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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파격적 임금 반납…경제사업 매진해 위기 극복

■ 일선축협 2013년 결산후기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일선축협에게 201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10여년 이상 탄탄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선축협의 안정적인 경영을 뒷받침해온 상호금융사업이 지난해에는 예수금 40%대, 대출금 50%를 넘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양축가 조합원들과 가장 밀접한 경제사업의 경우 모든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2013년 일선축협 경제사업 총 물량은 15조1천421억원으로 계획 14조986억원과 비교해 107.4%의 달성률을 보였다. 전년 대비 성장률도 7.2%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면에선 전년 2천257억원 보다 적은 2천132억원을 올려 5.5%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당초 목표 2천57억원과 비교하면 103.6%를 달성하면서 선방했다. 특히 결산 후 조합원 배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당기순이익의 경우 계획보다 초과한 배경에는 축협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배어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3월20일 농협중앙회가 정기대의원회를 통해 2013년 사업을 결산하면서 밝힌 일선조합 결산내용 뒤에 숨겨져 있는, 건전결산을 위한 축협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고통분담 동참에 돌아섰던 조합원 다시 찾아와

축산농가 실익사업 올인 경영활로 새롭게 뚫어

 

>>사례 1  줄이고 또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다

전국축협 141개 중 지난해 경영이 순탄했던 곳은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모든 축협이 악화된 상호금융 사업여건 속에서도 건전결산을 위해 조직의 사활을 걸어야 했다.
특히 모든 축협이 불요불급한 경비를 찾아내고 또 찾아내 줄이고 또 줄이는 작업을 일 년 내내 진행했다. 그 중에는 조합원들의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임직원들의 급여를 줄여 위기를 극복해낸 축협도 많다.
수도권지역 A축협의 경우 2013년 4월, 조합이 경영난에 처하자 임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파격적인 급여 반납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은 연말까지 연월차 수당과 상여금을 반납했다. 조합이 살아야 조합원도, 직원도 있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누구 한 사람 불평 없이 파격적인 임금반납 조치에 자진해서 동참했다. 이들이 지난해 반납한 임금 총액은 40억원에 달했다. 임직원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자칫 흩뜨려질 뻔 했던 조합원들의 신뢰도 조금씩 되살아났다. 속칭 잘 나가던 조합에 막상 어려움이 닥치자 “믿지 못 하겠다”며 조금씩 흔들리던 양축가 조합원들이 마음을 다잡고 다시 조합 전이용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임직원들의 급여 출혈로 만들어낸 것이다.
A축협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월차 수당 완전반납, 연차 수당 50% 반납, 상여금 300% 반납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임직원 임금의 40%를 올해도 조합에 반납하는 셈이다. A축협은 임직원 임금 반납 이외에도 체계적인 경영분석에 따른 사업 운영과 조직정비, 분기별 경영공시를 통한 조합경영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A축협은 올해를 고비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그동안 묵묵히 고통분담에 나서준 임직원과 조합원 모두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협동의 가치를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급여를 반납한 대표적인 B축협의 사례도 있다. 도농복합지역에 위치한 B축협은 지난해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당장 조합의 생존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사업기반이 악화되자 임직원들은 임금 50% 반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조합경영이 좋았을 때 누렸던 혜택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통을 나누면서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이에 비상근 임원(이사, 감사)들도 수당 50% 반납결의로 화답했다. B축협 또한 흔들리던 조합원들의 마음이 다시 돌아선 것은 물론이다.
이들 축협 말고도 임직원들의 급여를 줄인 곳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의 축협에서 직원들의 연월차 또는 상여금 200~300% 반납이 줄을 이었다. 어려울 때 허리띠를 졸라매서 축협부터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절박감이 임금반납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선축협 직원들은 한 마디로 월급쟁이다. 매월 급여를 받아야 가족들과 생활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두 푼도 아닌, 파격적인 임금반납에 스스로 동참한 이유는 직장을 지키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힘든 환경에 처해 있는 양축가 조합원들과 고통을 나눠야 한다는 동지애가 더 컸다는 것이 협동조합 안팎의 전언이다.

 

>>사례 2 위기극복 지름길, 경제사업에 매진하다

일선축협에 닥친 경영위기를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면서 극복한 축협도 적지 않다. 바로 경제사업 활성화로 위기극복의 물꼬를 튼 곳들이다. 경제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양축가 조합원들이 축협을 보는 시선이 한결 따뜻해지고 더불어 사업물량이 신장되면서 조합경영이 탄탄해지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축협이 늘고 있다.
지난해 경제사업에 매진하면서 경영난을 헤치고 쏠쏠한 재미를 본 C축협이 대표적인 곳이다. 몇 년 전 관내를 휩쓴 악성가축질병으로 축산생산기반을 송두리째 잃었던 C축협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75%를 경제사업에서 이뤄냈다.
마트와 한우직판장, 한우플라자, 생축장, 한우위탁사업 등이 경제사업의 핵심기반을 이루고 있는 C축협은 임직원들이 진솔한 모습으로 자세를 낮추면서 양축가 조합원들의 구심체로 거듭났다. 당장 생산기반의 정도를 대변하는 배합사료 취급량을 보면 C축협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기울인 노력을 엿볼 수 있다. C축협이 소재하고 있는 곳은 2010년 말 전국을 강타한 FMD의 집중 피해지역이다. 한우 20% 가량, 돼지는 불과 5% 남짓 살아남았다. 당연히 축협 사료판매는 바닥을 쳤다. 그러던 것이 2011년 월 5천톤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월 8천500톤을 찍었다. 전국적으로 봐도 수훈갑의 실적이다. C축협은 올해 판매물량 월 1만톤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실적에 맞춰 축협은 양축가 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 판매에도 역량을 집중해 조합원들의 만족감을 높여 나가고 있다. 위기에 힘을 모아 경제사업으로 활로를 뚫고 있는 셈이다.
이 축협 말고도 전국에는 경제사업에 승부를 거는 축협이 늘고 있다. 신용사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축협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 생존가치를 증명해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사업에 올인하는 축협을 바라보는 양축가 조합원들의 시선이 갈수록 따뜻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극복의 지름길을 달릴수록 조합원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사업현황

경제사업 실적 15조원 상회
전년대비 성장률 7.2% 기록

 

일선축협은 지난해 15조원이 넘는 경제사업 실적을 보였다. 상호금융사업 성장률이 역조하는 가운데 경제사업은 7.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축협 당 평균 경제사업 규모도 1천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경제사업 규모 100억원 미만은 2곳에 불과하지만 70% 가까운 축협이 500억원 이상의 경제사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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