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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기자수첩>남양유업, 사모펀드 매각에 우려되는 시선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최근 자사 제품의 효과를 부풀려 논란이 된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는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을 완전히 등지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 사태를 무마하고자 홍원식 전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회장직 사퇴와 경영승계 포기를 선언했지만 공분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홍 전 회장 일가가 남양유업 보유주식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면서 남양유업은 57년만에 주인이 바뀌게 됐다. 
한앤컴퍼니를 만나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남양유업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연구개발 수준과 충분한 물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남양유업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납유 농가들은 마냥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물론 남양유업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오너리스크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덕에 향후 기업 이미지 쇄신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농가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이득이다. 
문제는 남양유업을 매각한 대상이 사모펀드라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여 가치를 끌어올린 후 재매각함으로써 큰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유와 분유 등의 유제품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남양유업은 저출산 기조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7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앤컴퍼니가 유제품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또한 한앤컴퍼니가 매각한 웅진식품이 대만의 유통기업으로 넘어간 일례가 있듯이 남양유업 역시 같은 처지에 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 납유 농가들의 생존권이 보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확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낙농특성상 저장성이 없는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다. 그렇다고 생산량을 농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다. 새로운 납유처를 바로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 700여 곳에 달하는 남양유업 농가들이 납유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국내 낙농생산기반의 붕괴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연관된 전후방산업까지 피해가 번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만을 쫓아 성실하게 납유의 의무를 지고 있는 무고한 낙농가들이 불가항력으로 회생불능상태에 빠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들 역시 남양유업을 지탱해온 구성원이며, 함께 재도약을 준비하는 동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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