 충남, 충북, 경북, 강원에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료 유통체계의 미흡으로 주 생산지와 소비지 간에 국내산 조사료 사용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산 조사료의 생산과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조사료 생산기반과 함께 수요처에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대규모 ‘거점 유통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상기상 등으로 인해 국내산 조사료의 생산량이 달라질 때마다 국내 조사료 수급 및 가격 불안정성이 반복 되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사료를 대량 구입해서 연중 안정적인 가격으로 상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물론 조사료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품질을 관리하는 기능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수입 조사료는 국내산 조사료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특히 젖소농가나 TMR 제조업체에서 선호하고 있다. 낙농의 경우 고품질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국내산 조사료로 영양분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낙농가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선 수입 조사료가 필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립축산과학원 분석결과(2016)에 의하면 품질에 비해 수입 조사료는 국내산 조사료보다 가격이 비싼 반면, 사료가치는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수입 티모시 건초는 국내산 IRG 건초보다 사료가치가 높지 않으면서 가격은 60% 정도 비싸고, 수입건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채종짚(페스큐 짚 등)의 사료가치는 볏짚과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유통 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축산농가나 TMR 제조업체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조사료 자급과 유통 활성화는 조사료 측면 이 외에도 식량안보 강화, 축산분뇨 해결, 국토이용률 확대, 대체작물 개발 등 여러 주요 정책과 연계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추진한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 등을 통해 국내 조사료 재배면적 확대와 조사료 품질 개선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 이제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국내 고품질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고, 국내산 조사료의 유통을 활성화시키며, 국내산 조사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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