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

<창간 35주년 특집-비대면 시대, 이럴수록 클린팜 / 양돈>강원도 횡성 ‘서원농장’

사라진 민원…행복한 양돈 ‘퍼즐’ 완성돼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수세 건조·냄새 저감제 매일 살포…먼지 쌓일 틈 없어

신축 불구 사육규모 그대로…‘PSY-MSY 같은 농장’목표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다만 양돈농가의 행복조건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농가 자신은 물론 주민까지 만족해야 비로서 행복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강원도 횡성의 서원농장(대표 심응식)은 이러한 행복의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양돈장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40년된 재래식돈사 ‘한계’

총 사육두수 2천800두 규모의 일괄사육 양돈장인 서원농장은 지난 2년간 민원 한번 없었다.

논 하나 사이로 왕복 2차선 도로가 위치, 오가는 차량이나 행인들도 적지 않지만 지금은 민원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하루는 농장을 찾아온 농촌조사원께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묻더라, 인형공장이라는 농담을  건냈는데 아무 의심도 없이 받아들여 내가 더 당황했다”는 심응식 대표는 “사실 민원없는 농장을 통해 주민들 보다 내가 받는 행복이 더 크다”고 말한다.

물론 2년전 까지만 해도 심응식 대표가 만끽하고 있는 지금의 행복은 그저 ‘이상’ 수준에 불과했다. 그가 부친께 이어받은 농장은 지난 1982년 지어진 재래식돈사. 아무리 노력해도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귀촌을 통해 자리잡는 주민들이 한두명씩 늘어나면서 반복되는 민원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농협은행의 스마트팜 육성사업을 통해 융자받은 21억원과 자담 3억원등 모두 24억원을 들여 농장을 신축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오로지 냄새가 안나면서도, 돼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었다.”


부친 순환처리시스템 전담

이에 따라 심 대표가 선택한 신축돈사의 가축분뇨 처리방식은 순환처리시스템. 다만 그 운영만은 처음부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부친의 몫이 되고 있다. 부친께서 양돈에 관여하는 유일한 업무이자, 심대표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별도의 전 처리 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가동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수에서도 슬러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순환처리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축분의 고형화와 이로인한 부패가 없다보니 냄새걱정도 사라졌다.   

심응식 대표는 “비료생산업 등록까지 했다. 더구나 순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비 그대로 살포가 가능하지만 전량 공공처리장을 통해 배출하고 있다”며 “단 한가지라도 책잡힐 가능성이 있는 일은 하지말자는 아버님의 의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냄새저감제만 월 500만원

냄새걱정 없는 서원농장의 노력은 이 뿐 만이 아니다. 

돈사 내·외부에 안개분무 라인을 설치, 양돈현장에서 검증된 친환경 냄새저감제를 비육사의 경우 매일 2회, 나머지 구간에서는 매주 2회씩 살포하고 있다.

여기에 2주간 관리를 통해 돈사의 올인-올아웃을 실현, 돼지 이동시 수세건조를 빼놓치 않다보니 먼지조차 쌓일 틈이 없다. 보이는 냄새를 없애기 위한 식목이 병행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냄새저감제 구입에만 월 5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돈을 들여야만 만족할 효과를 거둘수 있다”

이중삼중의 차단방역시스템도 구축했다.

농장내 모든 차량진입을 원천차단, 사료와 가축분뇨, 출하에 이르는 모든 작업이 농장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돈사간 작업도구 분리, 장화갈아 신기 등 차단방역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철저히 운영되고 있다.


“폐사율 1%에 도전”

깨끗한 돈사환경과 차단방역 시스템 구축은 자연히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이하 서경양돈농협) 전산농가인 서원농장의 MSY는 지난해 평균 26두. 올해도 이 수준 이상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유전후 폐사율이 3% 정도다. 폐사율을 1% 수준까지 낮춰 PSY와 MSY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반면 생산비 지출은 최소화 하면서 농장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생산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요구율이 2.9에 불과한데다 동물약품 투입비라고 해봐야 월 200~300만원이 전부다.

