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성분 함량 높아도 침투율 낮으면 무의미
소독직후 차량운행 ‘하나마나’…발판소독도
PED 방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차단방역’이라는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다만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긴 하나 양돈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대책을 얼마나 실천했는지에 따라 이른바 차단방역에 따른 ‘PED 방어율’도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의 농장에서 차단방역 수행시 빠트린 것은 없는지, 방법이 잘못된 것은 없는 지 점검하고, 보완하는 세심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PED 오염 위험도가 높은 도축장의 경우 그 중요성이 더할 수밖에 없다.
도드람양돈농협 정현규 박사는 이와관련 “출입제한과 소독이 사실상 차단방역의 전부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차단방역을 제대로 한다고 믿고 있는 사업장이라고 해도 소독에 허점이 많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선 소독제부터 살펴보자.
PED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를 가진 성분함유 제품의 선택은 기본이다. 본지 취재 결과 현재 국내 3개사 정도의 제품이 효력실험을 거쳤다는 점은 제품 선택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아무리 좋은 성분을 지녔다고 해도 소독대상에 침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정현규 박사는 “PED의 경우 돈분을 비롯한 유기물이 전파의 매개체가 된다. 때문에 유기물 침투율을 높여주는 성분함량이나 가공여부도 소독제의 중요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 제품이 바이러스에 직접 관여하는 유효성분만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소독제 생산업체 또는 판매처를 통해 꼼꼼히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효성분이 동일하다고 해도 가격경쟁력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침투율에는 무관심한 소독제 생산업체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소독제 선택의 전부라면 애당초 소독을 하지 않는 게 이익일 수도 있다.
다음은 소독방법이다.
PED 뿐 만 아니라 모든 소독제가 그 기전상 접촉후 일정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발휘한다.
PED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의 경우 차량소독후 반드시 20분후에 운행이 이뤄지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국내 현실을 보자. 사료차량의 경우 20분이면 이미 제품 하차를 마치고 농장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에서 과연 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잠시 신발만 담근채 농장이나 돈사로 직행하는 정도의 발판소독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발판소독을 거쳤다고 해도 무방비 상태로 농장내로 오염원을 들여놓는 것과 다를바 없다.
소독제에 담가놓은 신발이나 장화만을 착용토록 하거나, 구간마다 별도의 신발을 비치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독제 희석배율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처럼 PED가 다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품 설명서상에 제시된 것 보다 희석배율을 높여주는게 효과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현규 박사는 “화학반응에 따른 효과저감을 막기 위해 햇빛 노출을 피하고 동결을 방지하는 보관요령도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며 “소독제의 경우 비교적 상온에서 효과가 높은 만큼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액상소독제를 사용할때는 온도를 25℃ 정도로 높여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