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봉

<기고>‘세계 꿀벌의 날’을 맞이해

인류 생태계 균형 유지 파수꾼 ‘꿀벌’ 살려야


윤 화 현 회장(한국양봉협회)


매년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이다. 2017년 국제연합(UN)이 지구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인간이 재배하는 1천500종 작물의 3분의 1은 곤충의 꽃가루받이를 통해 열매를 맺는다. 이 중 80%가 꿀벌이 담당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 작용을 돕는다. 식물이 수정하지 못하면 작물과 목초의 재배면적이 감소해 식량과 가축 생산이 줄어 결국, 인류의 식량 수급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주변 환경에 민감한 꿀벌은 환경 지표종으로, 꿀벌이 활발하게 서식하는 곳은 생태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으로 여겨진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 환경단체인 ‘Earth Watch’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대체할 수 없는 생물’로 플랑크톤, 박쥐, 균, 인간 그리고 꿀벌을 꼽았다. 이렇게 대체할 수 없는 생물 중 하나가 ‘꿀벌’이다.

이처럼 중요한 꿀벌이 우리 인간들로 인해 자꾸 사라지고 있다. 꿀벌의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꿀벌의 개체 수 감소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는 게 과학자들의 일관된 견해다.

미국의 경우 1973~ 2017년까지 장기 관찰에서 다양한 기후변화가 꿀벌 개체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로완 제이콥슨은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에서 꿀벌의 군집 붕괴 현상이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1962년 레이철 카슨이 ‘침묵의 봄’에서 살충제에 의한 꿀벌 군집 붕괴를 경고한 이후 기후변화가 꿀벌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위기의 주요한 원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꿀벌 개체는 천적의 개체 수나 질병 등으로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단일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빈번한 기상이변 때문에 다른 요인들이 증폭되어 꿀벌 실종의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위기는 먹이 사슬과 같은 영양 단계에 영향을 미쳐 세계적인 여러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며, 식량 위기와 같이 인간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봉군 소멸피해는 하나의 악재가 다른 악재와 연결되며 빚어낸 복합 재난이었다고 본다. 악재의 근본에는 외국의 사례와 똑같이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농업계는 전반적으로 세계화 시대에 따른 세계 각국의 개방압력, 날로 심해지는 기후변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밀집도인 국내 양봉산업에 닥친 여러 어려운 현실, 기후변화로 어떤 축종보다 피해가 큰 꿀벌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부닥친 우리 양봉인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 보다 암울할 뿐이다.

최근의 월동 봉군 소멸 등으로 붕괴 직전인 국내 양봉산업의 활성화와 사라져가는 꿀벌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우리 양봉인은 물론 정부, 학계, 관련 단체 등 모두가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특별한 각오로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의 삶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 작은 존재를 반드시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꿀벌과 함께 하는 수많은 생명체, 특히 우리 인간들의 처지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마솥 안의 개구리의 처지일 수도 있다. 따라서 꿀벌 지키는 것은 이제는 미룰 일이 아니다. 소중한 꿀벌이 다음 세대가 살아갈 시대에서도 생태의 균형을 지키는 파수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꿀벌의 날갯짓이 한창인 5월 20일, 세계 꿀벌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양봉산업이 훨훨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국내 양봉산업을 위한, 민·관·산·학의 협업을 통한 보다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꿀벌 살리기를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