심응식 대표는 “농장을 신축하면서 항생제는 안쓰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만큼 각종 면역강화제를 더 많이 투입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사료를 적게 먹으면서도 돼지가 건강하게 크다 보니 냄새 발생도 줄고, 약값은 덜든다. 일종의 선순환시스템이 완성된  셈”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인증 농장만이 가능한 서울경기양돈농협의 ‘허브한돈’ 브랜드 농가에도 합류할 수 있게 됐다.


든든한 지원군 서경양돈농협

심응식 대표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 대해 “신축돈사라면 누구나 기대할 수 있는 결과”라며  “굳이 다른 것을 생각해 본다면 가급적 교과서 내용을 따라하고, ‘귀가 얇다’ 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농장에 좋은 기술이라면 무조건 배우고자 하는 의욕 정도일 것”이라고 말한다.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으로 안정적 돈군관리를 가능케 해주는 서경양돈농협의 존재도 그에겐 더 없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히 서경양돈농협이 지난 2018년 지원한 이동식 체중계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선별출하를 통해 상위등급 출현율이 급상승, 지난해엔 84%에 육박하기도 했다. 

“서경양돈농협의 ‘젊은한돈인 CEO대학’이 큰 힘이 됐다. 바로 현장적용이 가능한 신지식과 경영기술의 습득은 물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 선후배 농가들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개선 끝이 없다”

미래를 위한 심응식 대표의 투자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농장 신축과정에서 모돈의 군사시스템을 도입, 교배 후 45일까지만 스톨을 이용하는 등  동물복지 농장의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 양돈업에 대한 사회적요구에 선제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그의 미래에 규모 확대는 포함돼 있지 않다.

“신축돈사도 이전 사육규모와 같다. 오히려 번식성적이 대폭 향상되며 밀사가 이뤄지다 보니  200두에 달하던 모돈 숫자를 185두까지 줄인 상황”이라는 심 대표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170두까지 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값비싼 모돈 사료를 줄이면서 개체 관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터뷰 / 심 응 식  대표


가업 잇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해


행복하기 위해 양돈을 하고 있다는 서원농장의 2세 양돈인 심응식 대표. 지난 2008년 부모님의 농장에 합류한 지 5년만에 운영을 도맡아 하게 됐다. 

“준비하라고 말씀하신지 2달만에 아버님께서 통장까지 주시더라”는 심 대표는 “생산성만 올릴 수 있다면 그 어느 사업 보다 전망이 좋은 업종이 양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물론 그의 부모님들은 선뜻 내키지 않아 했다. 민원이 생길 때마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늘 불안감을 안고 생활해 오셨기에 아들이 다른 길을 선택해도 말리지 않겠다는 뜻이었던 것. 심 대표의 부친께서 양돈장을 아들에게 맡기고 한우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 때 부터다. 그러나 고집을 꺾지 않고 ‘대를 이은 양돈’ 을 선택한 심 대표에게 노후화된 돈사는 늘 장애물이 됐다. 

“하루일과 대부분을 농장수리에 투자해야 했다. 무엇보다 생산성 뿐 만 아니라 냄새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당시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  

서원농장이 지금의 초현대식 동물복지 농장으로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처음엔 큰 빚을 들일 수밖에 없는 돈사 신축에 반대했던 부모님도 설계도와 함께 15년에 걸친 농장운영 및 부채상환 계획서를 제시하며 설득하는 신 대표에게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고, 민원 걱정없는 양돈장으로 탈바꿈 됐다.

“이제 일요일은 무조건 쉰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양돈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양돈을 하게 해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자신감이 가득찬 그이지만 규모확대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지금 사육규모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무리해서 투자하고 신경쓰다 보면 결코 행복할 것 같지 않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