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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제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 <13> 경북 경주 ‘육원농장’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첫걸음…사계절 꽃피는 양돈장”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매일 대청소 청결 관리 습관에 묵은 때도 없어

강력 살균 탈취 분해효과 있는 OH라디칼수 사용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아프지 않게 키워야

 

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수상한 경북 경주 육원농장(대표 이엽)은 대지면적 1892위에 정원까지 조성하고 돼지 3500두를 일관 사육하며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인증을 획득한 곳이다.

대구경북양돈농협 조합원인 이엽 대표의 육원농장은 엄청난 규모의 정원을 자랑한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방문객들에게 정원을 직접 소개하고 안내하는 것이 이엽 대표의 소소한 기쁨이다. 우리 농장에서 정원이 차지한 공간만 무려 3300정도 됩니다. 이 정원이 돈사 몇 동 지은 것보다 훨씬 더 뿌듯하고 감격스러워요. 언제든 쉬고 싶으면 놀러오세요.”

이엽 대표가 가장 처음 농장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이다. 그 후 끊임없이 심고 가꾸다 보니 취미가 되었을 정도다. 2012년 즈음에는 꽃이 만발한 여름을 만끽하며 스스로 탄성을 질렀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정원이 완성됐다. 그런 노력으로 육원농장 정원은 4월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장미, 백일홍, 벚나무, 라일락, 수국 등 각양각색의 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이제는 저의 힐링 공간이 됐어요. 머리가 복잡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여기 나와 가지치기도 하고, 잔디도 깎다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을 분들이 지나다니면서 이 농장 예전하고 완전히 다른 농장이 돼서 정말 좋아라고 해주실 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전 아버지의 농장을 물려받았던 2002년 당시 육원농장의 해결 과제 1순위는 냄새였다.

선진농장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당시 농장의 모든 시설은 낙후돼 있었고 낡고 망가진 돈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에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매일 밀려드는 상황이었다. 이엽 대표는 이대로는 농장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했다. 돈사부터 외부 진입로까지 새로 지어가며 농장을 처음부터 다시 일구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시작은 곧 돈이죠. 예산을 뽑아보니 당시 가진 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엄두조차 안 났죠. 일단 분뇨처리, 냄새 등 시급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투자하면서 해결해 나가기로 했어요.”

이엽 대표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설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농장 경영에서 나온 수익이 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로 이어져야 더욱 깨끗한 양돈농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에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사업 연계 등 도움을 받았다.

이엽 대표가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갖게 된 대표적인 습관은 청결. 매일 새벽 5시경이면 농장에 나와 돈사 청소와 사료, 퇴비 관리 등 일상적인 농장관리를 시작한다. 대청소를 매일하면 사실 청소할게 별로 없게 된다는 점을 경험으로 알게 됐다. 이 때문에 매일 전혀 바쁘거나 일에 치인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 물 흐르듯이 청결하게 농장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3500두 규모의 돈사를 주기적으로 고압 물청소와 미생물 살포 등을 해주고, 사료통부터 돈사 내외부, 통로까지 꼼꼼하게 청소한다. 이유는 묵은 때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하루라도 미루면 먼지와 냄새가 쌓이고 청소는 그야말로 고역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일이 편하기 위해 오늘도 놓치지 않고 닦고 쓸어낸다.

쓸고 닦는 것만으로는 냄새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 그는 고질적 냄새를 저감을 위해 바이오필터, 바이오 커튼, 안개 분무 시설 등을 돈사 곳곳에 설치했다. 수시로 환기구 청소를 통해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고, 바이오필터 상태를 확인해 지속적인 냄새 저감에 신경쓰면서 바이오 커튼을 설치해 암모니아 등 냄새 유발 물질의 외부 확산을 차단했다. 돈사 내부 지붕 환기구의 배출 경로도 바이오 커튼으로 연결해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냄새를 저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안개 분무에 사용하는 물은 강력한 살균, 탈취, 분해 효과가 있는 OH라디칼수()를 사용한다. 이 모든 것이 깨끗한 환경과 냄새 저감을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육원농장은 그 덕분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가 인증을 받았다.



분뇨처리는 농업기술센터의 조언을 따랐다. 돈사 바닥 전면에 깔려있는 슬러리 피트에 분뇨가 남지 않도록 고압 세척기로 비워준다. 방치하면 침출수 등이 유출돼 냄새 발생 이외에 또 다른 오염원이 되기 때문이다. 액비 저장조 3개를 설치해 총 2400톤의 액비를 만들고 있다. 밀폐형 저장조에 산소를 투입해 발효율을 높이고 수시로 미생물을 추가 살포하고 있다. 완숙된 액비는 다시 돈사 내 슬러리 피트에 액비 순환 공정으로 전환해 활용하고 있다. 돈사 전체 출하 후에도 액비는 유용하다. 미생물제와 액비를 혼합해 살포하고 고압 세척, 소독, 미생물 살포 순서로 청소를 하면서 냄새 저감 효율을 더 높이고 있다.

가축 분뇨 퇴비화 관리도 철저하다. 66밀폐형 퇴비사를 설치해 수분조절제 등으로 적정 수분을 유지해 더미를 만들어주고 주기적으로 뒤집기 발효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퇴비는 위탁 처리하고 있다.

2011114. 정확히 기억하는 그 날은 이엽 대표가 구제역 때문에 3천두가 넘는 돼지를 살처분 매몰했던 날이었다. 잊을 수 없는 잔인한 광경을 목격한 이 대표는 앞으로 절대 생산성을 위해 돼지의 개체 수를 마구잡이로 늘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전체 부지 약 18500에 달하는 그의 농장에 돈을 벌기 위해 무작위로 돼지의 개체 수를 늘렸다면 큰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엽 대표는 사람이 행복한 만큼 돼지도 행복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현재 적정 사육밀도 기준 두당 0.8의 밀도 이상을 유지 중이다. 이엽 대표는 살처분 이후 직원들에게 돼지를 관리하거나 이동할 때 절대 엉덩이를 툭툭 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지속적인 시설 증축과 투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는 농장의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20년 농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깨끗한 농장,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사랑받는 농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꿈이라는 이엽 대표. 그의 꿈은 작지만 강한 강소농으로 오래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 육원농장 CLEANPOINT

농장 부지 내 대형 정원 조성

- 농장 내에 사계절 꽃이 피게 하고, 푸른 잔디와 나무를 심어 미관을 가꾼다. 연못과 그네, 정자를 설치된 공원을 조성해 직원들과 농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안락한 쉼터로 제공하고 있다.

액비저장조 밀폐형 퇴비사 운영

- 2400톤의 액비저장조와 66퇴비사를 밀폐형으로 운영, 냄새를 저감하고 액비 순환 공정을 활용한다.

바이오필터 바이오커튼 안개분무시설

- 고압 물청소와 미생물 살포 등을 통해 사료통부터 돈사 내·외부 통로까지 농장 전체를 꼼꼼히 청소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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