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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봅시다 / 하림농가협의회 이광택 회장(전국육계농가협의회·전북 진안 대지농장 대표)

“육계산업은 상생 시스템…동반자적 인식서 위기 헤쳐나가야”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계열화 사육농가는 전문 경영인…소작농? 기우

고정적 판로 확보…농가 생산 전념 환경 제공

육계사육 미래 밝아…6년전 아들 권유해 합류

하림 농가 조수익 2억원대 육박…신뢰의 결실

농가·회사 이해와 소통…행복 공동체로 정진을


“1994년 하림과 계약을 시작으로 육계업에 뛰어 들었다. 그간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계열화업체와 계약을 맺고 닭을 사육해 농가는 닭 키우는 것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농가들과 계열업체가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상생 협력한다면 닭고기업계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닭고기시장의 불황을 극복하는데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를 묻는 질문에 이광택 회장이 답한 말이다. 

이광택 회장은 28년전 10여년간 몸담았던 우체국을 뒤로하고 육계업에 뛰어 들어 현재 전북 진안군 정천면에서 11만수 규모의 ‘대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육계 사육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하림과 계약사육을 하고 있는 육계산업의 산증인이다.


육계계열화사업 초창기 문제점도 많아

이 회장은 “육계사육을 처음 시작할 당시 우리나라의 계열화사업은 안정적이지 못해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 컸다. 계약사육이 결국 소작농 형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기우였으며 현재 농가는 사육만 전담하고 회사는 가공, 유통 등을 맡아 서로 전문성을 갖고 상생하는 파트너로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육계사육은 특성상 짧은 기간에 닭을 키워 공급하는 만큼 고정적인 판로 확보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 계열화사업 등장과 함께 육계농가가 소득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물론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초창기 하림도 자리를 잡지 못해 사육비를 어음으로 받는 등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서로 믿고 신뢰하며 사육에만 전념했다”며 “이는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하림이 인간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열화업체별로 장단점이 있지만 하림의 가장 큰 장점은 농가의 어려움을 헤아려주는 인간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계 계열화가 시작될 당시 사육농가협의회가 결성되기 이전이라 대다수 육계 계열화업체들과 농가들이 잦은 마찰을 빚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육수수료, 병아리·사료의 품질 등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부분에 있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계열화사업법이 만들어지고 계열화업체마다 의무적으로 농가협의회를 구성하게 되면서 소통의 창구가 마련됐고, 이로 인해 농가와 계열화업체가 동등한 입장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면서 육계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계열화사업 성숙기…농가 안정적 소득

이 회장은 6년 전 대전에서 치기공사로 일하던 둘째 아들(이상규 씨·48세)을 설득해 농장으로 불러들였다. 육계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계약사육농가의 미래역시 밝다고 내다본 것. 농촌에 살면서도 안정적인 소득으로 노후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육계농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쥐꼬리만한 도시근로자 월급으로 집값, 육아 문제 등 온갖 스트레스 속에 아등바등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항상 밟혔었다. 30년 가까이 동안 육계농장을 운영하면서 육계산업이 미래 최대 유망산업이 될 것이란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생각으로 아들에게 귀농을 강력히 권했다. 먹거리는 인간에게 즐거움과 건강을 주는 필수산업으로, 그중 하나인 닭고기 생산이야말로 관련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아들을 농장으로 불러들인 것만 봐도 일선현장에서 육계사육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아직도 일각에서 계약사육을 ‘소작농’, ‘노예계약’ 등으로 폄하하는 얘기가 있는데, 세상 어느 아버지가 아들을 노예로 전락 시키겠는가? 직업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육계 사육전문가이자 농장 전문경영인으로 평가 받으며 닭고기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계 계열화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농가는 사육에만 전념하고 회사는 가공과 유통을 맡아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또한 하림 사육농가의 연 평균 조수익이 2억원대를 바라볼 정도로 농가 소득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심에 농가와 계열화업체의 상생 협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상생·협력의 관계로 발전

이 회장은 “물론 사육농가협의회가 활성화 되며 농가와 회사간 대화를 통해 원활한 협의 구조를 갖추게 되면서 농가들도 큰 불만없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도 일선 현장에서는 개선해야 할 현안들도 있고, 부족하다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 회사와 상생을 꾀하면서도 농가들의 요구사항을 관철해 나가는 것이 사육농가협의회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림농가협의회의 경우 농가와 회사간 의견조율을 위해 매월 정기협의회를 개최, 농가의 건의사항을 취합해 수시로 사육계약서 개선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우수농장의 날, 체육대회개최 등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한편, HACCP·친환경교육, 질병모니터링, 지역소장 정기방문 등의 프로그램들로 회사와 정기적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농가협의회는 농가를 대변하고 있지만 계열화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농가가 있어야 계열화업체가 존재하고, 마찬가지로 계열화업체가 존재해야 농가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공생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농가협의회들은 지난해 닭고기 시장의 극심한 불황으로 계열화업체들의 경영위기를 의식하고 경영정상화에 미력한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자체기금을 활용해 계열회사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하림농가협의회의 경우 지난해 자체 예산으로 하림 선물세트 550세트(1천700여만원 상당)를 구매해 하림 전 사육농가에 무상 지급했다. 또한 협의회 회원들은 20만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고, 전체 농가에 상생활동에 대한 편지를 보내 희망 농가들에 한해 ‘닭고기 소비 촉진 운동’도 함께 펼쳤었다”며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상생의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림농가협의회는 지속적인 농가와 회사간 ‘상생협력체결’을 통해 농가당 조수익 2억원 시대를 여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며 “이는 농가와 회사가 모두 함께 노력해 이뤄낸 값진 성과로써 앞으로도 하림농가협의회는 국내 육계산업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수입산 공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공급과잉, 국내외 상황 등으로 인해 닭고기 산업이 불황에 빠져있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닭고기 소비 자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가와 계열화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힘든 상황을 타개해 나간다면 육계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농가들은 좋은 품질의 닭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계열화업체는 닭고기 판매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이면 닭고기 산업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회장으로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계열업체들과 정책당국에 잘 전달해 육계 사육농가의 권익이 제대로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우선을 둬 회장으로서의 책무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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