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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

<현장르포>경남 합·사천 양봉 피해 추적조사 현장에선

피해 워낙 커 복구 막막…농가들 “어찌 살라고”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본격적 유밀기 앞두고 텅 빈 벌통뿐

남은 꿀벌들 세력 저하로 ‘기진맥진’

벌값 2배 이상 올라도 거래물량 없어


꿀벌들이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오전 시간, 피해 현장 조사단이 찾은 경남 합천군 한 피해 양봉장은 그야말로 생동감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음산한 기운만이 양봉장 주변에 가득했다. 양봉장 한편에는 텅 빈 벌통만 어수선하게 쌓여있어, 이번 월동 벌무리(봉군) 피해 상황을 잘 말해준다. 

더군다나 피해가 덜한 벌통마저 꿀벌의 활동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꽃을 찾아, 오가는 벌들로 가득해야 할 벌통 나들문(소문) 입구는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의 일벌만이 나들문을 드나들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올봄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면서 발생한 현상들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는 꿀벌 소실 원인 규명을 위해 피해가 발생한 농가와 피해를 보지 않는 농가를 선정해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현장 점검과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조사단에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조사관들이 피해 현장을 함께하며, 양봉농가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화재 및 질병 등 재해보험상품 설계에 필요한 정보를 취합했다. 

합천군 피해 현장에서 만난 장모 씨는 “본격 유밀기를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앞으로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하냐?”며 거친 한숨만 내쉬었다. 300여 벌통 중 그나마 50통만 건졌다고 한다. “피해가 워낙 커서 복구조차 어려울 지경”이라며, “지금 같아서는 양봉업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사천에서 만난 김모 씨는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지”라며, “지난 40여 년간 꿀벌을 키우며 오늘과 같은 피해는 처음 겪는 일이라 어디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피해 복구를 위해 주변 지인을 통해 꿀벌을 사려고 했지만, 피해가 워낙 방대해서 팔 사람도 없을뿐더러 거래 가격도 2배 이상 올라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동군에서 만난 또 다른 농가 한모 씨는 “벚꽃이 필 무렵에는 여왕벌 산란이 탄력을 받아 꿀벌 세력이 가장 왕성해야 하는데, 이번 피해로 그나마 남아있는 꿀벌 세력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기후변화로 점점 양봉업이 힘들어지는 상황에 천연꿀 생산량도 전만큼 못할뿐더러,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지 지금으로서는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전문가는 “잦은 기후변화와 잇따른 병해충 발생으로 양봉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질병을 통제하고 확산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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