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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경쟁력 있는 현장 / 충남 서산 ‘성연목장’

기본 집중, 한결같은 사양관리…‘유질 명가’ 정상에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낙농진흥회는 원유위생품질이 우수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원유품질 베스트팜을 선정했다. 지난해 장기(2011~2020년) 부문에서 원유품질 베스트팜에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성연목장(대표 라귀옥)은 이전에도 4차례 단기(1년) 부문에서 우수 원유품질 베스트팜을 거머쥔 그야말로 고품질의 원유생산에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오로지 낙농 외길만을 걸어오며 건강한 우유생산에 매진해 오고 있는 라귀옥 대표를 만나보았다. 


개체별 관찰 심혈…5차례 원유품질 베스트팜 선정

퇴비 뿌려주고 볏짚·건초 수확…이웃농가와 ‘상생’


갖은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은 낙농

라귀옥 대표는 낙농의 길만 32년 걸어온 베테랑 농가이지만, 목장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난이 따랐다. 

서울에서 전기 관련 일을 하던 라 대표는 고향에서 젖소를 키우던 형의 권유를 받아 목장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급하게 낙농에 뛰어들었던 터라 처음에는 셋방살이를 하면서 비가림시설도 갖추지 못한 축사에서 방목하다시피 소를 키워야 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새로운 부지를 찾아 제대로 된 환경을 갖춰 새출발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인근에 농공시설단지가 들어서면서 또 다시 목장을 옮겨야만 했다.

2012년에는 기록적인 폭설로 축사가 무너져내리는 사고까지 겪은 라 대표이지만 낙농만은 놓지 않았다. 그는 갖은 역경에도 목장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이유로 아내 임현숙 씨의 헌신을 꼽았다. 

라 대표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목장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고생하고, 고통을 감내한 든든한 동반자인 아내 덕이다”라고 말했다. 

라 대표는 힘들었던 기억이 많지만 그만큼 목장에는 행복했던 추억도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처음 원유품질 베스트팜에 선정됐을 당시를 꼽았다. 

라 대표는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젖만 짜면서 살고 있었는데, 원유품질 베스트팜에 뽑혔다는 연락을 받아 어리둥절했다. 시상식 때문에 목장을 비워야 했는데 낙협직원들이 헬퍼를 구해 목장일도 대신 해주고 관광도 시켜줘 이런 상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뿌듯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비결은 젖소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

성연목장은 300평 남짓의 축사에 전체 사육두수는 45마리(착유우 24두, 육성우 21두)로 낙농진흥회 쿼터 775kg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량 측면에선 그리 규모가 큰 목장은 아니지만 유질만큼은 어느 목장에도 뒤지지 않는 성적을 자랑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장기 원유품질 베스트팜에 선정된 성연목장의 10년(2011~2020년)간의 평균 체세포수는 7만2천/㎖로 1등급의 기준이 되는 20만/㎖보다 1/3 수준으로 현저히 낮았으며, 세균수도 8천/㎖을 기록했다. 유성분의 경우 유지방률은 4%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한여름에도 3.8%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으며, 유단백률은 3.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성연목장은 2011년, 2013년, 2014년, 2015년 4차례에 걸쳐 단기 우수 원유품질 베스트팜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둬 이 같은 결과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고품질의 원유 생산이 가능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라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라 대표는 “성적이 잘나오는 비결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없고, 30년동안 체득한 경험에 따라 하는 것 뿐이라 설명을 해주고 싶어도 그러질 못해서 오히려 답답하다”며 “사람이 먹는 우유를 생산하는 일이기 때문에 남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사양관리지만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젖소들에게 관심을 많이 쏟은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양관리조차 라 대표에게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라 대표는 “축사의 규모는 작지만 남들 만큼 하려면 배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축사 내부로 차량이 들어와 TMR을 뿌려주지 못해 포대로 받아 일일이 뿌려줘야 하고, 운동장도 공간이 충분치 못해 바닥관리와 퇴비처리를 하는데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높은 강도의 노동에도 라 대표는 소 관찰에 소흘함이 없었다. 특히, 착유장에서 작업을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착유를 하는 시간이 소를 하나하나 세심히 관찰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착유를 끝내고 나가는 모습까지도 유심히 지켜본다. 또한 젖꼭지마다 우유가 나오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분방별로 후착유를 끝까지 시켜야 유방염에 걸리지 않는다”며 “젖짜는 시간을 줄이려고 빨리빨리만 하려고 한다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상증세나 유방염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과 상생하는 낙농 실현 

육성우에게 급여하는 볏짚과 건초는 라 대표가 직접 수확하고 있다. 

2천평의 조사료포에 연맥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하고, 볏짚의 경우 인근 농가들과의 계약을 통해 70~80마지기 규모의 논에서 수거하는 대신 논에 퇴비를 직접 뿌려주고 있다. 

라 대표는 “농사짓는 분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 농지관리를 많이 버거워 하신다. 이런분들의 논에 퇴비를 뿌려주고 그 대가로 볏짚을 수거하고 있는데, 힘이 드는 일이지만 경영비는 줄이고 퇴비를 처리하면서 이웃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마을에 어떤 일이 생겼을 때도 먼저 나서는 라 대표지만 절대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은 안한다고 한다.  

지역주민과 더불어 잘 지내는 것이 결국 낙농을 오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30년이 넘는 인생을 낙농인으로 살아온 라 대표는 이제껏 그래왔듯이 욕심 없이 젖소를 키우며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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